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필드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셰필드 웬즈데이와 볼튼의 챔피언십 45라운드 경기가 26일 열렸다. 이날 이청용은 선발로 출전, 전반 19분 볼튼의 두 번째 골을 득점했다. 지난 2월 8일 본머스 전 이후 첫 득점이자 시즌 2호 골이었다. 

이청용 시즌 2호 골

이날 경기에서 볼튼은 초반부터 많은 골을 넣었다. 전반 8분 단스의 골로 1-0 앞선 가운데 19분 이청용은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얻은 찬스에서 공을 골문 앞까지 침착하게 끌고 가 득점에 성공했다. 본머스전 이후 77일 만에 터진 골이었다. 골을 넣고 부상의 고통으로 한참 그라운드를 뒹굴다 일어나 동료 선수들과 기뻐했다. 볼튼은 전반 29분 트로터의 감각적인 중거리 발리슛으로 3-0으로 앞섰고 26년 전 리버풀 힐스보로 참사가 일어났던 관중석에서 응원하던 볼튼 원정 팬들은 환호했다. 셰필드 웬즈데이는 마톡의 중거리 슛으로 한 골 만회했으나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났다. 후반 40분 이청용에게 또다시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슛이 골대를 빗나갔다. 경기는 후반 양 팀 추가 득점 없이 3-1로 볼튼이 승리했다. 경기 후 영국 축구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는 이청용에게 양 팀 통털어 최고 평점인 8.3점을 줬다. 

양 팀 최고 평점을 받은 이청용 인터뷰

경기 후 이청용은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골 축하한다'는 인사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 대해 "오늘 승리해서 기쁘고 특히 두 번째 골을 넣어 팀 승리에 보탬이 돼 더 기쁘다. 셰필드가 이번 시즌 보여준 모습과 달리 오늘은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다. 그 틈을 볼튼이 공격으로 압박해 수비 부담이 더 커졌고 볼튼이 이길 수 있었다."라고 했다. 

"슛을 할 때 골이라는 느낌이 왔나?"하자 활짝 웃으며 "아니다. 운이 좋았다. 골키퍼의 실수도 있었다"라고 겸손. 경기 막판 아쉽게 빗나간 멀티 골 기회에 대해 "득점 못 한 것은 아쉽지만 후반 중간부터 많이 지쳤다. 평소 내 몸 같지 않았다."라고 말해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챔피언십 시즌 막판의 체력적인 부담도 내비쳤다. 시즌 종료 후 이적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았다. 감독과 한 얘기도 없다"라고 했다.

프리드먼 감독은 "이번 시즌 볼튼 원정 경기 중 최고 경기"라고 칭찬했다. 그는 "특히 전반진의 경기는 놀라웠다. 3골 앞서 전반에 이미 승부가 났다. 힘든 시즌을 보낸 선수들과 팬들에게 필요한 모습이었다.”라고 했다. 볼튼은 원정 8경기째 무패를 기록하며 시즌 후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음 주말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후 이청용은 월드컵 준비로 한국 대표팀에 소집된다. 

볼튼 시즌 마지막 경기는 5월 3일 12시 15분

볼튼 원더러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5월 3일(토) 오후 12시 15분에 볼튼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표는 www.bwfc.co.uk에서 구매. 

볼튼 리복 스타디움은 맨체스터 피카딜리 역에서 기차를 타고 Horwich Parkway 역에서 하차, 경기장까지 도보 10분 거리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경기 후 볼튼 선수들은 특별히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힐스보로 참사 25주기… 경기장 밖에 추모석 마련

리버풀 팬 96명의 생명을 앗아간 '힐스보로 참사' 사건 25주기가 됐다. 얼마전 리버풀에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추모식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리버풀 경기장에는 세상을 떠난 96명의 추모 공간이 있다. 실제 그 사건이 일어났던 쉐필드 힐스보로 경기장에도 많은 추모 메시지와 꽃이 놓여 있고 일부 팬은 입장 전에 멈추어 선 채 추모하기도 했다. 

힐즈버러 참사(영어: Hillsborough disaster)란? 19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셰필드에 있는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발생한 96명의 팬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리버풀 FC와 노팅엄 포리스트 FC 간의 FA컵 준결승전이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열렸고,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2만 5천여 명의 리버풀 팬들이 찾아왔는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이들이 몰려 킥오프 이후 96명이 압사한다. 이 사건 이후 영국의 모든 스타디움에는 기존의 입석 형태가 아닌 좌석 형태의 좌석을 갖추고, 보호 철망을 철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