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 68회 계급 규칙

hherald 2011.12.12 18:03 조회 수 : 1414

그는 아마도 해당 계급과 가족적인 연관이 있는 듯하다. 그의 아버지나 심지어는 할아버지가 (이런 편견은 세대를 거쳐 전수된다) 소자본가 중산층 사업가 비슷한 사람이었을 확률이 높다. 아버지가 성공한 상점 주인, 세일즈 매니저 혹은 잘나가는 자동차 딜러여서 자식을 명문 사립 기숙학교로 보냈고 자식은 거기서 부모의 직업인 소자본가 중산층 기업가를 멸시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많은 영국인이 당신에게 제인 오스틴 (Jane Austin: 영국의 여류 소설가 빅토리아 시대상을 잘 그렸고 대표작으로는 '오만과 편견' '감성과 이성'이 있다 - 옮긴이) 시대에나 있음직한 장사꾼에 대한 낙인은 이제 없다고 얘기 한다면 그들은 착오를 일으킨 것이다. 단지 소수의 귀족층과 지주계급만이 장사꾼을 향해 코웃음 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 의사, 공무원, 고위직 군인 등의 소위 '존경 받는' 중상층도 속물근성을 보일 때가 많다. '발언권이 강한 계급 중상층 (언론계, 예술계, 학계, 출판계, 자선단체, 두뇌집단이 모인 '괜찮은 직업')'이 가장 이들을 깔본다. 이런 사람들 중 극소수는 벤츠를 몰 것이고 나머지는 벤츠 타는 것을 좀 싫어하는 정도일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불안정한 사람이나 그런 사업가들이 타는 천한 차와 자기를 연관시켰다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고 그것을 모멸로 받아드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면, 차 값은 여기서 문제가 되질 않는다. 벤츠를 경멸하는 자는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는 벤츠와 거의 같은 값의 비싼 차, 혹은 그보다 더 비싸거나 더 싼 차를 몰 수도 있다. 부의 문제가 아니다. 벤츠를 경멸하는 중상층의 수입은 아주 많을 수 있다. 그들이 '먹 (Merc: Mercedes)'이라 부르는 벤츠를 모는 '천한 부자 기업가' 만큼 벌 수도 있고, 심지어 훨씬 더 많이 혹은 아주 적게 벌 수도 있다. 계급 문제의 쟁점은 그가 어떻게 부를 축적했느냐,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벤츠를 경멸하는 변호사나 출판업자가 최고 사양의 아우디를 몰 수도 있는데 그 값은 대형 벤츠와 같은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고상한 겸손으로 여겨지게 노력하는 행동이다. 

지금은 BMW가 어느 정도는 벤츠 같은 사업가의 차로 이미지가 타락했다. 그러나 한때는 금융계의 좀 젊은 '여피 타입'이 모는 차로 여겨졌다. 재규어도 약간 천한 '장사꾼' 이미지 때문에 고생을 좀 한다. 예를 들면 돈 많은 중고차 사업가, 빈민가 부동산 주인, 소규모 도박장 주인, 수상한 암흑가 인물들이 타는 차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재규어는 정부 장관들의 관용차량이다. 이로서 존경의 분위기를 조금 보태는 데 기여한 것 같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정치인들이 풍기는 부패 분위기는 결국 같은 게 아니냐고 이죽거린다. 요즘은 그래도 이런 이미지는 사라지는 중이지만, 어쨌든 이런 차들은 계급안달증을 표시하는 신호기로는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이 과학적인 계급안달증 실험을 따라해보고 싶거나 사회적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중상층을 괴롭히고 싶으면 벤츠 실험을 한번 해보라. 

자동차 관리와 장식 규칙

계급 구분과 계급안달증은 당신이 선택해 모는 차종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인은 당신의 사회적 지위를 차의 외양과 상태로도 판단한다. 차를 관리하는 방법 따위로 판단한다는 말이다.

불문율의 계급 규칙 중 실제 몰고 다니는 자동차보다 자동차 관리 할 때는 계급을 별로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인은 비록 인정하지 않지만, 차종이 바로 계급표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지만 정확히 어떤 차가 어떤 계급과 연관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차종보다는 차의 외관과 상태가 더 강력한 계급 신호를 발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당신의 차는 얼마나 빛나고 깨끗한가? 또는 얼마나 더럽고 지저분한가? 기본 규칙은 먼지 하나 없이 반짝거리는 차는 중중층, 중하층, 상층 노동계급의 품질보증 마크다. 더럽고 손을 안 본 차는 상류층, 중상층과 하류 노동계급 (혹은 많은 경우 실업자와 저소득층)의 소유이다. 다른 말로 더러운 차는 가장 높은 계급과 가장 낮은 계급의 차이고, 깨끗한 차는 중간층 차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그리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더 분명한 계급 구분은 차의 청결 상때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되었느냐에도 달려 있다. 당신이 늘상 주말에 마당이나 집 앞 길가에서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차를 씻고 닦아서 광을 냈는자? 그렇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중상층, 혹은 중중층이 되고 싶어 당신의 출신 성분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와버린 것이다). 당신은 차의 먼지들을 씻어내는 데 영국 날씨에 의존하고 사람들이 차체를 덮은 먼지에 손가락으로 낙서를 하기 시작하거나 창문을 통해 밖이 안 보일 때나 되어야 세차장에 가고, 그게 아니라면 평소에는 그냥 바가지로 씻어내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상류층, 중상층 혹은 하류 노동계급, 하류층일 것이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5 김태은의 온고지신 hherald 2012.02.13
314 이민칼럼-영국서 비자 심사 중 급한 일로 해외 나갈 때 여행증 [190] hherald 2012.02.13
313 영국인 발견 - 좋고 나쁘고 불편한 [121] hherald 2012.02.13
312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1 프롤로그 file hherald 2012.02.06
311 선교의 현장- “오라, 런던으로! 나가자, 세계를향해!” [5] file hherald 2012.02.06
310 이민칼럼-영어권 시민권자 영국이민 방법 [173] hherald 2012.02.06
309 부동산 상식-임대 종료후 인벤토리 첵크 아웃을 하고 난후 집주인이 더 보상요구를 하는 경우 [220] hherald 2012.02.06
308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9주일목회자 칼럼-제78문: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실제 몸과 피로 변화됩니까? hherald 2012.02.06
307 목회자칼럼-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8주일 거룩한 성만찬에 대하여 hherald 2012.01.23
306 김태은 박사의 한의학 칼럼-아플 때 술은 약인가? 독인가? [1] hherald 2012.01.23
305 영국인 발견 - 영국적인 것의 원리 [1] hherald 2012.01.23
304 부동산상식-인벤토리 첵크 아웃을 집주인과 직접 했습니다 [201] hherald 2012.01.23
303 이민칼럼- 비자 만료된 상태에서 비자신청 가능한가요? [22] hherald 2012.01.23
302 영국인 발견 - 페어플레이 규칙 [1] hherald 2012.01.16
301 이민칼럼- 요즘 학생비자에서 취업비자로 전환 방법 [144] hherald 2012.01.16
300 목회자칼럼-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7주일 거룩한 세례에 관하여 hherald 2012.01.16
299 목회자칼럼-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7주일 거룩한 세례에 관하여 [4] hherald 2012.01.16
298 부동산상식- 계약 연장시 다시 이사 갈 때 까지는 거주하고 싶을 때. [4] hherald 2012.01.16
297 영국인 발견-도로 분노와 '우리 옛날에 이러지 않았는데' 규칙 hherald 2012.01.09
296 목회자칼럼-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6주일 거룩한 세례에 관하여 hherald 2012.01.0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