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hherald 2012.06.20 16:10 조회 수 : 1453

가장 본질적이면서 배배꼬인 영어로 지나가는 여자에게 던지는 한마디를 가장 재미있어한다. "네것이라고 너무 좋아하지마!" 여자 두 명이 들어 올 경우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인데, 매력이 좀 떨어지는 여자를 보고하는 말이다. 이는 두 사람의 차이를 안다는 진술이자 매력이 적은 여자를 '네것'이라고 지정함으로써 더 매력 있는 쪽이 자기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촌평은 여자 두 명이 지나가는 경우에 쓰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동행한 여자가 있건 없건, 혹은 다른 쪽여자가 더 매력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지나가는 여자가 매력이 없음을 지적하여 동료 남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사용된다. 내가 버밍험 근처의 퍼브에서 보고 기록한 것이다. 

남자1: (여자 넷이 퍼브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흘끗 보고는) "네것이라고 너무 좋아하지마!"
남자2: (머리를 돌려 여자들을 보고나서, 얼국을 찡그리면서) "에이, 어떤걸 얘기하는 거야?"
남자1: (웃으면서) "상관없어 이 친구야! 그냥 아무거나 골라. 다 네꺼야!"
남자2: (마지 못해서 웃는다. 이번에는 선수를 뺏겨 점수를 좀 잃어서 김이 센듯하다.)



이런 유의 촌평 중 수수께끼 같은 문장은, "저 중에 1파운드짜리는 별로 없겠네?"이다. 이는 여성의 가슴이 평균보다 크다는 얘기이다. 여기서 파운드는 화폐 단위가 아니고 무게 단위이다. 그래서 이 문장의 뜻은 채소 가게의 저울에 달았을 때 저기 있는 가슴들 중에 1파운드에 해당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가슴이 클 경우 무게는 당연히 1파운드가 넘을 것이므로 이는 사실 과소평가한 것이다. 그런 건 세세하게 따지지 말기로 하자. 어느 경우에도 이는 호평을 한 것이다. 영국 남자들 사이에서 큰 가슴은 무조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은 가슴을 좋아하는 사람도 큰 것이 좋다는데 무조건 동의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1파운드짜리는 별로 없겠는데"라고 말할 때는 무언가를 손에 올려 무게를 재는 것 같은 행동을 한다. 손을 자기 가슴 앞에 대고 손바닥은 위로 하고 손가락은 약간 안으로 구부려서 아래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다음은 런던 퍼브에서 들은 대화이다. 이는 흡사 코미디 스케치 같은 것인데, 실제 일어난 일이다.

남자1: (가슴이 멋진 여자를 보고 한마디 한다) "아이구, 저 중에는 1파운드짜리는 별로 없겠네?"
남자2: "쉿! 요즘은 그런 말 해서는 안 돼!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남자1: "뭐라고? 여성인권론자 경찰마냥 거지 같은 소리 하시네! 나는 여자 젖꼭지도 입에 올릴 수 있어!"
남자2: "아니, 여성인권론자 얘기가 아니고, 무게와 단위에 관한 얘길세. 이제 파운드라는 말은 못 쓴다구. 미터법 몰라? 킬로그램이라고 얘기해야돼! 킬로그램!"

자기만족에 빠져든 표현으로 보아 남자 2는 자신의 코미디언 역할에 매료된 것 같은데 아마도 이 유머를 써멱으려고 상당히 오래 기다린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의 재치에 너무 크게 웃고 쓸데없이 한마디를 더해 망쳐버린다. "흐음, 브뤼셀에서 온 새 규정, 알아? 우리는 이제 '저 중에는 1킬로그램짜리는 많이 없겠네?'라고 해야 돼, 알았어? 킬로그램!"
"난 기꺼이"!"는 일반적으로 승인을 의미한다. 그 뜻은 관찰하고 있는 여자와 기꺼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딱 열 잔 깜인데"는 경멸의 촌평인데, 저 여자와 자기 위해서는 큰 맥주잔으로 열 잔은 마시고 취해버려야 생각이라도 해보겠다는 뜻이다. 두 명이나 여러 명의 영국 남자들이 '여섯' '넷' '둘'이라는 단어들을 말하면서 지나가는 여성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건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준다는 뜻이 아니고 몇잔의 술을 마셔야 저 여자와 잘 수 있을지를 생각이라도 해보겠다는 유의 얘기다. 어떤 여자도 자신들을 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 자천한 그들을 한 번이라도 돌아보지는 않으리라. 여자 구경하기 의례는 남자들의 허세이자 순전히 자기네들끼리 즐기기 위해 하는 짓이다. 이런 표준 문장들을 반복함으로써 이 의례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남성미와 활발한 이성애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다. 원하기만 하면 자신들이 관찰하는 여자쯤은 언제든 고를 수 있다는 무언의 양해가 이루어져 있다. 이런 집단 망상을 부추기는 공모는 여자 구경하기꾼들 사이의 친교를 강화한다.

