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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폭(幅) 안에 담긴 타인의 삶
BP PORTRAIT AWARD 2011

응시한다. 타인의 삶을 관망한다. 자신의 삶을 투영한다.

초상화를 바라 보고 있자면 화폭(畵幅) 속 정지된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는 인물이 마치 살아 대화를 걸어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섬세한 인물의 표현은 주름의 흔적이 지나간 세월을 말하듯 한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뿐만 아니다. 빤히 응시하는 인물의 시선은 보는 이의 인식을 관통하여 꽤 뚫는 듯 하다. 화답하듯 내 삶의 이야기를 꺼내어 타인의 삶에 투영 해 본다. 

매해 여름 국립초상화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는 BP PORTRAIT AWARD가 열려 초상화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올 해로 32회를 맞이하는 BP PORTRAIT AWARD는 국적과 나이를 초월하는 많은 작가들의 초상화를 선보인다. 가깝게는 친인척, 친구, 멀게는 유명인사들을 화폭 안에 담았다. 영화 ‘ONCE’의 남우주연 아일랜드 출신 가수 Glen Hansard, 리허설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젊은 여배우 Jade, 영국출신 작곡가 겸 가수 George O’Dowd 등 올 해는 꽤 많은 유명인사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총 2,372점의 지원작 중 55점이 선정 되어 현재 전시 중이며, 그 중 Wim Heldens, Louis Smith, Ian Cumberland의 초상이 차례로 올해 상을 거머쥐었다. 

올 해 선정된 작업 중 Jordi Diaz Alama의 ‘Goodbye dear Chon’이 인상적이다. 이 초상은 죄수복을 입고 정자세로 선 채 두 손에 채워진 수갑을 꼭 쥐고 있는 중년의 여인의 모습이 표현됐다. 묘사 된 여인은 작가의 친구이다. 작가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떠나기 전 Chon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한다. 초상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딘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 곧 다가올 죽음을 예견하는 것일까? 힘을 잔뜩 주어 수갑을 팽팽히 당기는 손과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은 다가올 죽음 앞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는 듯 그 인상이 매우 강렬하다. 조용한 응시 속에 지나간 세월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듯하다. 

이렇듯 초상화가 흥미로운 건 아마도 화폭 속 표현 된 인물에 대한 관람자만의 상상이 가능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상대방의 생김새, 옷차림, 자세 등을 통해 타인의 삶을 읽어본다. 책의 겉모습만 보고 내용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초상화를 감상하고 있자면 제한된 폭에 담긴 한 개인의 삶의 흔적을 추적하게 된다. 상상의 끝은 결국 자신의 삶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마주한 시선 속에 무슨 이야기가 들리는가? 

BP PORTRAIT AWARD는 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오는 9월 18일까지 계속 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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