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저주 받은 날씨의 연속이었다가 드디어 영국에도 해가 나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동계 훈련에 임하셨던 분들도 계시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많은 분들이 슬슬 몸 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운동은 자신이 지닌 유전자의 잠재력을 깨우는 강력한 도구로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직립 보행을 하면서 엄청나게 섬세한 신경계를 타고 난 인간이 운동을 안하는 것은 자신의 내장 설계도를 정면 위배하는 것으로 당당한 위용의 독수리가 평생 좁은 새장에 갇혀 지내는 것과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기 연민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기능성 운동 (functional fitness training)이란

기능성 운동은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발전시켜온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소시적 열심히 따라 다녔던 미국의 재활 운동 전문가 Paul Chek 씨는 7가지의 원초적 움직임(primal movement pattern)을 논하였는데 이는 스쿼트(squat), 런지(lunge), 밀기(push), 당기기(pull), 구부리기(bend), 비틀기(twist), 걷기나 뛰기(gait) 를 말합니다. 그는 엘리트 운동 선수가 부상을 입었을 때나 퇴행성으로 신체의 원활한 움직임에 제한이 왔을 때 이러한 원초적 움직임으로 다시 돌아가 복구함으로서 재활을 도모합니다. 이런 기능성 움직임의 패턴은 인간의 일상 생활에서 항상 접목되어 있는 움직임과 행위로서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에 잘 들어맞으며 수백만년간 인류와 함께 한 보편적인 움직임입니다. 기능성 운동은 바디빌딩처럼 부분 운동이 아니라 전신의 관절과 근육을 사용하여 일상 생활을 효율적으로 영위하고 운동에 필요한 전신의 힘이 키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골프나 축구 등의 스포츠는 skilled exercise 라고 하여 상당한 기술과 기교가 필요한 한참 상위의 움직임입니다. 이상적으로는 기능성 운동 능력이 충분히 개발되고 발란스와 협응력이 좋아진 상태에서 기술적 운동을 하면 운동 효과가 좋고 부상의 위험성이 줄어듭니다.    

 

The King of All Exercises

모든 운동의 제왕은 바로 기능성 운동의 첫 타자인 스쿼트입니다. 스쿼트는 데드리프트(deadlift), 벤치프레스(bench press) 와 함께 꼭 해주어야 할 헬스의 3대 운동에도 속합니다. 스쿼트는 상체의 무게를 실어 고관절과 무릎을 접어 앉았다 일어나기의 동작으로 하체 운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이 운동됩니다. 크로스핏 운동의 창시자 Greg Glassman은 “스쿼트를 모른다는 것은 다리와 엉덩이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모른다는 말이며, 그것은 달리고 점프하고 펀치를 내미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스포츠의 대부분은 다리 힘이 절대적인데 스쿼트는 강력한 하체의 힘을 동원해 어떠한 운동이든 최대의 힘을 실어 보낼 수 있게 합니다. 일반인이 평소에 꾸준히 스쿼트를 해주는 것은 일상 생활에 생기 발랄함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저희 한의원에는 스쿼트 적용 대상 환자분들이 너무 많으신데 허리 아프신 분, 팔 다리에 힘 풀려계신 분들, 어깨 아프고 자신의 머리가 무거운 분,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싶고 중력의 지배를 너무 많이 받고 계신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앉아있다가 벌떡 잘 못 일어나시는 분들은 용변 후 화장실에서는 혼자 어떻게 일어나시는지 심히 걱정되는 바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빵빵하지 않고 흘쭉하신 분, 하체가 부실하고 정력이 떨어지는 분, 혈액이 머리로 쏠려 뚜껑(?!)이 자주 열린다는 분들, 모두 스쿼트 실시 대상입니다.

임신 중에도 너무 몸을 사리지 말고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것을 권장하는데 스쿼트가 참 좋습니다. 임신 중 복부의 탄력을 유지하고 골반이나 고관절 통증도 예방할 수 있으며 출산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소녀같이 너무나 여리 여리하신 분이 임신 6개월부터 고관절이 아파서 멀리서 저희 의원을 방문해주셨는데 치료 후 출산 때까지 스쿼트와 런지를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였더니 3개월 후 이 여리 여리하신 주인공은 초산인데 무려 30분만에 쑴풍 아이를 낳는 기염을 토하였습니다. 옛날에는 밭 매다가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데 당시 우리 조상님들께서 평소 Functional exercise를 통한 하체와 골반 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출산 시 자세도 바로 밭매는 자세, 풀 스쿼트 (full squat) 자세가 태아와 호흡도 잘 맞고 가장 자연적인 자세입니다.

 

스쿼트 자세

스쿼트의 미덕은 장소나 기구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으로서 언제든지 맨몸으로 실시할 수 있는데 자세에만 신경 쓰면 됩니다. 영국인 트레이너들은 90도 까지만 내려가도록 지시하던데 허벅지 근육이나 무릎 상태가 안좋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의자 각도까지만 내려가면 스쿼트의 잠재력을 충분히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저희 의원에 오시는 분들도 스쿼트 동작을 해보라고 하면 90도 이하로 꼬리뼈를 내리지 못하거나 발 뒤꿈치가 들리거나 앞뒤로 흔들 흔들하면서 중심을 못잡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엉덩이를 뒤로 뽑는다는 느낌으로 상체는 앞으로 숙이지 않으면서 허리의 아치를 유지하면서 신체 중심이 발바닥 지면 정중앙에 온다는 느낌으로 자신의 몸무게를 저항하면서 운동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