15일 버밍험 빌라파크 스타디움에서 애스턴 빌라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 맨유는 웰백의 두 골과 클레버리의 추가 골로 3경기 만에 승리하며 리그 8위에 올랐다.

우승 포기한 맨유 팬들. 골 들어가자 “우리 강등 안 된다!” 노래

이번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리그 중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디펜딩 챔피언 맨유의 팬들은 사실상 리그 우승을 포기한 심정이었다. 원정 팬 구역에 모인 맨유 팬들은 경기 전부터 “오늘은 어떻게 질까? 1-0일까, 2-0일까?”라는 노래를 부르며 최근 2연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오랜만에 맨유 팬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날 전반 15분, 18분 연속으로 이번 시즌 부진했던 대니 웰백의 골이 터져 2-0으로 앞서자 맨유 팬들은 “We are staying up! (우리 강등 안 된다!)” 라는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퍼거슨 감독 아래 매 시즌 우승을 노렸던 맨유였지만 올 시즌은 전반기에 이미 우승과 멀어져 침울한 시즌를 보내고 있다. 현지 팬들 분위기는 이미 우승은 어렵다고 판단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만 하면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후반에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실력이 못 미친다는 위기설이 도는 톰 클레버리가 골을 넣고 팬을 향해 달려가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엿보이는 열정적인 세레모니를 펼쳤다. 

승리를 앞두고 여유가 생긴 맨유 팬들은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를 에게 “데헤아! 손을 흔들어줘!”라는 노래를 불렀지만 데헤아가 못들었는지 팬들을 보지 않자 장난스러운 야유를 보냈다. 이어 맨유 팬들이 감독을 향해 “모예스! 손 흔들어줘!”라는 노래를 부르자 모예스는 바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환호했다. 데헤아는 경기 후 맨유 팬을 향해 퍼거슨 감독에 자주 하던 절하는 모습의 세레모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위기탈출 모예스 감독, “이번 승리는 팬들에게 바친다.”

승리한 맨유의 모예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승리는 그동안 우리를 응원해준 팬에게 바치는 연말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후반 70분에 교체 출전한 대런 플레처를 칭찬했다. “플레처는 재활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마치 새로 영입된 선수 같다. 이제 막 돌아왔으니 서두르지는 않겠다.”라고 했다. 이날 플레처는 약 1년만에 복귀전을 가졌는데 경기 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스카이 스포츠 “맨유 우승 가능성? 10% 미만”

스카이 스포츠 중계진은 경기 후 맨유의 리그 우승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패널은 모두 “리그 우승은 어렵다. 맨시티의 경기력이나 전체적인 스쿼드,  첼시의 경험을 넘을 수 없을 거 같다. 10% 미만이다. 이번 시즌 목표는 리그 4위와 컵 대회 우승 정도로 해야 할 듯. 모예스는 퍼거슨만이 갖고 있던 아우라가 부족하다.”라며 맨유의 우승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