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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잠시 다음의 상황을 먼저 살펴보자. 한국의 대형 강의동과 같은 교실 안.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가 서서 수업을 하고 있다.  코스모폴리탄 도시인 런던에 위치한 대학이라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국적은 매우 다양하다. 1시간 여의 수업이 끝나자, 교수는 강의실을 나간다. 학생들이 가방을 챙기느라 교실은 어느때보다 활기를 띈다. 그때 수업 중 교수와 줄곧 눈을 맞추며 앉아 있던, 모범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는 다음에 있는 세미나의 조를 불러주겠다고 한다.
외국에서 온 학생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어린 놀라움이 스쳐간다. 모두들 ‘세미나가 뭐지?’하는 얼굴로, 세미나가 열린다는 강의실로 이동한다. 세미나란, 함께 강의를 들은 학생들끼리 모여 방금 들은 수업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시간이다. 수업 준비를 하면서 읽었던 텍스트 중 인상 깊었던 점이나 어려웠던 부분들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느라, 영국 학생들이 정신 없는 동안 아시아 권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시계만 쳐다본다.
사실 이 모습은 비단 대학 강의실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명문 교육을 받기를 꿈꾸며,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의 교실에서도 이런 현상은 똑같이 반복된다. 선생님에 대해 지나친 존경심과 가능하면 튀지 않기를 원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익숙한 아이들은, 처음에는 학급 동료뿐 아니라 선생님과도 격의 없는 난상토론을 벌이는 영국식 수업에 지나친 두려움을 느낀다. 영어가 점점 익숙해지면서,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토론식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만 하거나.
어느 쪽이 훨씬 좋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필자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영국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다수와 같지 않은 혹은 같을 수 없는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를 오히려 북돋우는 사회와 교육. 이 점이 바로, 필자가 영국 조기유학의 장점을 묻는 이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다.
다시 원래의 질문, 성공적인 조기유학이란 무엇일까로 돌아가보자. 그 토대는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자세에서 시작될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견 피력은커녕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 내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비록 한창 토론 중이더라도 자신이 이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봐도 된다. 자신과 똑같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또다른 자신감 상승의 이유가 될 것이다. 토론 중간에 끼어들기가 여간 쉽지 않을 때에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본인들을 괴롭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조기 유학은 세계 1-2위에 꼽히는 명문대 진학이라는 단순명료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하는 습관을 갖게 되는 조금 더 근본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위해 유학원을 찾은 많은 성인 학생들 중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조차 스스로 작성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이들이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때면 이런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영국에서 조기 유학을 한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고등 교육을 한국에서 마친 학생에 비해 높은 이유가 있다면, 이는 그들이 구사하는 유창한 언어(영어)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삶과 학업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edm유학센터 런던지사 손주연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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