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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일곱 걸음 후에는

hherald 2015.02.02 19:29 조회 수 : 316

 
 
운부터 좋고 보아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하기를 바라며 보고 있는데 4강에 올랐다. 껄끄러운 우승후보국들의 탈락으로 기대가 되기도 한다. 해설 중에 늘 하는 말이 나오기에 한번 더 생각해 보자. ‘강한 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팀이 강한 팀이다’라는 말이 있단다. 세상사 어디에나 쓰여 지고 통용될 수 있다. 끝까지 살아 남는 자가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 까지 살아남기 위하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으로 재수가 좋아야하는 것이 7할이고 재주가 3할을 차지한다는 것이 경험에서 나온 일반적인 견해일 것이다.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다. 오래 길게 살기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있겠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생사의 문제부터 해결해야하는 순간도 있다. 생사를 내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 자신과는 관계없이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단순한 운이나 임기응변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유명한 칠보시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 중에 위의 왕이었던 조조는 맏아들 조비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죽지만, 왕이 된 조비는 신하들의 이간질에 말려 조조의 총애를 받던 동생 조식을 죽이려한다. 조비는 조식에게 형제라는 뜻이 들어가되 형제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일곱걸음을 걸을 때까지 시를 지으면 살려 주겠다한다. 이에 조식이 눈물을 흘리며 ‘칠보시(七步詩)’를 지었고, 감명을 받은 조비는 자신의 우매함을 반성하였다는 시다. 세상에서 시를 빨리 잘 짓는 사람을 칠보지재(七步之才)라 한다. 내용을 들여다 보기 전에 먼저 썼다는 것부터 보자. ‘두 마리의 고기덩이가 길을 가지런히 가는데, 머리엔 볼록한 뿔이 달렸다. 서로 철산 밑에서 만나 홀연히 싸움이 벌어진다. 두 대적은 다 함께 강할 수 없기에 한 고기덩이는 토굴 속으로 쓰러진다.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운을 다 쏟지 못 함일세’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 쓴 것이 다음이다.
 
콩대를 때서 콩을 삶으니 (煮豆燃豆萁)
솥 속의 콩은 울고 있네 (豆在釜中泣)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本是同根生)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느뇨 (相煎何太急)
 
재주는 재주
한 아버지의 자식들로 형제간에 자신(콩)을 형(콩대)이 너무 핍박하는 것을 비유한 시로, 뜻을 전하여 형을 뉘우치게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하여 조식은 죽지 않고 추방당하지만 살아남았다. 두 시에서 모두 형을 속이 좁고 운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서서 목숨이 떨어져 나갈 판에, 자기의 능력이 딸려서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라, 힘을 다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함을 탓하고, 콩대로 콩을 삶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형의 좁은 속을 나무라며 하소연 하는데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목숨을 부지하는 뛰어난 재주를 가졌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백수문
또, 일설에 종요라는 이가 조비에게 부왕 조조의 뜻을 따라 줄 것과 후한의 헌제를 폐하고 스스로 천자가 되는 일만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직언하다 미움을 사서 옥에 갇혔을 때, 많은 신하들이 옥에 가두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라고 하니, 석방시키고 싶으나 위신문제가 있어 구실을 찾은 것이 하루 밤 안에 한 글자를 두번 쓰지말고 천자의 한자로 네글자씩 묶어 사언시(四言詩)를 지면 풀어 준다고 하였다. 종요는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조비의 마음을 다시 돌려 보려고 쓰기 시작한다. 온정신을 다해 생각하고 글을 썼는지 마쳤을 때는 머리가 하얗게 백발로 변했다한다. 이것이 천자문이고 백수문이라고도 하는데, 하늘천따지(天地)하며 우주운행부터 사계절, 인간도리, 농사, 명승지까지 다루는 주옥같은 말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일곱걸음을 걷는 동안 살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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