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24회 <돈 이야기를 못해 >

hherald 2010.11.29 18:40 조회 수 : 1238

-> <돈 이야기를 못해 >전호에서 이어집니다.

나는 영국인이기에 모든 사람이 이 금기사항을 문서로 주고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여행을 많이 한 미국 제보자는 이를 각별히 영국인의 문제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나는 유럽 어디에서도 이런 문제를 겪지 않았다. 어디서나 먼저 돈 얘기를 해도 문제가 없었고, 그들은 부끄러워 하지도 당황해 하지도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절대 돌려서 말하거나 사과하는 기분으로 얘기하지도 않는다. 농담을 하지않고 그냥 간단하게 얘기한다. 영국인과 얘기 할 때만 그 어색한 웃음소리를 듣게 되고 꼭 농담을 하려드는 것을 본다."
농담은 물론 곤경에 대처하는 또다른 방법이고, 겁이 나거나 불편하거나 쑥스러운 일을 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심지어 하루 종일 돈 이야기를 해야하는 금융가의 뛰어난 은행가나 중개인도 이 금기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한 종합 금융은행 직원은 어떤 돈도 그것이 진짜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 다루고 협상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수수료를 협상 할 때는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다른 금융인도 같은 얘기를 하는데 돈을 만지는 그들도 그 쑥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돈 얘기를 농담같이 한다는 것이다. 그중 한 명이 내게 얘기하길, 일이 잘못 되었을 경우  "우리가 아직도 당신의 크리스 마스 카드 발송명부에 들어 있나요?" 라고 묻는단다.
솔직히 얘기하면 이 금기사항에 대해서는, 비록 나 자신도 이에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만, 좀 이해가 안 간다. 내 경우를 가만히 따져봐도 영국인이 직업과 관련한 돈 문제에 민감해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우리들이 일상적인 사교생활에서 돈 얘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누가 얼마를 버는지, 내 수입이 얼만인지, 누가 얼마를 주고 무엇을 샀는지,혹은 당신이 가진 물건을 얼마에 샀는지를 묻는 사람도 대답해 주는 사람도 없다. 사교적인 상황에서 돈 얘기를 꺼리는 것은 나름의 논리가 있다. 그것은 사람을 사귀는 상황에서 앞에서 설명한 기본 적인 '영국인다움의 규칙', 즉 겸손, 사생활 보호,공손한 평등주의, 그리고 일종의 위선을 적용해야 하므로 당연히 돈얘기는 금기라는 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과 사업에 관련되는 돈 문제에까지 이 금기가 연장 된다면 이는 아무리 양보해도 정신 나간 짓이다.
생존경쟁의 현실에서 이는 규칙의 예외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까다로운 혐오를 일단 진정시키고 다른 사람들 처럼 단도 직입으로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돈 얘기 금기에는 나름의 '내부 논리'가 있다고 한 말은 핑계라고 고백해야 한다. 그렇다. 금기는 사생활, 겸손, 공손한 평등주의와 분명 윈칙적으로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문화인류학자들이 자기들이 연구한 괴상하고 비논리적인 신념이나, 어떤부족과 공동체의 기괴한 관례를 설명 할 때 쓰는 방법이다. 어떤 신념이나 관례가 비 논리적인 것 같아도 (어떤 경우에는 아주 바보스럽고 잔인해도)그 문제의 부족이나 공동체의 신념,관습, 가치 등의 요인과 연관해서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이 영리한 기교를 이용하면 우리는 마법의 주술부터 기우무, 여성할례를 비롯한 모든 이상하고 난해한 개념과 전통들에서도 나름의 논리를 찾아 낼 수 있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그런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렇다고 그런 관습이 이상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가 돈 이야기 금기를 여성 할례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내 말은 때로 문화인류학자도 원주민들의 신념이나 전례가 대단히 기괴하고 그들에게도 득이 안 된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최소한 이렇게 하면 내가 노예 같이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어리석은 금기를 비난하였으니 내가 자민족중심주의, 식민주의에 빠졌다거나 은혜를 베푸는 척했다고 비난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세가지는 문화인류학적으로 보면 신성모독이다. 이로 인해 파문 당 할 수도 있다.)


