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36회 연속 방송극 규칙

hherald 2011.03.21 19:20 조회 수 : 2166

연속 방송극 규칙

 

 

 "사실 우리는 그들을 잘 모르는데..." "워낙 우리와 접촉을 잘 안해서..." "그냥 큰 문제없이..." "이 동네에는 다른 사람들 일에 별로 상관을 안 해서..." "약간 이상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남의 집을 기웃거리는 것도 이상하기도 해서..."
사실 우리 모두는 엿보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엄격한 사생활 규칙 때문에 좌절하면서도, 무한한 호기심으로 커튼 사이로 엿보는 이웃들의 나라다. 서민 연속극이 인기있는 이유는 등장인물인 '우리 이웃일 수도 있는 사람'을 관찰하는데 있다.
<이스트 앤더>나 <코로네이션 스트리트>같은 연속극 시청은 자신과 같은 이웃과 친구의 숨겨지고 금지된 개인 생활을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엿보는 것이다. 항상 추측하고 짐작만 했던 그들의 삶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연속극의 중독같은 마력은 좀이 쑤시는 호기심의 대리만족에 있다. 연속극의 시청은 관음증의 하나이다. 그것들은 굳게 닫힌 이웃집 문과 열어 볼 수 없는 커튼 뒤에서 벌어지는 간통, 알코올 중독, 아내 구타, 상점도벽, 마약 판매, 에이즈, 십대임신, 살인 같은 최악의 의혹을 확인해준다. 연속극 속의 가족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훨씬 더 극적이고 엉망진창인데다 혼란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나는 가장 인기잇는 연속극만을 얘기했다. <이스트 앤더>나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는 의문의 여지없는 노동계급의 것이다. 그러나 우리 TV는 약삭 빠르고 친절하다. 그래서 영국의 모든 계급과 계층을 만족 시키기 위해 각종 연속극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심지어 같은 계급에서도 다른 연령층을 감안해 생산해낸다.
<이스트 앤더>와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는 남부와 북부의 노동계급을 각각 표현하고 있다. <에머데일(Emmerdale)>은 한두 눈금 위를 노리는데, 각별히 중하층과 중산층 그러나 도시민이 아닌 시골 사람 스타일이다. <홀리오크(Hollyoak)>는 주로 십대 교외 스타일 이스트 앤더이다. 홈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현실을 옮겨놓는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약간 매력 있는 인물도 등장하는데, 옷은 그래도 아주 현실적으로 시내 번화가 체인점의 중저가 제품을 입었다. 심지어 때로는 중상층이나 중산층도 그들만의 연속극을 갖는다. 한 때 <디스 라이프(This Life)> 가 방영됐는데, 여기에는 신경과민에 걸린, 마릉ㄹ 세련되게 하는 30대 변호사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상당히 매력있고 스마트한 옷을 입었으나 미국 연속극 주인공둘 처럼 아침에 막 일어났는데도 화장과 머리가 흠 하나 없이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들의 잦은 과음은 메스꺼울 정도였고, 싸움과 다툼에는 그럴싸한 욕이 들어 있었다. 싱크대에는 더러운 접시가 들어 있고.

 

 

시트콤 규칙

 

 

 

