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4 연지

hherald 2011.02.07 19:41 조회 수 : 14261

 


콩나물 교실, 까까머리, 얼룩무늬 교련복을 거치고 3년 내외의 군 생활, 현금으로 받던 월급봉투를 경험한 세대는 이곳에 오면 한국에서 자주 다니던 길목에 있던 화려하지는 않아도 정감있는 어느 단골집을 떠올리게 된다. 영국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재료로 만들어진, 영국에서 맛보기 쉽지 않은 음식이 이곳의 주 메뉴다. 꾸미지 않아 소박한 내부 풍경만큼 소박한 노부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한국에서 즐겨 찾던 단골집의 맛과 추억을 불러온다.

 

 

뉴몰든에 있는 전골전문집 '연지'의 메뉴는 일견 단촐하다. 영국에 있는 한인 레스토랑이 대부분 수십가지 메뉴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 내지만 연지하면 '전골'과 '주물럭'을 언뜻 떠올릴만큼 이것을 찾는 고객이 대부분이고 이것이 먹고 싶을 때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다양한 연령층이 '연지'의 고객이지만 그래도 그 깊은 맛을 이해하는 층은 역시 40대 이상으로 한국에서 먹던 옛맛이 그리워 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사장 이 기훈씨의 설명이다.

 

연지의 대표 메뉴는 여러가지 전골 중에서도 '우장전골'. 연지가 영국 한인타인인 뉴몰든에 문을 연 것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있던 해인2001년. 소의 위로 만드는 연지의 우장전골도 그때 시작됐지만  이 기훈사장의 요리 역사를 거슬러가면 실제 뿌리는 50년이란 세월을 갖는다. 1961년부터 요리를 했고, 1963년 조리사 자격을 갖고 서울 유명 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했으며 1969년부터 서울 종각에서 전문 조리사로 있을 때 하루 300그릇의 곱창전골을 만들었던 역사가 있다. 당시 4명이 곱창전골 하나를 주문했으니 하루 1,200인분의 전골을 만든 셈이다. 당시 점심식사로 쌀 1가마니의 밥을 했던 유명 한식당의 전골맛이 영국으로 옮겨진 것이다. 영국에서는 곱창을 구할 수가 없어 대신 소의 위로 만들어 서울 종각의 곱창전골이 영국 뉴몰든의 우장전골로 태어난 것이다. 잘 우려낸 육수로 만든 걸쭉한 국물과 푸짐하게 들어간 우장, 각종 채소, 사리를 건져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밥과 함께 먹으면 훌륭한 식사가 되고, 술안주로 그만인데 술 마시고 속 푸는데도 제격이다.
양고기로 만들어 런던의 보양식이 된 '양육전골'도 이집만의 자랑거리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도록 만들었다. 쫄깃하게 씹히는 양고기와 진한 국물이 마치 원기를 회복하는 건강식을 먹은듯 든든함을 준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주물럭'. 이 집만의 독특한 양념을 하는 비법은 공개할 수 없단다. 칼로 덤성덤성 썬 소고기를 양념해 통마을과 함께 돌판에 구워 먹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로 정평이 났다. 연지의 마니아가 된 중국, 일본 고객들도 즐겨 찾는 메뉴다.

 

연지에 가면 투박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반찬부터 정감이 있다. 한국 어느 단골집에서 느끼는 좋은 인심이 그대로 오는듯 하다. 여름에는 이들 노부부가 가꾸는 텃밭에서 나온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곁들여 진다. 말 그대로 무공해, 웰빙이다.

 

 

런던에 있는 영국 한식당 요리사 1세대 격인  이 기훈 사장은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로 직접 일을 하기가 하루하루 힘에 부친다고 한다. 요리 인생 50년에 70고개를 넘는 지금, 언제까지 연지를 운영할 지 알 수 없지만 힘이 닿는데까지는 연지의 고유한 맛을 찾는 고객에게 그 맛을 지켜나가는 것이 도리요, 기쁨이라고 말한다.


사진 설명

연지에서는 순대를 직접 만든다. 돼지 머릿고기와 내장을 볶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순대를 얹는 순대볶음과 각종 채소와 내장을 넣고 끓인 순대전골도 인기 메뉴다.

 

 

연지 메뉴판. 따로 메뉴판이 없어 벽을 보고 주문해야 한다. 한눈에 봐도 가격이 저렴하다. 미술을 전공한 딸이 영국을 다녀가면서 만들어 놓은 메뉴판이 식당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세련되게 나왔다고 놀리는 고객이 가끔있다.

 

 

연지는 뉴몰든 벌링톤 로드(Burling Road)에 있다. 벌링톤 로드는 도로 양쪽으로 유료주차장이 있고 인근 골목에도 주차 공간이 많아 주차 걱정은 없다. 같은 길에 식육점, 수퍼마켓, 반찬가게 등이 있어 식사 후 쇼핑도 편리하다.

 

 

주소 106 Burlington Road KT3 4NS

전화 0208 942 7184

 

인기 메뉴

전골류 - 우장전골, 양육전골, 오징어불고기전골, 순대전골, 해물전골
요리류 - 주물럭, 순대볶음, 육개장

영업시간

낮 12:00 시- 밤 10:00시(낮에 쉬는 시간이 없고 주 7일 언제나 문을 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59 헬스벨- 영양소의 제왕, 아보카도 hherald 2014.09.01
758 교육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5)재외국민 지필고사 전형 hherald 2014.09.01
757 이민칼럼- T4G학생 동반자 T2G취업비자로 전환 가능여부 hherald 2014.09.01
756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지소연, 1골 2도움으로 첼시 레이디스 리그 1위 탈환 견인 hherald 2014.09.01
755 부동산 상식- Rent affordability 와Guarantor hherald 2014.08.18
754 온고지신- 내가 누군데 hherald 2014.08.18
753 교육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5)재외국민 지필고사 전형: 영어 hherald 2014.08.18
752 헬스벨- 비타민D를 어떻게 보충 할 것 인가 hherald 2014.08.18
751 이민칼럼- 요즘 스폰서쉽 받기까지 절차와 소요시간 등 hherald 2014.08.18
750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스완지시티의 기성용 EPL 개막전 축포. 기성용과의 일문일답 hherald 2014.08.18
749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레버쿠젠, 사우샘프턴과 친선 경기 1-0 승리 프리시즌 마무리 hherald 2014.08.11
748 부동산 상식-휴가등의 이유로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요? hherald 2014.08.11
747 온고지신- 잡초처럼 hherald 2014.08.11
746 헬스벨- 비타민 D, 너의정체가무엇이냐 hherald 2014.08.11
745 이민칼럼- 배우자 비자 영주권신청 조건 hherald 2014.08.11
744 목회자 칼럼- 4.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2) hherald 2014.08.11
743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2014 아스널 에미레이츠 컵 스페인의 발렌시아 우승 hherald 2014.08.04
742 부동산 상식- 부동산 임대 계약 조건 (VI) hherald 2014.08.04
741 온고지신- 씨가 좋아야 hherald 2014.08.04
740 유학칼럼- 입시 전략 시리즈 4 학생부 종합 전형-글로벌/특기자 수시 전형 hherald 2014.08.0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