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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하루살이도

살다보니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가는 세월을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사람들은 세월을 돌아보며 여러 가지 말 들을 쏟아낸다. 하루가 열흘 갔다느니, 삼년 같다느니,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니 빠르게 간다느니, 느끼는 것이 사람마다 가지가지로 다르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라고 부르는 노래도 자주 듣는 가사의 한 줄이다. 나이 들고 보니 이제 와서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지만, 젊을 때는 알았다해도 그게 뭐 어떤데하며 그 까짓것 했다. 그런 이유로도 세상은 공평하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큰 틀로 보면 더 긴 세월도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주어지는 계절이나 시간조건 등은 같이 주어진다. 본인들에 따라 길거나 짧게 느껴질 뿐이다. 하루살이도 하루가 길다고 느낄까 아니면 짧다고 느끼는 것인가?



하루가 삼년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란 시경에 ‘쑥을 캐는 그대를 하루만 안 보아도 삼년을 못 본듯하다(一日不見 如三秋兮)’는 데서 나온 것으로,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하게 느껴지거나 그리워하여 몹시 애태우며 기다림을 이르는 말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일년을 마무리 하는 때이니 일년을 대변한다고 본다. 옛사람들도 수많은 어려운 일 중에서도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百難之中待人難)고 했다. 바로 옆집 처녀와의 일이든, 멀리 한양으로 간 춘향이의 애인 이도령의 일이든 간에, 교통이나 서신왕래가 어려웠던 시절이나 카톡으로 세계가 다 연결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님을 맞이하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발꿈치를 들고 기다리는 것은 같을 것이다. 옛말에 황하의 누런 황톳물이 맑아지고, 봉황새가 울기를 기다린다(河淸鳳鳴)'거나 없는 손자 환갑 기다린다같은 부질없는 기다림을 탓하기도 한다. 갑자기 청춘시절 아련한 마음으로 다가왔던 시귀가 떠오른다.


혼자 앉아서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 최남선

윤사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 박목월

시간이 없어

어찌 이렇게 마음을 노래 할 수 있을까? 시인들의 뛰어난 재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나는 가끔 타고난 인간의 재능을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재능이 많은 이는 다 펼칠 시간도 없이 인생이 흘러 가버리고, 재능이 적은 사람은 재능을 키워 보려다 시간을 다 보내 버리지 않나한다. 물론 재능이 있어도 열심히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최근 아시안 게임에서도 볼 수 있었다. 세계적인 큰 대회에서 자신이 가진 지상최고의 재주를 펼치고 싶을 것이다. 얼마나 기다리며 참아왔던 시간들이었던가? 그러나 부상 등의 이유로 본인의 의사와는 다르게 기량을 펼칠 기회마저 다가오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장자는 말한다. ‘초(楚)나라 남쪽에 있는 명령(冥靈)이라는 나무는 천 년에 하나씩 나이테를 더한다. 또 상고(上古)에 있었다는 대춘(大椿)이라는 나무는 16,000 년에 하나씩 나이테를 더해 갔다고도 한다. 이런 것들에 비하면 수백 년을 살았다는 팽조(彭祖)가 부러운 나머지 그렇게라도 오래 살아 보고 싶어 발버둥치는 인간의 모습이야말로 얼마나 가련한 것인가’라고.


영국서울한의원 원장  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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