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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누구나 Facebook이라는 소셜 네티워킹 웹사이트를 접해 본일이 있을 것이다. 거미줄 같이 엉킨 인간관계가 온라인 상에 펼쳐진다. Facebook은 현대사회의 과잉됨과 또한 상실됨의 단상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예이다. 복잡한 관계와 넘쳐나는 교류 속에서 한 개인은 역설적이게도 사라지고 비인간화 되어 간다. Facebook illusion, 말 그대로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이 창조해낸 환영으로 타인에게 인식되고 싶은 환영을 창조하고 그 환영 속에 자신을 감춘다. 환영은 재창조된 아이덴티티로 한 개인의 다른 모습을 표현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정체성을 향한 진정성은 존재하는가?

김하영 작가의 작업에는 강렬한 색채들로 이루어진 단순한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한다. 선명하고 다양한 색채들로 구성된 화면은 보는 이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둥둥 떠다니는 얼굴 없는 소녀들의 캐릭터, 쏟아내고 부어냄, 얽히고 섥혀 풀릴 엄두가 나질 않는 꼬임들. 사용되는 색채만큼이나 그 표현된 형태들도 매우 강렬하다.

"아바타화된 인간성, 디지털화된 감정을 느끼는 장기를 가지고 있는 아바타, 화학 반응으로 일어나는 감정의 몸속안 풍경, 복제된 소녀들, 사물성, 수많은 복제된 아이덴터티, 캐릭터 없는 캐릭터들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종종 배경에 쓰는 표현적인 색들과 제스쳐는 감정을 표현합니다. 감정이 몸 속 안에서 일어나는 장기와 호르몬의 화학 작용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색들을 섞어 그 효과를 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의 형상들은 2차원적인 납작한, 정보를 답고 있지 않아 더욱 더 얇고 개념적으로 평평한 인간 이미지(마치 유령과도 같은)를 그려 넣었습니다."(김하영)

그가 말하듯, 그의 작업은 디지털 문명화 속(Facebook illusion)에서 소실되어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향한 진정성에 대해 꼬집는 듯 하다. 끊임없이 쏟아져, 토해져 나오는 것들은 마치 사회가 가압적으로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토해내는 듯 보인다. 내 것이 아닌 것을 토해 냄으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 가려는 한 개인의 의지, 또는 마지막 희망인 것이다. 사회 속에서 보이지 않는 요구로 인해 동일한 모습으로 복제되어 가는 캐릭터들. 정체성을 잃은 현대인의 모습들이 캐릭터 없는 캐릭터로 위트 있게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사라짐 가운데에서도 작가 김하영은 자신을 비롯한 개인과 사회를 향해 진정성에 대한 갈망의 촉구를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쏟아져 나오는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조금은 자유로이 그 안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세상에 서고자 하는 작은 외침이 느껴진다. 그 의지가 희망적이지 않은가?

Royal Academy에서 수학중인 김하영 작가의 개인전은 현재 43 inverness street gallery에서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내용은 www.43inverness-street.com 참조 하십시오.)

 

 

 

객원기자 박가희는 현재 골드스미스(GoldsmithsCollege, University of London)에서 MA Contemporary Art
Theory 공부 중이다.
surreal_bakk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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