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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 나하고 놀자!

hherald 2013.01.14 23:03 조회 수 : 1843

나하고 놀자!

놀자

불과 50여년 전의 우리는 초등학교에서 ‘철수야 영희야 나하고 놀자’ ‘바둑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로 시작하는 1학년 1학기 국어책으로 처음 글을 배웠다. 해방이후에도 일제의 우리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후유증이 연속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흔히 친일파(親日派)라 하는 이들과 그와 관계된 유학파들이 교육도 관리하였으리라 짐작하지만 어찌되었든 시대적 상황은 우리를 창조적이며 생산적인 것으로부터 멀리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봉건적인 사상을 바탕에 둔 조선시대의 패망과 뒤이은 암울했던 일본식민시대의 절망적인 상황과, 강대국을 대신한 한민족끼리 벌인 한국전쟁 속에서 우리 것은 하나도 지키지 못하며 모든 것을 잃고 빼앗겨 버리고 정신마저 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어떠한 역할이던 해야만 하였던 그 시절로 보아 좀 배웠다는 이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생각한 이들이 후세들에게 가르쳤던 것이 바로 우리가 어릴 때 교육받은 ’놀자‘였다. 노래도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였다. 그래도 그 중에서 의식이 있는 인사들에 의해 민족의 얼은 이어지고 전해져 온 것 같다. 겨우 정신 차린 것이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시작된 경제발전이었다.

우리 후손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하는가?

100년 전까지 우리의 자녀 교육은 향교(鄕校)나 서당(書堂)을 통하여 어르신들로부터 천자문(千字文)으로 하늘천따지가물현누르황(天地玄黃)을 가마솥에 누룽지라 바꿔 부르고 다니며 우주의 진리부터 배웠고, 명심보감(明心寶鑑)을 통하여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사람은 복(福)을 받고 거역하는 사람은 화(禍)를 입는다는 것을 먼저 배웠으며, 소학(小學)으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자기 몸을 먼저 수행하고 닦아 가문을 이루고 국가를 다스려 천하를 평화롭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를 익히고, 대학(大學)으로는 밝은 덕을 더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사랑하며(親民) 지극한 착함에 이르게(至於至善)하고자하는 목적을 가지고 후손에게 전해 준 것이 우리 선조들의 교육이었다. 오늘 날 우리는 우리 후손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하는가?

리 리 리자로 끝나는 말은?

현재 우리나라 어린 새싹들이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시간에 교과서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배움의 기쁨’이란 단원으로 ‘리 자로 끝나는 말’이다. 역사에서도 국민의 관심과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하여 보고 즐기고 노는 것들을 활성화시켜 민초들의 집중을 흐트려 트린 예들을 볼 수 있듯이, ‘놀자’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 ‘~은?’하고 상상력을 요하는 단어는 잠재력의 차이뿐만 아니라 심리학같은 전문적인 것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바뀐 교과서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후손을 위하여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는지 모른다.

제자를 두기란?

불과 한 세기인 100년 전까지, 아니, 내 할아버지, 아버지가 배웠던 소학(小學)책의 머리말에 쓰여 있는 것을 보자. 물을 뿌리며 마당 쓸고 청소하며, 어른의 부름과 물음에는 응당히 답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물러나는 것과, 예절을 지키고, 어버이를 사랑하며 어른들을 공경하고, 스승을 높이 받들 줄 알며, 벗들과 친하여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들이 모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반드시 어릴 때부터 배우고 익히게 한 것은, 배우고 익힌 것이 습관이 됨에 지혜가 함께 자라나고, 삶의 변화가 마음과 함께 이루어지니, 어린아이들의 마음속에서 버티어 막고 있는 것 들이 교육을 통하여 내적으로 들어가는 가르침을 혹시나 방해 할까하는 걱정을 없애고자 함이라하여, 초기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여기에 쓸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모두 책 속에 있다.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선생님이다. 지식만을 배우려면 독학해도 될 수 있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영향은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큰 인물은 아니 되더라도, 사람으로서 됨됨이는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많이 안다고 많이 배웠다고 많이 가졌다고 제자들이 생기고 따르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이 많이 바뀌어 진 오늘날에는 스승이 없이도 얼마든지 경제활동을 하며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선생은 많아도 스승이 없고, 학생은 많아도 제자가 없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동네 흘러 다니는 말에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쓸 만한 사람이 없단다. 누가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나도 모른다.

 한의학 박사 영국 서울 한의원 김 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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