계급의 규칙

계급 내 결혼 규칙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처럼 영국인의 섹스도 계급 규칙에 따라야 한다. 비공식적인 계급 내 결혼 규칙을 한번 보자. 다른 계급과의 결혼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권장하지 않고 실제로 많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물론 예외는 있고 다른 계급끼리의 결혼이 옛날보다 흔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의 결혼은 아직도 대단히 드믄 편이다. 로맨스 소설 작가 바버라 카트랜드(Barbara Cartland)와 소설가 겸 극작가 우드하우스(P.G. Woodhouse) 소설 말고는 현실에서 공작과 백작의 아들이 하찮은 하녀를 위해 가족을 버리지는 않는다. 상류층 남자가 성적 모험을 하거나 노동계급 여자에 미치는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아라벨라나 루신다라는 이름의,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에 있는 큰 집에서 래브라도 개와 말과 같이 자란 여자와 결혼한다. 반면에 아라벨라도 반항적인 젊은 시절 한때 케빈과 다이브와 사귀기도 했지만, 어머니 말마따나 정신이 돌아오면 자신과 배경이 비슷한 사람과 결혼한다.
그럼에도 영국에서 계급 구성원이 서로 섞이는 가장 중요한 계기는 교육과 결혼이다. 이 둘은 거의 연결되어 있다. 대학교는 사회계급이 다른 젊은 이들이 동등하게 만나 짝을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다. 그러나 심지어 여기서도 다른 계급 사이에 결합하는 예는 별로 많지 않다. 정기조사에 의하면 대학교에 진학한 영국인은 뛰어난 요령으로 사회적 배경이 같은 친구들을 골라서 사귄다.
그러나 이런 동물적인 본능에도 불구하고, 사회 배경이 다른 학생들이 세미나, 수업, 스포츠, 연극, 암악 같은 활동을 통해 한데 섞이게 마련이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일부러 자신과 가정환경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59 헬스벨- 영양소의 제왕, 아보카도 hherald 2014.09.01
758 교육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5)재외국민 지필고사 전형 hherald 2014.09.01
757 이민칼럼- T4G학생 동반자 T2G취업비자로 전환 가능여부 hherald 2014.09.01
756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지소연, 1골 2도움으로 첼시 레이디스 리그 1위 탈환 견인 hherald 2014.09.01
755 부동산 상식- Rent affordability 와Guarantor hherald 2014.08.18
754 온고지신- 내가 누군데 hherald 2014.08.18
753 교육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5)재외국민 지필고사 전형: 영어 hherald 2014.08.18
752 헬스벨- 비타민D를 어떻게 보충 할 것 인가 hherald 2014.08.18
751 이민칼럼- 요즘 스폰서쉽 받기까지 절차와 소요시간 등 hherald 2014.08.18
750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스완지시티의 기성용 EPL 개막전 축포. 기성용과의 일문일답 hherald 2014.08.18
749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레버쿠젠, 사우샘프턴과 친선 경기 1-0 승리 프리시즌 마무리 hherald 2014.08.11
748 부동산 상식-휴가등의 이유로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요? hherald 2014.08.11
747 온고지신- 잡초처럼 hherald 2014.08.11
746 헬스벨- 비타민 D, 너의정체가무엇이냐 hherald 2014.08.11
745 이민칼럼- 배우자 비자 영주권신청 조건 hherald 2014.08.11
744 목회자 칼럼- 4.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2) hherald 2014.08.11
743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2014 아스널 에미레이츠 컵 스페인의 발렌시아 우승 hherald 2014.08.04
742 부동산 상식- 부동산 임대 계약 조건 (VI) hherald 2014.08.04
741 온고지신- 씨가 좋아야 hherald 2014.08.04
740 유학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4 학생부 종합 전형-글로벌/특기자 수시 전형 hherald 2014.08.0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