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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런던-18 유투 이야기

hherald 2012.07.02 19:08 조회 수 : 5311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18
유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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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랑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고결한 기성세대들이 짐작해온 것처럼 락이란 음악은 불결하고 불건전한 것일까? 대한민국의 순결한 교회 지도자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락이란 음악은 사탄이나 숭배하는 반기독교적인 허접스러운 것일까? 치열한 락마니아를 자처하는 필자는 이 예민한 화두에 대해 할 말이 참 많다. 하지만 이 참을 수 없이 짤막한 지면을 빌려 하기에는 너무도 장황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다만 언젠가 기회가 주어져서 양껏 떠들 수 있을 그 날을 위해 맛보기로만 나의 생각을 이야기한다면, 아니다, 아니옵니다, 다. 대체로 그런 락 음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락 음악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을 보고 판단하는 폭 좁은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백 프로 락 음악의 모든 것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대표적인 것이 마약의 문제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걸작이라고 떠 받드는 락의 명곡들이 대부분 (비틀스를 포함해서) 마약이라는 공동저자를 지니고 있다. 환각상태에서 만든 노래가 대부분이라는 점, 필경 안타까운 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락 음악의 인류를 향한 긍적적인 측면을 더 크게 보고 싶다. 그 첫번째는 바로 ‘솔직함’이라는 인류에게 정말 필요한 아름다움을 락은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위선과 협잡으로 흘러온 인류 역사의 부정 부패에 대한 치열한 반항의 형태로서의 락 음악이 지녀야 하는 숙명적 위악(僞惡)적 모습을 우리는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그 위악적 모습 속에는 ‘건전’을 가장한 이 세상의 ‘불건전’에 대한 반항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퇴폐적 풍모가 존재하기도 하며, 위선적 교회의 역사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반 교회적인 풍모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교회가 과연 현재로서 완성된 곳인가? 비판 받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가?)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락을 비판하려면 보다 폭넓게 락을 관조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쯤에서 각설한다.) 
이런 무거운 서론이 등장한 이유는, 오늘 소개하는 유투(U2)가 아마도 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사람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던 건전한 작품성을 지닌 밴드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락밴드 중 가장 큰 명성을 지닌 밴드, 정치적 사회적 정의에 대한 염원을 노래에 담을 줄 알았던 밴드, 서구 문화에서 이제 코너에 몰려 버린 기독교 정서를 긍정적으로 표현한 기독교적 밴드,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인기와 부를 거머쥔 밴드.     
유투는 더블린 출신으로 아일랜드가 배출한 가장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고등학교 동창 네 명이 결성한 밴드여서(Mount Temple School), 어느 밴드 보다도 끈끈한 우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드 보컬 보노의 아내 또한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포스트 펑크(Post Punk)라는 시대적 당위성의 음악을 가지고 76년 등장한 유투가 세계적인 밴드가 된 배경에는 아일랜드 출신의 존경 받는 락비지니스의 거물 폴 맥기네스가 존재한다. 폴 맥기네스는 더블린의 애송이 청년 네 명에 불과했던 유투를 세계가 공감하는 밴드로 키워낸 명 매니저로 평가 받는다. 83년 앨범 <Wall>을 시작으로 세계적 밴드로 성장한 유투는 87년 걸작 앨범 <The Joshua Tree>를 발표하며 세계 최고의 밴드가 되었다. 이전의 락 음악이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는 밴드라는 찬사를 얻으며 유투는 승승장구하였다. 가장 많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상복 많은 밴드이며, 1억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 치우며 대중성도 함께 획득한 밴드다. 유투의 성공신화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유투의 음악은 과연 어떤 차별성을 보여주었던 것일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형식적으로 그들의 음악은 80년대 싹튼 얼터너티브 락(Alternative Rock)과 만나며 날개를 단다. 얼터너티브락은 8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중심으로 형성된 락 장르로, 고정관념화된 락의(특히 헤비메탈의) 단순성을 깨뜨린 음악이다. 락 음악은 머리를 기르고 가죽옷을 입어야만 하는 것이라는 틀 같은 것 말이다. 따라서 얼터는 보다 유연한 락의 경지를 개척한 참신함을 보여준 음악이다. 유투는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얼터를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한 밴드다. 내용적으로 그들의 음악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히피 사상의 영향을 받아 극히 반항적이었던 락 음악의 전통에서 탈피한 측면이 있다. 기존질서를 인정하면서 기존질서의 허구성을 비판하였다는 이야기다. 그들 역시 선배 락커들처럼 세계의 불공정함과 불평등에 항의하였지만, 이전의 밴드들처럼 음습하고 어둡게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이다. 그들은 락 음악도 정말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세계의 젊음들에게 불어 넣어주었던 것이다. 그들은 기독교를 비판하는 대신 올바른 기독교 정신의 망각을 일깨우려 하였다. 따라서 유투는 음침한 골방 속의 반항이었던 락 음악의 무대를 밝은 햇빛 속으로 가져오는 데 커다란 업적을 이룬 밴드라고 본다.
유투의 그런 정신은 멤버들의 활발한 사회사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드 보컬 보노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세계적인 사회사업가이기도 하다. 유투의 음악은 때로 너무 교과서적이고 너무 교훈적이라는 거부감을 갖기도 하지만, 락의 긍정적 요소를 극대화시킨 밴드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들의 히트곡 ‘하나(One)’처럼 그들의 음악은 따스하다. “하나의 사랑, 하나의 피, 하나의 생명, 당신이 해야 할 일, 당신이 지닌 숙명……” 맞다. 하나의 사랑을 위하여 우리는 살고 있다. 하나의 사랑을 위하여 우리는 감전된 전기공 같은 위험한 자세로 열심히, 열심히 살고 있다. 

글쓴이 최동훈은 카피라이터, 디자이너로 활동하였으며 광고 회사를 운영하였다.
어느날 런던에 매료된 그는 문화가 현대인을 올바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신념을 붙들고 런던을 소개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londonv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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