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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런던-13
레드 제플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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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갈색 폭격기
역사상 가장 성공한 밴드는 비틀스다. 그런데 비틀스는 대중을 사로 잡기 위해 만들어진 하나의 위대한 기획 상품 같은 느낌을 준다. 성공한 이후의 비틀스는 모든 팝비지니스의 역량이 집중적으로 응집되어서 만들어진 시대의 작품이라는 느낌을 준다. 비틀스는 시대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지구상의 탑 밴드였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누구보다 위대한 업적을 쌓은 밴드를 꼽으라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이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레드 제플린은 하드락과 헤비메탈의 황제로 불렸던 영국의 4인조 밴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적 자존심을 철저하게 지켜 내면서도 평론가들의 갈채와 대중적인 인기를 함께 얻었던 전설적인 밴드다. 레드   제플린은 ‘싱글이 히트해야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는’ 팝계의 관례를 깨뜨려버린 밴드다. 그들은 히트곡 없이도 공연과 앨범만으로 탑 밴드가 되었다. 그들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영국에서는 거의 싱글을 발매하지 않은 최고의 앨범 밴드였다. 그들에게 대중은 따라와야만 하였다. 그들의 앨범들은 모두 영국의 앨범챠트에서 넘버원이 되는 전무후무한 전설을 만들어내었다.
1968년 블루스락의 영웅적 밴드였던 <야드버스>의 대를 잇는 <뉴 야드버스>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탄생하였다. 야드버스의 기타리스트였던 기타의 마법사 지미 페이지와 세션 베이시스트였던 존 폴 존스 와 보컬 로버트 플랜트, 그리고 세션드러머 존 보냄으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많은 학국인들이 졸업한 서리 대학(Surrey University)에서 데뷰 공연을 하면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들의 밴드명 레드제플린은 유명 드러머 키스 문(후의 멤버)의 캐치프레이즈에서 차용해온 것인데(going down like a lead zeppelin), 고고한 여인 에바 제플린(Eva Zeppelin)의 항의소동으로 한 때 사용하지 못했던 일화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헤비메탈의 창시자의 하나로 회자되는 만큼 강력한 블루스락의 다이나믹한 사운드로 세계인들을 사로 잡았다. 그 이전의 어떤 밴드 보다도 강력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그들의 전기 사운드 앞에서 팬들은 그저 입을 벌리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 보냄의 드럼과 존 폴 존스의 베이스(그는 뛰어난 키보드 플레이어이기도 하다.)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리듬은 지미 페이지가 휘두르는 블루스 기타(그는 엘릭 클랩튼, 제프 백과 더불어 영국의 3대 락 기타리스트로 꼽힌다.)와 로버트 플랜트의 알앤비(R& B)취향의 괴성과 어우러지며 뚜렷한 개성의 사운드, 블루스락 절정의 폭발적 사운드를 창조한다.
그들이 한국에서 국제적 명성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은 아마도 앨범이 아닌 노래 위주의 감상 풍토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대표곡 <Stairway to Heaven(71)>은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하드락 발라드 최고 명곡의 하나다. 아마도 락 역사상 가장 유명한 어코스틱 기타 전주를 지닌 곡일 것이다. 그들의 히트곡 <<Whole Lotta Love(69)>는 BBC의 최 장수 음악 프로그램 <Top of the Pops>의 테마곡으로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락 사상 가장 위대한 드러머의 한 명이었던 존 보냄은 1980년 알코올 과잉 복용으로 사망하고 만다. 멤버 하나를 잃은 레드 제플린은 미련 없이 해체된다. 이것은 음악계의 관례상 대단히 흔치 않은 결정이다. 다른 멤버를 영입하여 명성을 이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레드 제플린은 영원한 해체를 선택하였다. (해체 후 몇 차례 남은 멤버들이 모여 공연하기도 하였지만.) 그리하여 레드 제플린은 단 네명의 원년멤버만이 존재하는 거의 유일한 순결한 밴드로 남아 있다. 
레드 제플린은 락 사상 가장 강력한 약탈자의 모습을 보여준 최고의 엘리트 밴드다. 그리고 락 사상 가장 강력한 갈색 폭격기였다. 그들의 융단 폭격에 마음이 초토화된 세계의 많은 젊음들은 락의 수호자가 되기를 결심하였을 것이다. 가장 커다란 영향을 후배들에게 끼친 하드 락 밴드이며 선구적 헤비 메탈 밴드다. 그들은 음악만큼이나 군더더기 없는 순수한 혈통을 만들어낸 락 최고의 명문 밴드이기도 하다. 또한 네 멤버들은 모두 각자의 파트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루어낸 락의 달인들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전설적 밴드 레드 제플린을 따라 다니는 불명예가 하나 있다. 락 사상 최고의 표절 밴드라는 오명이다. 예를 들자면, 그들의 명곡 <Stairway to Heaven>은 닐 세다카라는 미국 가수의 노래와 제목만 같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사이키델릭 밴드 <Spirit>의 <Monster Mash>라는 곡과 아주 흡사한 멜로디를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Lemon Song>이라는 곡은 미국의 블루스 명인 하울링 울프의 <Killing floor>와 흡사하다는 지적들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많은 이들이 지적해 온 레드 제플린이 ‘위대한 표절밴드’라는 설에 대해 필자는 냉소로 응답하고 싶다.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락이라는 공룡 같은 음악은 흑인 음악에서 많은 것을 흡수한 음악이다. 블루스 락 밴드로 출발한 레드 제플린도 흑인 음악이라는 뿌리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레드 제플린의 음악을 어느 날 지미 페이지라는 천재가 출현해서 하루 아침에 탄생한 음악으로 보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다. 모든 문화행위에는 뿌리가 있다. 피카소 미술은 세잔이나 고호 심지어 이집트 미술이라는 선배가 있었기에 탄생한 것이며,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주인공 이명준이 바다에 뛰어드는 것은 심청이라는 선배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얼마나 비슷한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레드 제플린의 음악이 너무도 많은 텍스트와 지나치게 흡사한 것은 필자도 확인한 바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레드 제플린의 업적을 날려버릴 만한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작 2.0 시력의 우리의 눈이 판단할 만큼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레드 제플린은 자신들의 음악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 위대한 안목의 밴드라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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