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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8 서라벌

hherald 2011.03.07 19:15 조회 수 : 2930

이국생활을 하면서 그 나라에 뿌리 박고 살고 있다지만 내 나라가 아닌 이상 영원을 생각하지 않고, 한식당을 가업이라 생각해서 몇 대에 걸쳐 일궈가는 장인이 나오기 힘들고, 입맛도 유행 따라 변하는 마당에 초심 그대로 자리와 맛을 지켜가는 오래된 한식당이 있기는 어렵다. 그래서 서라벌은 의미가 있다. 20년 세월을 한자리에서 한식당 대표격의 자리매김을 했기 때문에 영국 한인 이민사의 한 페이지를 너끈히 차지할 자격이 있다. 더구나 런던의 남서쪽 뉴몰든이란 동네에 자리를 튼 한인타운의 형성을 끌고 지켜본 묵묵한 주인공이라는 칭호는 서라벌이 영국의 한인타운 첫 번째 한식당이기 때문이다.

 

 

영국 한인타운 한식당의 역사는 서라벌에서 시작됐다. 1991년 2월 아사달이란 상호로 문을 열어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한인타운의 이정표처럼 자리를 지켰다. 뉴몰든의 당시 상권은 인도인이 잡고 있었고 일본인이 많이 거주했다. 인도가게를 인수해 일본인 고객의 입맛을 겨냥했다. 갈비, 불고기 등 메뉴에 매료된 일본인을 비롯한 다른 민족 고객이 늘면서 뉴몰든에 한식바람을 몰고 왔다. 지금 뉴몰든에 사는 모든 문화권의 사람에게 한식이 보편화된 외식 중 하나가 되기까지 서라벌이 개척한 공로는 인정돼야 한다. 당시 뉴몰든의 한인들에게도 고향의 맛을 되살려준 서라벌은 큰 선물이었다.

 

 

2007년 '아사달'에서 '서라벌'로 상호가 바뀌었지만 20년 전의 단골이 아직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외식을 오는 서라벌의 한식 마니아가 되어 있으며, 부모님 손을 잡고 왔던 어린이 손님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단골손님이 된 고정고객이 서라벌에는 많다. 몇 해 전부터 고급스런 분위기에 고급 한식당의 이미지는 계속 살려 가면서 가격 부담을 없애 문턱이 무척 낮아졌다. 주재상사의 넥타이 부대부터 학생층과 주부 모임까지 다양한 계층의 한인이 모이는 한식 레스토랑의 대표라는 위치를 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점심시간에 불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요리를 얹은 덮밥이 인기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에게 한국식 바비큐를 맛보기로 보여주는 메뉴라고 서라벌은 설명했다. 점심 메뉴로 선보인 저렴한 가격의 한국식 바비큐를 맛본 현지인이 가족과 친구를 데리고 와서 본격적으로 불고기와 등심을 굽게 된다고 한다. 한식 애호가의 저변을 확대시킨 아이디어였다.

 

 

한인들은 보쌈, 육회, 홍어회를 주로 서라벌의 별미로 꼽는다. 육회가 맛있어 육회돌솥비빔밥도 당연히 인기 메뉴가 됐다. 술안주는 물론 식사로도 훌륭한 김치전골, 불고기 국수 전골 등 전골류도 인기있으며 어린이 손님은 떡볶이를 빼놓지 않고 주문한다. 20년 한결같이 최상품의 고기를 고집하는 서라벌의 자존심 덕분에 바비큐 고기는 고객의 불만을 산 적이 없다.

 

 

좋은 식당이란 뭘까.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 편안한 분위기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식당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런 것은 식당을 경영하는 주인의 마음 씀씀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억지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요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라벌은 좋은 식당의 요건을 자연스럽게 만든 곳이다. 종업원도, 손님도 모두 편안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주인의 마음 씀씀이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곳. 바로 서라벌이다. 서라벌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것이 어떤 카리스마로 자리 잡았다. 20년 세월동안 그 카리스마가 더욱 부드러워진 한인타운의 대표 한식당이다.

 

 

사진 컷: 사전 예약을 하면서 특별한 요리를 주문하면 서라벌에서는 어떤 요리도 입맛에 맞게 준비를 한다.


대표음식: 바비큐 육회 보쌈 홍어회
영업시간 :월-토 12:00-15:00 18:00-23:00 (일요일 휴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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