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3 진고개

hherald 2011.01.31 18:07 조회 수 : 13058

진고개 소개

 

영국에서 손님 앞에 바로 숯불을 피워 갈비를 구워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런 풍경이 생소한 현지인들을 매료시키려면 그들을 유혹할 확실한 맛이 있어야 한다. 그들의 눈과 귀와 입을 동시에 만족시켜 '한국식 테이블 바베큐'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 있다.
영국의 진고개 식당.
진고개 식당의 조영구 사장은 자신이 일했던 1974년 서울 부일식당의 숯불갈비를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맛과 풍경을 런던에 만들었다. 직접 새벽장에 나가 질좋은 고기를 고르고 영국에서 구할 수 없는 참숯은 동유럽에서 특별히 공급받는다. 집 근처 텃밭을 사서 미나리와 같은 한국 채소는 직접 길러 식재료로 쓴다. 조영구 사장의 이런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3년의 짧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진고개>가 영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숯불 고깃집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조영구 사장의 요리 경력은 40년이 다돼가지만 영국에서 식당을 연 것은 채 3년. 한인 요리사 1세대격으로 한국에서 영국으로 초빙된 실력파 주방장 출신이다.
오랜 동안 일본 항공사에서 비지니스 클라스와 퍼스트 클라스에 제공되는 고급 기내식을 담당해 만들었다. 그래서 진고개 식당에 오면 퍼스트 클라스급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농담이 종종 오간다.
갈비를 만드는 그의 칼솜씨는 같은 요리사 사이에서도 수준급으로 인정받아 영국에서 열리는 한국음식축제에 제공되는 갈비는 그가 도맡아 만들어 냈다. 지금 진고개가 숯불갈비로 유명한 것은 30년 넘게 서울과 영국에서 갈비를 만들어 낸 그 맛과 질이 계속된 결과다.
숯불을 피워 구워내는 갈비가 일품이고 궁중음식인 어북쟁반이 매우 인기있다. 어북쟁반은 질좋은 차돌배기와 소혀가 바닥에 듬뿍 깔리고 채소와 해산물이 그 위를 장식한다. 잘 우려낸 육수를 부어 끓으면 쟁반 가운데 놓인 특별한 양념장에 찍어 먹는데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울린 그 맛이 참 묘하다.
양념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 조영구 사장이 직접 새벽장에 나가 반드시 살아 있는 암게만 사 와 직접 제조한 양념으로 요리한다. 큼직한 게가 수북히 담겨 나오는 인심 또한 후하다. 신선함이 생명인 게장의 특성을 지키다보니  조사장이 없는 동안은 아쉽게도 속이 꽉 찬 양념게장을 맛볼 수가 없다.
주말에는 숯불에 익는 고기 냄새를 맡으며 기다리는 손님이 줄을 선다. 영국에서는 숯불이 익는 갈비 냄새를 맡으며 기다리는 것이 진풍경이고 진고개에서는 기다림도 한편의 즐거움이 된다.



진고개 가는 길

 

진고개 식당은 런던 남쪽 한인타운인 뉴몰든과 테니스 경기로 유명한 윔블든 사이에 있다. 런던과 시외를 잇는 도로인 A3 옆에 있어 어디에서 와도 교통이 편리하다. 식당 맞은편에 인근에서 가장 큰 테스코 매장이 있어 자연스레 쇼핑을 마친 현지인들이 들렀다가 그 맛에 입소문이 나 유명한 한식당이 되었다.
고기 굽는 모습이 신기한 현지인들이 창 너머로 식당을 기웃거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한국식 테이블 바베큐'라고 그들이 이름을 붙였다.
아담한 규모에 한옥 창살을 붙인 내부 인테리어가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안방처럼 꾸민 별실은 단체모임장소로 애용된다. 

 

 

진고개 인기 메뉴

갈비 / 어북쟁반 / 양념게장

 

 

영업시간

월-금 12:00-15:00   17:30-23:00
토 12:00-23:00
일 17:00-23:00

 

 

(인터뷰) 조영구 사장과 차 한 잔

-생선, 채소, 고기 시장을 직접 다니시는데 꼭 고집하는 이유는
=일주일에 5번 정도 새벽시장을 갑니다. 배달전문 업체에 맡길 수도 있지만 진고개에만 있는 독특한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는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제가 직접 시장을 봅니다. 예를 들면 양념게장은 살아 있는 암게로만 만드는데 크기도 어느 정도 선에서 선별해야 하기 때문에 맛을 한결같이 유지하려면 우선 재료가 같아야 합니다. 경험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직접 시장을 뒤지고 다니면 발품을 판만큼 좋은 재료를 구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영국에 요리온 지 오래됐는데 창업은 좀 늦은 편입니다
=한식당과 일본 항공회사에서 요리를 계속했는데 늘 느낀 것이 영국에 있는 한식당이 대부분 요리가 비슷하고 식당마다 특색이 없다는 점입니다. 특별한 메뉴를 갖고 어느 식당 하면 '아 그 요리'하고 떠올릴 수 있는 식당을 열겠다고 생각을 하다보니 개업이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외국에서 갖고 오더라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는 문제가 해결돼야만 식당을 열 수 있었기에 어떻게 보면 진고개의 준비기간이 길었다고 봐야 합니다.

 

 

-진고개의 숯불갈비는 언제까지나 맛볼 수 있을까요
=동유럽에서 들여오는 숯은 공급에 문제가 없습니다. 갈비는 제가 좋은 고기를 고르고 잘 손질해서 상등품을 손님상에 올려야지요. 손님이 맛없다고 할 때까지는 이 맛을 유지해야지요. 진짜 맛없다고 혹평을 받을 때까지는 계속 요리를 할 겁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59 헬스벨- 살아남자, 알러지 시즌 hherald 2015.07.06
958 최동훈 칼럼- 한국문학의 발칙한 사과 hherald 2015.07.06
957 온고지신- 진짜 늑대 같은 hherald 2015.07.06
956 이민칼럼 - 학생비자 도중 전학가는 경우 비자문제 hherald 2015.07.06
955 목회자 칼럼- 22.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가? (1) hherald 2015.07.06
954 부동산 칼럼- 여름휴가시 빈집 관리 방법 hherald 2015.07.06
953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유럽 프로축구, 말 많고 탈 많은 여름 이적 시장 hherald 2015.07.06
952 목회자 칼럼- 20.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를 죄와 비참한 지위에서 멸망하게 내버려 두셨는가? - (2) hherald 2015.06.15
951 최동훈 칼럼- 한국은 한국을 알고 있는가 hherald 2015.06.15
950 부동산 칼럼- 여름철 주택 관리TIP hherald 2015.06.15
949 온고지신- 자기들 끼리 hherald 2015.06.15
948 이민칼럼- EEA시민 가족 영주권과 시민권 hherald 2015.06.15
947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 맨체스터 시티 2015/2016 시즌 티켓 가격 2배 인상 hherald 2015.06.15
946 헬스벨- 바이러스의 습격 hherald 2015.06.08
945 온고지신- 무서운 때와 장소 hherald 2015.06.08
944 부동산 칼럼- 세입자가 퇴거하면서 세입자의 짐을 두고 나가는 경우 hherald 2015.06.08
943 영국대학 과락 비자연장 어떻게 하나요? hherald 2015.06.08
942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 챔피언스리그 결승 ? 유벤투스 vs 바르셀로나 hherald 2015.06.08
941 목회자 칼럼- 19. 인간이 타락한 상태의 비참이란 무엇인가? - (2) hherald 2015.06.01
940 부동산 상식- 렌트 하우스에서의 세입자 책임 hherald 2015.06.0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