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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그대는 아는가?

hherald 2015.04.13 17:16 조회 수 : 282

 
 
이화월백(梨花月白三更天)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맘때면 생각나는 학교서 배운 누구나 좋아하고 아는 이조년(李兆年)의 시조다. 하얀 배꽃에 밝은 달빛과 은하수 빛나는 한밤에, 마음 속에서 뻗어 나오는 아련한 봄같은 내 마음을 구슬피 울어대는 소쩍새라고 어찌 알겠냐마는, 정이 많은 것도 하나의 병인 듯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고 적고 있다. 임금을 향한 마음이든, 과거나 옛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이분의 다섯 형제의 이름이 맏형부터 이백년(李百年), 천년, 만년, 억년, 조년으로 좀 특이할 뿐 아니라, 형제간의 우애도 화재다. 어느 날, 4째와 5째인 이억년과 이조년, 두 형제가 길에서 황금 두 덩이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하나씩 나누어 가지고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느닷없이 동생 조년이 물속으로 황금을 던져버린다. 놀란 형이 왜 그러냐고 묻자 황금을 본 순간 형의 황금도 갖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강에 던져버렸다는 것이다. 이 말에 감동한 형도 역시 황금을 던져버렸다고 한다. 교과서에도 있는 형제간의 아름다운 우애를 말하는 형제투금(兄第投金)이다. 동의보감을 지은 구암 허준을 기념하는 출생지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구암공원 안의 한 연못이 그 곳이다.


전천후로
영국은 꽃의 나라다. 한국은 지금 꽃구경이 한창인가보다. 뉴스와 지인으로부터 봄소식을 듣는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진짜 올해는 공연히 그리운 생각이 더 든다. 벌써 10여년을 못 보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세상을 음양으로 나누는 2분법으로 모두 구별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물이 많은 과일이 있는가하면 견과류들도 있다. 열대지방에서 나는 것도 있고 추운지방에서 나는 것도 있다. 생존해야하는 방법에 따라 성분과 조직이 다르지만, 끝까지 분석하면 모든 성분은 원소로 구성되어있다. 단지 비율이 다르고 다른 형상으로 만들어 져 있을 뿐이다. 이것이 생존의 법칙이니, 인간도 이러한 음양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발달된 문명 덕에 전천후의 세계에 살다보니 생활도 전천후로 해야 하고, 먹는 것도 전천후로 먹어야만 하는 세상이 되었고,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생기는 질병도 전천후로 발생하는 것이리라 본다.


밤에 피는 꽃
낮에 피는 꽃은 우리가 언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밤에 피는 꽃도 있다. 흔히 이름그대로 달맞이꽃이 있고, 어릴 때 지붕위에서 피던 박꽃이 떠오르고, 나팔꽃, 메꽃, 무궁화 등이 눈에 그려진다. 모두 어릴 때부터 늘 주변에서 보아오던 것이지만, 그 중 메꽃은 내 마음 한 구석에 이상스럽게 어딘가에 잔잔하게 남아있는 것을 느끼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일까. 가끔 뿌리도 캐어 씹던 기억도 난다. 연분홍색 메꽃을 영국에서는 볼 수 없지만, 더러 보이는 하얀 메꽃도 바로 가슴에 다가와 무언가를 속삭여 주는 것만 같다. 메꽃은 달면서 찬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이뇨작용을 돕고 강압작용으로 고혈압에도 도움을 주며 당뇨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싹쓸이가 무서워
뭐가 뭐에 좋다하면 열풍을 타고 바로 초토화시키고 싹쓸이하는 한국인의 특성으로 볼 때, 나는 ‘뭐가 어디에 좋다’같은 것을 쓰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약장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까지 방송 등을 타고 무지막지하게 일반인에게 파고들고 있고, 믿거나 말거나 전문가들이 출동하여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희한한 건강 쇼를 벌이는 진풍경으로 보일 때도 있다. 무책임을 떠나서 그렇게라도 새로운 치료제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들로 산으로 너도나도 뒤지고 다니며 초토화시키니 멸종우려도 느낀다. 약초 뿐이겠냐마는, 인간의 삶이 주변환경에 따라 이끌려가야만 하는 것인가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한국은 산이든 들이든 강이든 바다든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다 파헤쳐버려 남아있는 곳도 얼마 없는데, 얼마나 더 파헤쳐질지 모르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한국의 모습을 언제쯤이나 볼 수있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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