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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 67회 계급 규칙

hherald 2011.12.05 19:58 조회 수 : 1371

계급 규칙 

'몬데오 (Mondeo)' 실험

그러나 영국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차 선택은 거의 계급과 관련이 있다. 이는 직접 조사해보면 알 수 있고, 이에 관해 짓궂은 장난을 쳐볼 수도 있다. 비록 간접적이지만, 영국인이 차를 선택할 때 계급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소유하고 있거나 사고 싶은 차가 아니라, 그들이 싫어하는 차를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 포드 몬데오 (Ford Mondeo)를 중중층이나 중상층에게 얘기하면, 그들은 '에식스 맨 (Essex man)'이나 보험 세일즈 맨에 관한 조롱조의 농담을 내뱉을 것이다. 몬데오는 실업자 같은 중하류층 사람들이 몬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몬데오 맨'은 이런 계층 사람들을 가리키는 완곡어법에 해당한다.

일부 중상층 사람들은 몬데오를 내놓고 비웃는 것을 무례하다고 느끼고 그런 자신이 속물로 보일까봐 신경을 쓴다. 그래서 당신은 '몬데오' 라는 단어가 유발하는, 혐오감으로 찡그린 표정이나 움찔하는 몸짓을 보려면 그들의 얼굴을 잘 지켜보아야 한다. 상류층이나 자리 잡은 중상층은 몬데오 테스트를 하면 부드럽고 온화하게 겸손한 척하면서 별 거부감 없이 웃는 낯으로 대한다. 그리고 진정한 상류층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전혀 모를 수도 있다. 이 몬데오 실험은 상당히 성능 좋은 계급 걱정 표시기이다. 몬데오에 대한 모욕의 도가 통렬하고 심할수록 사회계층표에서 그들의 자리는 불안정하다는 말이다.

이는 값의 문제가 아니다. 몬데오를 모욕하는 중상층이 모는 차가 몬데오나 마찬가지로 놀림받는 복스홀 (Vauxhalls: 미국 제너럴 모터스 사의 영국 현지 브랜드. 독일에서는 Opel이다 - 옮긴이)이나 다른 영국산 대량 구매 차량보다 더 쌀 수도 있다. 그러나 저렴하고 안락하지 못하고 고급 사양이 아니더라도 몬데오를 모욕하는 사람은 아마도 외국 차, 특히 유럽 대륙에서 만든 차를 탈 것이다 (일본 차는 포드나 복스홀보다는 인정받지만 그래도 좋아하지는 않는다). 영국 차에 대한 유일한 예외는 미니와 큰 사이즈의 지프차, 예를 들면, 랜드 로버나 레인지 로버이다. 자기 자신이 몬데오맨보다 한 두 계급 더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작고 싼 중고, 푸조, 르노, 폴크스바겐, 피아트 해치백을 몰 것이다. 몬데오맨이 크고 빠르고 더 안락한 차를 타고 미끄러지듯 지나가도 그들은 자기만족의 우월감에 젖는다. 

'벤츠' 실험

혹시 몬데오를 모느냐는 질문에 아주 부드러운 웃음으로 반응해서 계급 시험에 합격한 중상층에게 숨겨진 계급안달증은 벤트에서 드러나고 만다. 당신은 몬데오 실험 성과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은 큰 벤츠를 몰겠군요?"

만일 당신의 실험대상이 상처를 받은 듯하거나 불쾌해하거나 억지 웃음을 터뜨리면서 화를 내거나 '부자들의 쓰레기' 혹은 '잘사는 장사꾼 차'라고 한마디 하면, 당신은 아직 자리 잡지 못하고 경계에서 불안해하는 신분의 단추를 잘 누른 것이다. 그 실험대상은 '지식인' '전문직 종사자' 혹은 '전원족' (근교에 살면서 도시로 출퇴근하는 지식인에 속하는 직업인 - 옮긴이)이다. 그들은 자신이 얕보는 중중층의 '장사꾼' 신분에서 멀어지고 싶어 안달이나 있다. 그는 아마도 해당 계급과 가족적인 연관이 있는 듯하다. 그의 아버지나 심지어는 할아버지가 (이런 편견은 세대를 거쳐 전수된다) 소자본가 중산층 사업가 비슷한 사람이었을 확률이 높다. 아버지가 성공한 상점 주인, 세일즈 매니저 혹은 잘나가는 자동차 딜러여서 자식을 명문 사립 기숙학교로 보냈고 자식은 거기서 부모의 직업인 소자본가 중산층 기업가를 멸시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많은 영국인이 당신에게 제인 오스틴 (Jane Austin: 영국의 여류 소설가 빅토리아 시대상을 잘 그렸고 대표작으로는 '오만과 편견' '감성과 이성'이 있다 - 옮긴이) 시대에나 있음직한 장사꾼에 대한 낙인은 이제 없다고 얘기 한다면 그들은 착오를 일으킨 것이다. 단지 소수의 귀족층과 지주계급만이 장사꾼을 향해 코웃음 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 의사, 공무원, 고위직 군인 등의 소위 '존경 받는' 중상층도 속물근성을 보일 때가 많다. '발언권이 강한 계급 중상층 (언론계, 예술계, 학계, 출판계, 자선단체, 두뇌집단이 모인 '괜찮은 직업')'이 가장 이들을 깔본다. 이런 사람들 중 극소수는 벤츠를 몰 것이고 나머지는 벤츠 타는 것을 좀 싫어하는 정도일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불안정한 사람이나 그런 사업가들이 타는 천한 차와 자기를 연관시켰다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고 그것을 모멸로 받아드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면, 차 값은 여기서 문제가 되질 않는다. 벤츠를 경멸하는 자는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는 벤츠와 거의 같은 값의 비싼 차, 혹은 그보다 더 비싸거나 더 싼 차를 몰 수도 있다. 부의 문제가 아니다. 벤츠를 경멸하는 중상층의 수입은 아주 많을 수 있다. 그들이 '먹 (Merc: Mercedes)'이라 부르는 벤츠를 모는 '천한 부자 기업가' 만큼 벌 수도 있고, 심지어 훨씬 더 많이 혹은 아주 적게 벌 수도 있다. 계급 문제의 쟁점은 그가 어떻게 부를 축적했느냐,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벤츠를 경멸하는 변호사나 출판업자가 최고 사양의 아우디를 몰 수도 있는데 그 값은 대형 벤츠와 같은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고상한 겸손으로 여겨지게 노력하는 행동이다. 

지금은 BMW가 어느 정도는 벤츠 같은 사업가의 차로 이미지가 타락했다. 그러나 한때는 금융계의 좀 젊은 '여피 타입'이 모는 차로 여겨졌다. 재규어도 약간 천한 '장사꾼' 이미지 때문에 고생을 좀 한다. 예를 들면 돈 많은 중고차 사업가, 빈민가 부동산 주인, 소규모 도박장 주인, 수상한 암흑가 인물들이 타는 차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재규어는 정부 장관들의 관용차량이다. 이로서 존경의 분위기를 조금 보태는 데 기여한 것 같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정치인들이 풍기는 부패 분위기는 결국 같은 게 아니냐고 이죽거린다. 요즘은 그래도 이런 이미지는 사라지는 중이지만, 어쨌든 이런 차들은 계급안달증을 표시하는 신호기로는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이 과학적인 계급안달증 실험을 따라해보고 싶거나 사회적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중상층을 괴롭히고 싶으면 벤츠 실험을 한번 해보라.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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