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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마귀와 매미

hherald 2015.03.16 19:06 조회 수 : 285

 
 
사람이

지은이 미상(未詳)의 우리말의 시조가 2편 있는데 내용을 한번 새겨 볼만하여 적어본다. 사람이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이고 누구도 예외일 수 없으니 굳이 사족(蛇足)을 달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사람이 사람그려 생사람이 병드단 말가
사람이 설마 사람이면 사람하나 병 들이랴
사람이 사람 병 들이면 사람은 사람 아닌 사람
 
사람이 사람그려 사람 하나 죽게 되니
사람이 사람이면 설마 사람 죽게 하랴
사람아 사람을 살려라 사람이 살게
 
매일매일이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도 사람에 의하여 일어나는 사건사고로 병들고 죽음을 맞는 경우를 매일 접하고 산다. 그런 경우가 옛날이라고 없었을리는 없었겠지만, 현세상이 더 많은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알던 모르던 간에 다른 사람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듯 벼락 맞듯이 당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일 것이다.

짐승만도 못한
사건사고의 발생문제는 생존에 관한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것이다. 흔히 원수나 적(敵)과의 숙명적 대결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영화를 봐도 결말은 어찌되는지 대충 다 안다. 말을 안 해도 각자는 주인공이 되어서 생존하는 상상을 할 것이다. 무조건 생존해야만 한다. 적을 무찔러야만 한다. 그런데 상대편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저들끼리 싸우라 해’하며 어부지리를 노리는 이들도 있다. 더나가 서로 싸우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생존을 위한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똑같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은 먹고 살 만큼만 먹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난리를 친다. 짐승하고 비교 할 수 도 없고, 하긴 오죽하면 못먹게 하는 법까지 만들려고 하는데도 그나마도 잘 안되나 보다. 하긴 선진국은 너무 먹어서 비만으로 병이 오고, 지구촌 일부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게 세상의 아픈 현실이다. 대게 인간은 제가 병들고 죽을 줄도 모르고 먹을 것에 매달리고 집착한다. 몰입하는 꼬라지를 보고 장자는 몰입은 재난의 원인(螳螂搏蟬)이라 했다.

당랑박선(螳螂搏蟬)
장자(莊子)가 어느 날 조릉(雕陵)의 울타리 안에서 거닐고 있다가 한 마리의 이상한 까치가 남쪽으로부터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날개의 폭이 일곱자나 되고 눈도 한 치나 되는 그 새는 장주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주는 ‘이건 무슨 새인데 날개는 커도 높이 날지를 못하고, 눈은 커도 보지를 못하나’하고 말한다. 장자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숲으로 가서 활로 쏘려는데, 매미가 나무잎의 그늘에 앉아 노래하느라 자기조차 잊고 있었다. 그 뒤엔 사마귀가 숨어서 매미를 잡으려는 생각에 자신의 형체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상한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느라고 역시 자신이 위험하다는 것을 잊고 있지 않은가!. 장자는 이를 보고 놀라 두려운 생각이 들어 ‘만물이란 본래 서로 해를 끼치고 이익과 손해는 서로를 불러들이고 있구나’하며 활을 버리고 돌아오는데 밤나무 숲을 지키는 자가 쫓아와서 도둑으로 몰며 따지듯이 물었다. 장자는 돌아 와서 석달동안 불쾌한 모습으로 지내니 제자가 찾아와 무슨 일로 불쾌하게 지내냐고 물으니, ‘나는 내 형체만을 지키느라 내 몸을 잊고 있었고, 흐린 물을 보는데 마음을 빼앗겨 맑은 못에 몸을 비춰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나는 스승에게 세속에 들어가면 세속을 쫒으라 들었는데, 나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자신을 잊어버리고, 이마를 스치고 간 이상한 까치에 정신이 팔려 내 참모습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그 때문에 밤나무 숲지기에게 치욕을 당했기에 이렇게 불쾌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밖에 모르고 자신의 이익만 바라보다 치르게 될 가혹한 운명을 누가 어찌 알겠는가?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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