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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41회 신문 규칙

hherald 2011.05.02 18:30 조회 수 : 2667


영국인은 글이라는,틈하나 없이 완전한 벽 속에 누에고치처럼 둘러싸여 있다. 아, 얼마나 영국인다운가?(지금은 4개 브로드시트 중 <텔레그라프>를 제외한 3개 신문이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크기를 줄였다. 이제 영국 통근자는 더 이상 신문뒤에 숨을 필요가 없어진 모양이다. 한국은 일부를 제외한 모든 신문이 브로드시트이고 고급 전국지 모양인 걸 보면 우린 참 고급을 좋아하고 신문 뒤로 숨을 일이 아직 많은 모양이다. -옮긴이)
브로드시트는 어느 정도는 정치적 제휴 표시로도 쓰인다. <타임스>와 보통 토리그라프<Torygraph:Tory는 보수당의 속칭-옮긴이)라 불리는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타임스>보다 조금 더 우익 성향이다. <인디펜던트 Independent>와 <가디언Guardian>이 죄익 성향이라 보기 좋게 균형을 맞춘다. 가디언이 <인디펜던트 Independent>보다는 좀 더 좌익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가디언Guardian>독자라는 말은 주로 조금 정돈이 안 된 듯한, 죄익 성향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향의 자연보호주의자나 환경 채식주의자 등을 얘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영국이니, 이 신문들의 정치적 입장은 극단적이지 않다. 당신이 영국인이 아니라면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보기 쉽지 않다. 영국인은 정치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도 극단을 싫어한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특히 정치적 과격파와 광신자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유머 규칙 중에서 제일 중요한 진지하지않기 규칙을 깬다.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프랑코가 저지른 숱한 죄 중에서도 겸손하지 않은 죄가 가장 크다. 그런 독재자들은 영국에서는 집권 할 가능성이 전혀없다. 심지어 그들의 윤리와 도덕적인 문제는 그만 두고라도 거만함 때문에라도 금방 국민들로부터 거부 당할 것이다. 조지 오웰은 최소한 한번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의 소설 [1984년]은 영국에서는 현실성이 없다. 그의 소설처럼 빅 브라더가 정말 등장했다면 우리들의 반응은 분명 "어이!됐거든!"일 것임에 틀림없다. 
다른 말로는 대중지라 불리는 타블로이드 판은 크기가 작고 (그래도 머리와 어깨를 감추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지적으로도 덜 도전적이다. 고급지 독자들은 때로는 그 큰 신문을 내리고 대중지 독자를 깔본다. 그들이 추한 언론이 어떻고 하면, 그건 대중지를 일컫는 말이다. 
모리(mori)여론 조사에 의하면 우리 중에는 언론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만족한 사람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도 그 차이는 아주 적다고 하니, 만족한 사람과 불만을 가진 사람이 거의 반반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조사자가 지적하는 바로는 그 의견에도 상호 모순이 상당히 많다. 전체적으로 소수인 고급지 독자들 때문에,불만이 있다는 쪽으로 균형 추가 약간 더 기울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안 읽는 대중지 때문에 신문에 불평을 떠뜨린 것이다. 이들 때문에 언론 전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식의 비난이 일었다. 실제로는 읽지도 않으면서  거기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 때문인데, 이것은 영국적으로 보면 아주 공정한 논점이다. 영국인은 항의를 사랑한다. 영국의 교육받은 계급은 자신들이 잘 모르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문제에 시끄럽게 항의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보기엔 고급지 독자는 자신이 신문을 안 읽는 신문뿐만 아니고 사실은 자신ㅇ이 읽는 신문에도 불만을 표한다. 영국인의 경우 무엇을 산다고 해서 그것을 실제 좋아 한다거나 만족해 한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거기에 불평이나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아니다. 아무 뜻 없이 불만을 늘여 놓을 기회가 생기면, 예를들어 우리 의견에 흥미를 표하는 여론 조사원을 만나면, 우린 정말 무엇에 대해서든 불평을 해야 한다. 
구독료를 내는 고급지 독자로서, 대중지에 여하한 호평을 한다면 나는 아마 반역자로 몰릴 것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대중지가 부당하게 악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맞다. 나도 그들의 선정주의와 피해 망상에 이제 질렸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고급지도 그런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긴 마찬가지이다.
영국에는 네 개의 고급지와 네 개의 대중지. 도합 여덟개의 전국일간지가 있어 그들은 비교적 작은 시장에서 생사를 건 경쟁을 하고 있다. 그들 모두 때로는 과장과 오도를 해서라도 주목을 끌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면에서는 제쳐두고라도, 대중지와 고급지 기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질이 훌륭하다. 대중지와 고급지는 스타일이 다르나  기자들 자질은 동일하게 뛰어나다. 이는 놀랄일이 아닌데, 그 이유는 그들이 종종 동일 인물이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고급지와 대중지를 왔다갔다 하고 심지어 두 언론에 정기적으로 기사를 쓰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계급 장벽을 뛰어 넘는 영국인의 말 사랑,그 열정의 본질은 유식하고 재치 있으며 재능이 뛰어난 고급지 칼럼리스트에 의해서가 아니라 대중지 기사 제목을 쓰는 기자와 부편집자들에 의해 완벽하게 표현된다. 영국의 대중지 중 아무거나 골라 대충 넘겨보라. 당신은 금방 눈치챌것이다. 
거의 모든 제목은 일종의 말장난, 즉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농담을 위해 일부러 철자를 잘못 쓴 단어, 문학이나 역사적 사건 인용, 영리한 신조어, 빈정거리는 되받아치기, 머리와 끝 철자를 이용한 교묘한 말장난인 동운어(同韻語 단어의 끝 발음이나 철자가 같은 단어, 영시에서 많이 사용 함-옮긴이)와 두운법(頭韻法 시구의 첫 머리에 같은 음을 되풀이 하는 수사법-옮긴이)등을 사용해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많은 동운어는 끔찍하다. 그 유머들은 이해하기 어렵고, 천하며, 유치하다,. 성적인 암시가 지나치고, 무자비한 말장난은 금방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당신을 웃기려거나 영리한 척하지 않고 간단히 요점만 알려주는 단순한 기사 제목에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뛰어난 창조력과 말재주는 찬사받아 마땅하다. 또한 거의 의무적인 동음이의어, 동운어를 이용한 말장난, 농담 등은 우리 대중지에 필적 할 때가 없고 정말 영광스럽게 영국답다. 
다른 나라도 고급지가 있을 것이고, 적어도 우리만큼 기사를 유식하게 잘 쓸 것이다. 그러나 다른 어느나라의 신문도 영국 대중지 만큼 광적으로 말장난에 열을 올리지는 않으리라 장담한다. 여기에 우리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것이 있지 않은가?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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