요크셔 지방의 반란

돈 이야기 금기는 특별히 영국인다운 행동코드이다. 그러나 영국 전역에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 따라 여러 변형이 있다. 예를 들면 남부는 일반적으로 돈 얘기를 북쪽보다 더 불편해하고 중증층이나 중상층은 노동계급보다 이에 더 예민하다. 그래서 중산층이나 상류층 아이들도 돈 애기가 천하고 저속한 얘기라고 배우면서 큰다.
비지니스 세계에서는 이 금기가 위로 올라 갈수록 더 잘 지켜진다. 영국기업의 고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출신계급이나 지방을 떠나 돈 얘기를 꺼리고 노동계급이나 북쪽 지방 출신일 수록 조금 혹은 전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돈 얘기를 시작한다. 그러난 지위가 올라 갈수록 그들도 어떻게 난처해하고 불편해하는지, 어떻게 미안해 한 듯이 농담을 하고 우물쭈물하면서 언급을 피하는지 배운다.
그러나 돈 얘기 금기에 강하게 반항하는 이들의 터전이 있으니 바로 요크셔다. 그들도 단도직입적인 태도로 무뚝뚝하고 단순하게 얘기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돈에 특히 주저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하는 남부인들의 태도를 우습게 생각한다. 이런 아주 현실적이고 가차없는 태도를 묘사하는 요크셔 지방의 방문 판매원과 가게 주인의 표준 대화를 보자.

방문 판매원 :(가게에 들어서며)무엇(Owt)?
가게 주인 :없어(Nowt)
방문 판매원이 나간다.

이는 물론 회화한 것이다. 요크셔 사람들이 다른 북부 사람들 보다 더 무뚝뚝하지는 않을 것이나 이것은 이 지방 사람들을 식별하는 방법이고, 그들은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요크셔인들은 에들러 말하기를 싫어하고, 돈 문제에 겁을 내고 돌려서 말하는 영국인을 장난끼를 섞어 즐겁게 야유하며 조롱하듯이 금기를 깬다. 그들은 뜸들이지 않고 바로 묻는다.
"자 그런데 그게 얼마라고?"
그러나 이 예외가 규칙을 무효화하거나 그것에 의문을 품게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노골적인 내부반란 일뿐이다. 어떤 규칙이 잘 형성되고 이해된 곳에서나 일어 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동전의 한면이 아니고 같은 동전의 다른 면일 뿐이다. 무뚝뚝한 요크셔인들은 자신들의 규칙을 뒤집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은 일부러 놀리는 것이고 영국문화에서 자신들이 차지한, 독불장군에다 인습타파주의자라는 위치를 자랑스러워한다. 타 문화권에서는 돈에 대한 솔직함은 극히 정상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이들은 전혀 주목받지 못할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것이 비정상이기에 말들이 많고 요크셔인들은 놀림을 받고 주목을 받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1 영국 한식당 소개 2-Cah-Chi 까치네 [377] file hherald 2011.01.24
120 Referencing 2 [7] hherald 2011.01.24
119 영국인 발견 -28 -> <중용 규칙> [2] hherald 2011.01.24
118 그림으로 만나는 런던-60 용과 싸우는 조지/ 틴토레토 [131] file hherald 2011.01.24
117 목화자 칼럼-칼빈의 “기독교강요” (23) hherald 2011.01.24
116 학생비자 후 유럽 갔다가 관광 재 입국 문제 [530] hherald 2011.01.24
115 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1 아사달 [315] file hherald 2011.01.17
114 부동산상식-Referencing process hherald 2011.01.17
113 영국인 발견 -27 -> <중용 규칙> hherald 2011.01.17
112 목화자 칼럼-칼빈의 “기독교강요” (22) hherald 2011.01.17
111 이민 칼럼- T2취업비자 점수계산과 심사방법 [2] hherald 2011.01.17
110 부동산상식- 새롭게 주택임대를 하려고 합니다 [4] hherald 2011.01.10
109 목화자 칼럼-칼빈의 “기독교강요” (21) [8] hherald 2011.01.10
108 부동산상식-주택임대시 열쇠를 가족수대로 달라고 했더니 [1] hherald 2011.01.03
107 목회자 칼럼- 칼빈의 “기독교강요” (20) hherald 2011.01.03
106 목회자 칼럼- 칼빈의 “기독교강요” (19) hherald 2010.12.23
105 겨울 휴가 시즌에 신경 써야 할일 [163] hherald 2010.12.23
104 영국인 발견 -26회 일의 규칙 hherald 2010.12.13
103 목회자 칼럼- 칼빈의 “기독교강요” (18) hherald 2010.12.13
102 부동산상식-이사 나갈때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 [431] hherald 2010.12.1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