영국 시트콤에도 이런 흠투성이 규칙이 적용되는데, 대대가 실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패한 사람, 따분한 일을 하는 사람, 연애도 잘 못하는 사람, 황량한 교외주택에 겨우 사는 그런 사람들 얘기다. 그들은 노동계급이거나 중하층이다. 그러나 부유한 인물이 등장한다해도 절대 잘 나가는 사람이 아니다. 주인공들 혹은 영웅들은 차라리 반 영웅이고 우리가 비웃을 수 밖에 없는 실패자들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들은 해외시장에서는 문제가 되었다. 인기있던 영국 시트콤 <남자들은 행실이 나빠요!(Men Behaving Badly!)>는 미국시장에 맞게 '번역' 되었다. 원본 주인공은 너무 하류층이고, 너무 실패자이고, 너무 매력이 없고, 너무 노골적이었을 뿐아니라  전체적으로는 너무 불편하게 사실적이었다. 미국 버전의 경우 직위를 높이고, 좀더 단정한 얼국, 좀 나은 헤어스타일, 세련된 옷, 좀더 화려한 여자친구, 더 비싼 집, 더 멋있는 라이프 스타일로 바꾸었다. 그들의 불쾌한 버릇은  부드럽게 순화하고 더러운 말버릇은 목욕탕과 부엌과 마찬가지로 깨끗이 청소를 했다.
미국 시트콤이라고 실패자가 안 나온다는 얘기가 아니다. 거기에도 실패자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더 나은 실패자가이다. 미국의 실패자는 영국과 달리, 전혀 가망이 없고, 지저분하며 단정치 못하고 매력이 없지는 않다. <프렌즈(Friends)>에서도 등장인물 한 두명은 화려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헤어스타일은 늘 단정하다. 비록 그들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해도 완벽하게 태운 피부와 흠없는 외모는 시청자들에게 큰 위안이었다. 영국에서 장기간 방영되는 성공적인 미국시트콤 중에서 <로잔느(Roseanne)> 만이 경험주의자인데다, 현실적,.냉소적. 호기심에 좀이 쑤셔 커튼을 엿보는 영국 시청자들은  시트콤과 연속극에서도 '진실과 일상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보기를 원한다.
내가 미국이나 다른나라 프로보다 영국코미디가 좋을 뿐아니라 미묘하고 섬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 반대에 가깝다. 대개 훨씬 더 유치하고 노골적이고 바보스럽다. 나는 일상생활이나 대화중에는 영국인이 다른 어느 나라사람들보다 예민하고 미묘한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재치, 비꼬기, 겸손한 말투의 능숙함은 다수의 TV 코미디에 분명히 나타나 잇다. 그러나 아직도 수많은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방귀를 뀌고, 궁둥이라는 등 욕을 하고 다니고, 실제로 궁둥이와 관련되는 것에 법석읗 떠는 게 재치 넘치는 대화의 결정이라고 여긴다.
우리는 <예스 미니스터(Yes Minister)>같은 재치가 빛나는 프로그램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영국인이 아이러니와 비꼼에 정말 뛰어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가 혁명과 분노 대신에 가진 것이니까). 우리가 <(베니 힐(Benny Hill)>과 <캐리 온(Carry on)>을 만들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들은 같은 섹스 코미디라도 곤경과 혼란이 기본인 유럽식(그리고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일본식)야단법석 커미디와는 다르다. 동음 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에 치중하는 방식과 두가지 뜻 중 하나는 나쁜 뜻을 가진 단어를 이용하는 방법, 아이러니 등을 이용해서 차별화했다. 이는 영국인들의 언어 사랑의 척도를 말해 주는데, 이런게 아니라면 우리것이 더 나을 이유가 없다. <몬티 파이톤(Monty Python)>은 이런 것들과는 내용의 사회성이나 사용되는 언어로 보아 수준이 다르긴 해도, 결국 좀 유치한 학생 수준 유머임에 틀림없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95 영국인 발견-44회 블링블링 예외 [7] hherald 2011.06.06
194 이민칼럼- T1ET 이민 비자 (3) [374] hherald 2011.05.23
193 영국인 발견-44회 성별과 쇼핑 규칙 [1] hherald 2011.05.23
192 부동산 상식- 발령 받을 때 노티스 주의 할 점 [9] hherald 2011.05.23
191 유학성공 컨설팅- 유학컨설팅 차별화 전략..고객의 신뢰가 답이다! file hherald 2011.05.16
190 박가희 기자의 百花齊放 - 역사가는 누구인가? [20] file hherald 2011.05.16
189 목회자칼럼-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3주일 hherald 2011.05.16
188 이민칼럼- T1ET 이민 비자 (2) [21] hherald 2011.05.16
187 영국인 발견-43회 쇼핑 규칙 hherald 2011.05.16
186 부동산 상식-새로 임대주택 입주 시 조심해야 할 것 [3] hherald 2011.05.16
185 영국인 발견-42회 가상공간 규칙 [1] hherald 2011.05.09
184 부동산상식- 2 months termination notice before or on a rent due date [18] hherald 2011.05.09
183 목회자칼럼-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2주일 hherald 2011.05.09
182 박가희 기자의 百花齊放 -online과 off-line의 경계를 넘어, Cory Arcangel. [1] file hherald 2011.05.02
181 유학성공 컨설팅-고객의 진정한 목표의 이해가 유학컨설팅의 바로미터 [6] file hherald 2011.05.02
180 영국인 발견-41회 신문 규칙 [315] hherald 2011.05.02
179 목회자 칼럼-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1주일 hherald 2011.05.02
178 이민칼럼-요즘 영주권 준비 주의사항 [108] hherald 2011.05.02
177 영국인 발견-40회 화장실 독서 규칙 [258] hherald 2011.04.18
176 목회자칼럼- 칼빈의 “기독교강요” (35 hherald 2011.04.1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