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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그만 우리는 너무 쿨해서' 규칙 

나이트 클럽은 퍼브나 바 보다는 음악이라는 공통화제가 있어 점수를 더 얻을 수 있다. 하여튼 말문을 트는 문제는 음악의 크기 때문에 좀 줄어든다. 
시끄러워서 고함치는 단음절로나 의사소통이 가능하므로 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유혹해야 한다. 높은 사교성과 술에 의해 나이트 클럽은 이론상으로는 유혹 장소로 최고에 가깝다. 그러나 클럽 단골에 생기는 이상하고 분명한 불문율이 생겼다. 거기서는 춤은 무성 활동이라고 여겨진다. 그들의 목적은 음악과 군중이 하나가 되어 행복감에 도취된 상태의 초현실적 경험을 통한 집단 친교다. (문화인류학자 빅터 터너 Victir turner는 이를 코뮤니타스communitas,즉 정신적 집단이라 불렀다. 현실 탈피를 통해 맺는 집단 친교는 강렬하고 친근한, 오로지 해방 상태에서만 경험 할 수 있다. )  그들은 거기 가는 이유가 천하고 우둔한 '유인(pulling)'을 위해서라고 하면 펄쩍 뛴다. 
전국 조사에 의하면 오로지 6퍼센트의 클럽 이용자들만이 섹스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클럽 댄스 이벤트에 간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런 조사 결과는 우리 조사자들이 '사교적 호감 가는 형으로 꾸미기(social desirability bias)' 라 부르는 예 때문이다. 이 SDB는 본인이 적어내는 설문지를 통상 잇는 표준 오류를 이르는 말로, 응답자가 자신을 사교적으로 호감가는 혀응로 꾸미려 하는 것을 말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얘기다. 클럽 이용자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의식적으로 꾸며 답을 한다. 다른 질문에서는 반 수이상의 응답자가 클럽댄스 이벤트에서 만난 상대와 섹스를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 조사가 제시하는 바는 섹스 파트너외의 만남이, 자신들이 인정하는 다른 목적보다,클럽을 가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SDB는 상당히 유용하다. 이런 반응은 특정 집단이나 하부문화집단의 사교 규칙이나 기준을 가르쳐준다. 이 경우 자신들의 음악 취향이 '주류문화'와 다르다고 자부하는 젊은 영국 클럽 이용자들 사이에는 '섹스는 그만, 우리는 너무 쿨해서'라는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클럽에 가서 기대되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이 쿨하지 않음의 기준인 이상 클럽 이용자들은 그게 자신들의 동기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만일 자신들이 클럽에서 만난 상대와 잤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룻밤 유혹의 부산물일 뿐이다. 그 일이 그날 밤의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섹스는 그만' 규칙은 실제 지키기보다는 입으로만 하는 소리이다. 우리는 섹스에 별 관심이 없는 양한다. 그래도 우연을 가장한 고의로 상당히 많은 사건을 만들어낸다. 그게 바로 사랑스러운 영국인의 위선이다.
게이 클럽 이용자들이 보통 클럽 이용자들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정직하다. 일부는 '섹스는 그만' 규칙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유혹과 짝짓기 그리고 섹스가 클럽에 오는 중요한 목적이라고 솔직히 인정한다.

직장
'의도적인 유혹'과 '오락 목적의 유혹'은 영국 직장과 사무실에서는 흔한 일이다. 조사에 의하면 영국인 40퍼센트가 지금 배우자와 현재 성적 상대를 직장에서 만났다. 또 유혹행위가 사무실 스트레스와 걱정을 풀어주는 방법이라고 최근 조사가 밝히고 있다. 유혹하는 듯한 가벼운 농담이 많든 좋은 분위기는 불화를 줄여주고, 상호 칭찬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물론 그것을 잘 안다. 그러나 미국에서 수입된 청교도적인 영향으로 사무실에서의 유혹은 위협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많은 사무실과 직장에서 유혹은 공식 금지되었다('정치적으로 바르게 행동하기' 로비스트들이 추진하는,인간 정신에 깊이 각인된 유혹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조치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영국에서 사무실과 직장은 다른 데보다는 유혹하기 좋은 곳이다. 사무실이나 공장에는 술이 없어서 SAS 테스트에서 두 가지만 합격했지만, 직장동료들은 술이 있는 장소에서 만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직장은 사교성과 공통 화제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 중점 그룹 참여자들은 특히 업무 훈련, 세일즈 컨퍼런스, 학계 컨퍼런스처럼 직업과 관련된 짧은 여행이나 모임을 지목했다. 여기서는 공통 화제, 편안하고 사교적인 대화 분위기, 모임의 윤활유인 술까지 겹쳐 유혹 행동에 아주 좋은 상황이다.
영국 직장에서도 유혹 행동은 오로지 특정한 장소, 특정한 사람들 사이에, 정해진 시간과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직장마다 나름의 유혹 행동을 규제하는 불문율이 있다. 내가 본 바로 일부 회사는 커피 자판기, 복사기, 카페테리아 등이 비공식 유혹 지역이다. 어느 한 곳에서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모이는 발코니가, 특히 그들이 금연자들보다 사교성이 좋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 혹은 그들 사이에 시대사조를 역행하는 반항적인 연대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한 여성은 자신은 담배를 안 피우는데 피우는 척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담배 피우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게 좀더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학교
교육기관은 최고의 유혹 장소이다. 한창 때 독신 젊은이들이 생애 첫 짝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곳으로 SAS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다. 각종 학교와 대학은 공통 화제와 사교상에서는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업시간에야 술이 없지만, 더불어 술 마실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공통 화제는 영국 젊은이들에게는 각별히 중요하다. 어느 젊은이들이나 자의식이 강하고 특히 어색해하며, 안면이 없는 사람과 말문을 트는 데 필요한 사교 기술이 없다. 그러나 공통 생활방식과 학생으로서의 걱정, 스스럼없는 분위기 등은 서로 말문을 트기에 좋다. 학생이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통점이 있어서 굳이 화제를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짤 필요가 없다.

스포츠, 클럽, 취미활동 참가자와 무능력의 규칙
스포츠와 취미활동 참여자들은 사교성과 공통 화제에서는 SAS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술은 이 활동에 꼭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조달해야 한다.
영국 아마추어 스포츠 팀이나 취미 클럽 구성원들 사이에서 유혹 활동 정도는 그의 수준이나 관심과 반비례한다. 약간의 예외를 제외하곤 초보 테니스인, 제대로 못 걷는 등산객, 형편없는 화가, 발이 꼬이는 댄서들 사이에서 특별히 유혹 활동이 활발하다. 그러나 제대로 하고 열심이며 경쟁력 있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좀 적은 편이다. 심지어 형편없는 참가자도 자신은 이 클럽이 지향하는 목적에 걸맞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 다닌다고 주장한다. 영국인은 자기망상의 달인이기에, 그들 자신이 정말 그렇게 믿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테니스 라켓이나 오드넌서(Ordnance) 정밀조사 지도, 유화 물감 붓은 사교를 위한 소도구와 촉진제이고 유혹도구로도 아주 유용하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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