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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씨가 좋아야

hherald 2014.08.04 18:07 조회 수 : 233

 


별천지가
카톡으로 친구들과 연결되어 친구가 주말농장에서 생산한 가지 등의 사진을 올렸다. 강남엔 올해 가지가 풍년이란다. 영국은 동네 구석구석마다 조성되어 있는 밭을 조금씩 나누어 지방자치단체에서 밭을 빌려주고 있다. 수도는 물론이고 천연거름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별의별것들이 자라고 있고, 한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덩달아 신선한 무공해 음식을 먹기도 한다. 영국의 불경기 탓도 있지만, 건강에 대한 이유로 allotment를 신청하는 이들이 늘어나 지금은 대기명단에 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또, 영국의 대부분의 집은 가든이 있고 가든은 잔디와 꽃들로 꾸며져 있는 것이 일반적인 가정인데, 한국인 가정의 대부분은 한 편에 텃밭을 꾸려서 상추나 들깨, 고추와 호박 등이 자라고 있다. 일조량과 온도 차이로 한국 같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철음식을 맛볼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발전으로 비행기로 실려오는 한국제철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 별천지가 여기인가보다.


변화도 시기가
영국에서의 가드닝은 생활의 일부다. 꽃 심고, 잔디 깍고, 가지 치고, 풀 뽑고, 물 주고 하는 일은 늘 반복하는 일이다. 한국이든 영국이든, 농사를 전업으로 하던 취미로 하든, 농사란 누구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자식농사라고 다를 것이 없다. 물론 하우스재배는 좀 다르지만 그것도 좀 시기를 당겨 그러한 자연환경과 비슷하게 맞춰줘야만 성공하는 것이다. 상추라도 심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씨앗마다 싹 트는 시기가 좀 다르나 반드시 일정한 시간을 요하게 되어있다. 아무리 급하게 서두른다고 싹이 트진 않는다. 상추 얼갈이는 빠르고, 고추 깻잎은 늦게 발아한다. 무조건 참고 기다려 주어야만 한다.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갖추어진 상태에서만 변화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세상사 모든 일이 때가 무르익지 않으면 열매를 맞을 수가 없다.


절대로 한번에
때를 타는 생존의 법칙을 제일 잘아는 것이 잡초일 것이다. 변화에 처절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잡초다. 내가 좋아하는 나훈아의 ‘잡초’도 있고 잡초같은 인생도 있다지만, 잡초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자연이다. 일부연구는 잡초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자라는 이유가 ‘잡초는 절대로 한 번에 모두 싹을 틔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씨앗 하나가 싹을 틔워 나가 실패하면 옆의 다음 씨앗이 싹을 틔워 나온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전술같기도 하다. 또한, 잡초는 뛰어나고 위대한 적응력으로 파괴되고 오염된 곳을 복구시키는 일등 공신이란다. 황폐한 땅이나 불모지에 뿌리를 내리는 잡초는 개척자와도 같다. 나는 요즘 내 가든의 잡초와의 전쟁을 수개월째 진행 중이다. 맨투맨작전같이 하나씩 하나씩 아무리 뽑아내고 뽑아내도 잡초의 점령지역은 더 늘어만 간다. 이제 전략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일망타진을 하든지 저희끼리 싸워서 스스로 해결하게 내버려두던지 해야겠다. 어차피 좀 있다 겨울이 오면 다 사라지고 잔디만 파랗게 겨울을 나게 될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이란 영화도 보지만, 어디서나 잡초같은 것들은 계속 줄지어 나타날 것이다.


자식농사도
자식농사도 식물과 똑같다. 일단 씨가 좋아야한다. 변이가 있으면 안 된다. 아무 밭에나 뿌리는 것도 아니다. 씨를 뿌려도 모든 조건이 좋아야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나와도 쉽지 않다. 크게 자라려면 영양도 중요하고 이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그러나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건드리고 손대고 밟으면 안 된다. 스스로 클 수 있도록 바라만 보고 있으면 모두 좋은 결실을 맺어간다. 잡초와 더불어 싸워서 이기고 자라 열매를 맺은 것들이 더 좋은 상품이 되게 되어 있다. 병이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수한 경우도 있겠지만, 병이 들 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을 가져야만 증상이 나타나게 되어있다. 조건에 필요한 시간은 개인과 경우에 따라 다르나, 병균이 자라거나 암 등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면 병이 생길 수 없다. 진료실에 와서는 모두 이런 것은 처음이란다. 원인 없는 결과 없다. 원위치 시키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영국서울한의원 박사 김 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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