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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찾아 떠나는 런던 기행-13회 고구려

hherald 2011.04.11 17:54 조회 수 : 2963

영국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은 크게 2곳에 군을 이루고 있다. 한인타운이라 할 수 있는 뉴몰든과 런던 중심가에 약 100여개소의 한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다. 물론 한인이 운영하지만 일식, 중식, 양식을 주로 하는 곳도 많아, 한식을 주메뉴로 하는 레스토랑만 꼽으면 그 수는 반 이하로 줄어든다. 앞서 말한 두 지역을 벗어난 곳에 한식 레스토랑이 있다면 그것은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 될 것이다.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한식 전문 레스토랑을 찾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한인타운이나 런던 중심가가 아닌 스테인스라는 생소한 지역에 문을 연 <고구려>는 시작부터가 어떤 실험이었다. 스테인스는 히스로 공항 가까이 있지만 런던이나 뉴몰든과는 분명 동떨어진 동네다. 한인이 드물고 현지인과 다른 민족이 섞여 사는 크지않은 동네다. 과연 이곳에 한식이 먹혀들까. 처음 <고구려>가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는 소문이 있을 때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렇지만 지금 <고구려>는 다양한 문화권 출신의 사람들이 한식에 매료돼 모이는 스테인스의 외식 명소가 됐다. <고구려>의 고객은 한인 1/3, 로컬 1/3, 기타 외국인 1/3 으로 아주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조현섭 사장은 설명했다. 어느 특정 계층에 비중이 높지 않으니 잠재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집트 손님까지 온다는데 한국 드라마의 영향일 것이라고 했다.

 

 

<고구려>의 조현섭 사장은 정기적으로 새 메뉴를 개발하다보니 이제 종류가 많아졌는데 메뉴에 있는 음식 모두가 골고루 인기있어 무언가 줄이려고 해도 막상 뺄 메뉴가 없다고 행복한 고민을 한다. 사실 고구려만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조현섭 사장 자신이다. 바쁜 날일수록 기본을 더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음식과 서비스를 늘 최상급으로 유지시키고, 스스로를 고구려의 콘텐츠 중 하나로 생각한다는 그는 고객을 유쾌하게 만드는 소통의 달인이다. 그 재미에 다른 문화권 출신 고객이 친구에게 입소문을 내고 이렇게 찾아온 고객을 단골로 만들려고 또 최선을 다한다. 그는 "책으로만 읽던 MGM(members get members)을 실지로 체험하는 거 같아 즐겁다."고 했다.

 

 

고구려에서 고객에게 자주 듣는 말이 "이곳 음식들은 항상 신선하다."라는 것이다. 요리의 신선도는 고객이 먹어보면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양질의 재료를 구입하며, 좋은 재료 못지않게 재료의 손질과 보관에도 많은 정성을 들인다. 굳이 인기 메뉴를 말하자면 돌솥비빔밥과 바비큐 종류다. 김치돼지고기 돌솥, 연어돌솥. 해물돌솥 등 다양한 돌솥비빔밥이 있고, 바비큐 중에는 주물럭이 인기가 있다. 조 사장은 주물럭 맛을 보여 주면서 맛내는 비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스스로를 한식업계의 2세대로 생각하는 그는 먼저 이곳에 와서 터를 만들어준 1세대에 감사하고 다음 세대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이 2세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사람들의 한식사업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문화 콘텐츠의 활발한 해외 진출과 동시에 한국-유럽 자유무역 등으로 인한 한국문화와 접촉하는 현지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영국과 같이 타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사회에서는 한식관련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성공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자신감과 자존심이라고 했다. "손님은 많고 테이블은 작다. 길거리 걸어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잠정 고객이라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자존심은 자신이 제공하는 음식의 질을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했다.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 때에만 나는 고객에게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자존심이다. 한국과 한국인과 한국 음식의 자신감과 자존심도 여기에서 벗어나질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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