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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10 우정

hherald 2011.03.21 18:54 조회 수 : 16000

영국 뉴몰든의 한인타운 다음으로 한인 업소가 밀집된 곳을 꼽으라면 단연 토트넘 코트 로드를 얘기하게 된다. 토트넘 코트 로드에 우뚝 솟은, 런던의 가장 중심이라는 센터포인트 빌딩. 주변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지만 이 지역의 랜드마크는 분명한 35층 117미터의 센터포인트 빌딩을 마주한 짧은 도로인 세인트 자일 하이스트리트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 슈퍼마켓, 미용실 등이 모여 있다. 런던에 사는 한인 학생이 가장 많이 보이는 이 거리에 지금 소개할 우정 레스토랑이 있다.

 

우정 레스토랑은 토트넘 코트 로드에 2004년 문을 열었다. 그전에도 몇 개의 한식당이 세인트 자일 하이스트리트에 있다가 문을 닫곤 했지만 이 길이 마치 런던 중심지의 한인타운 같은 지금의 면모를 갖춘 것은 우정식당이 문을 열면서부터 시작됐다. 우정의 성공 사례는 다른 한식당의 입주를 불러왔고 지금 한인이 운영하는 미용실, 분식점, 식당, 슈퍼마켓 등 다양한 업종의 업체가 빼곡히 들어선 작은 한인타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길에 오면 한인들은 장보고, 머리 손질하고, 식사하고, 노래 한 곡 부르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우정 레스토랑이 문을 열 당시, 런던의 살인적인 물가를 감안하면 학생이 한국레스토랑에서 외식하기는 무척 힘든 시기였다. 다른 나라 식당과 마찬가지로 딸려 나오는 음식은 모두 돈을 내야 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먹어도 김치나 깍두기를 따로 주문해서 먹어야 했다. 오택희 사장은 한식이 그리운 한국인이 햄버거 값으로 한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처음 우정식당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는 한식을 유럽에 알린다는 어떤 사명이나, 유명 한식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싼 가격에 따뜻한 밥 한 끼를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만든다는 생각만으로 우정식당을 열었다고 밝혔다. 당시 유학생이었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올린 글을 보면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짬뽕이 맛있었고, 싼 가격에 배불리 먹었다는 내용이 유독 많은 것을 보면 형편이 풍족하지 않은 유학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한식당이었음을 엿보게 한다.

 

김치를 비롯한 반찬들이 무한 리필되는 곳, 유학생과 런던 직장인이 교통이 편리한 이곳에 당연히 몰려들었다. 우정의 맛과 인심에 매료된 학생 고객은 친구를, 직장인 고객은 동료를 데리고 오다 보니 다른 민족 출신 고객이 점차 늘었다고 한다. 한국인 고객의 추천으로 이민족 단골이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인, 일본인은 물론 유럽인이 유독 즐겨 찾는 한식당이 된 것도 처음 식당을 열 때 보여준 넉넉한 마음에 끌린 고객들의 입소문과 추천으로 이뤄진 것이다. 잡채, 파전은 당연히 이민족 고객에게 인기 메뉴가 됐고 불고기와 길비 등 고기 바비큐는 그들에게 특별한 날의 특식이 되었다. 주말 우정식당의 고객 중 70%가 유럽인이고 보면 한식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우정식당은 김치전골, 생선전골 등 전골 요리가 최근 인기 품목이 되었다.  여럿이 먹는 게 보통이지만 일 인분씩 먹을 수 있도록 작은 뚝배기에도 나와 혼자 먹는 한끼 식사로도 좋다. 한식, 중식 메뉴가 다양하고 간단하게 한 잔하며 곁들일 안주들도 맛깔 난다.

 

지금의 활기찬 토트넘 코트 로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우정식당을 끼고 도는 골목에 유명한 악기점이 여럿 모여 있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들이 이곳을 무대로 배출됐다고 한다. 비틀스의 애비로드처럼 유명한 길이지만 한편으로는 가난한 대중음악가들이 약에 취해 비틀 거리던 런던의 음지이기도 했다. 흉물이라 혹평받는 센터포인트 고층 빌딩이 만든 역풍까지 더해져 이 길은 매우 삭막했다. 그런데 우정식당이 들어서고 이어 줄줄이 지리 잡은 한인 업소가 이곳의 활기를 다시 불러왔다고 런던 카운슬도 인정한다. 그것만으로도 우정 레스토랑은 런던 중심가 한국 레스토랑의 좋은 랜드마크가 된 셈이다. 영국 현지사회에 한국 레스토랑이 주는 의미를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우정이란 상호가 주는 의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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