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대학교는 2016년 대입전형의 기본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2015년 대입전형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학부별로 정원조정이 다소 발생한 것 외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시모집정원은 2015년에 7%정도의 축소조정을 거친이후 75%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의예과에서 수시 일반전형 선발비중이 높아진 점으로 인하여 약간의 모집정원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표-1] 서울대학교 입학정원 비율

의예과의 수시일반전형비율 증가는 수시 일반전형에서 실시하는 다중미니면접의 성과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은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 및 치의학과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다양한 주제와 상황을 제시하는 5개의 면접실과 제출서류의 내용을 확인하는 1개의 면접실 등 총 6개의 미니면접실로 나누어져 진행되는 면접방식이다.  이 면접방식은 캐나다의 McMaster University 의대에서 시작한 것으로서 전통적인 인터뷰 방식이 해당학생의 의대입학후 성적을 예측하는데 유용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실무의료진에게 가장 빈번한 문제가 인간관계와 전문가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윤리적 문제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면접을 통하여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과년도 입시에서의 면접실구성을 보면 서울대학교가 응시자의 어떤 점을 보고자 하는가를 알 수 있다. 2014년도 입시에서 서울대학교 면접실들은 1) 면접방식안에 자기소개서를 집중적으로 평가하고 증명하는 면접실, 2) 대학입시 문제점의 비판 등 시사적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2개의 면접실, 3) 구글검색을 통하여 독감의 특징을 설명하는 최신데이터 분석과 연관된 문제를 묻는 면접실, 4) 협업시 갈등상황, 여행계획 및 준비, 타인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대응방식 등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중 벌어질 수 있는 여러가지 경우의 대응을 묻는 3개의 상황면접실들로 구성하여 시사와 분석적 사고뿐만 아니라 사회성과 협업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여러가지 소양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특성은 기본에 충실한 입학전형의 방향성이다. 서울대학교는 가장 정부정책방향과 부합하고 공교육에 충실하도록 하는 입시전형을 실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의 핵심내용을 설명한 입학전형 안내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기본방향이 설명되어 있다.

1)     스펙이 많은 학생보다는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학교안에서 이루어지는 교과활동과 교과외 활동을 반영하여 평가한다.

2)     각종 증빙서류는 필수제출서류가 아니며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내용의 진위확인 용도이므로 평가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3)     수시모집의 서류평가에서 수능성적은 평가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단과대학과 지역균형선발전형에 한하여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한다. 2016년 입시의 경우 디자인학부, 동양화과, 조소과, 디자인학부 실기미포함전형,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최저학력기준이 규정되어 있으며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에도 4개영역 중 3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 이내를 얻도록 하는 최저기준이 정해져 있다.

4)     내신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각종 서류들은 계산식을 통하여 정량적으로 배점되는 것이 아니라 정성적이며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5)     심화학습 경험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경험의 내용에 의하여 지원자의 동기, 목적, 과정, 지원자에게 미친 영향 등이 드러나게 될 때 중요하다.

6)     독서능력은 글의 주제파악능력,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보여주는 대학생의 기본소양이므로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위와 같이 제시된 여러가지 입학전형의 주안점들은 비단 서울대학교만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본적인 정부의 정책방향에 부합한 입학전형을 실시하고자 하는 각 대학의 노력의 근간에는 이와 같은 기준들이 있으며 여러가지 방식의 입학전형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학교교육에서 뛰어난 성취도를 보여주는 학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심화학습경험이 단순한 스펙들의 나열이 아니라 지원자가 분명한 방향성과 동기를 가지고 도전한 경험들이어야 하며 다시 지원자를 성장시킨 성과로 돌아온 사례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 졸업한 학생들이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여 준비하기 어려운 독서활동도 학교선생님의 추천서,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통하여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