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스타디온에서 열린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3-1로 꺾고 통산 5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올랐으며 2014/15 시즌 리그, 코파델레이컵,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하여 3관왕을 달성했다. 유벤투스는 리그와 컵, 더블 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의 MVP인 Man of the match는 바르셀로나의 아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선정됐다.

 

올해도 티켓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경기표가 없어도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결승전 현장을 찾은 팬들이 많았다. UEFA에서는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 팬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중계, 티켓 없는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자기 팀을 응원하도록 배려했다. 

올림피아 스타디온 역은 경기 4~5시간 전부터 사람들로 인산인해. 구장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양 팀 팬들은 지하철에서 자기 팀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웠다. 보통 큰 경기가 열리면 나타나는 암표상들을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표를 구한다. 비싸게 사겠다. 부르는 값을 주겠다.' 등의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경기. 구장 앞에는 팬들을 위한 게임존, 포토존, 다양한 먹거리와 독일의 유명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비어존 등 많은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다양한 퍼포먼스가 현장을 뜨겁게 했다. 특히 최근 유명세를 탄 유벤투스 팬 니콜로 데 마르치(22)가 화면에 나타나자 경기장의 모든 팬이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마르치는 이탈리아 학생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유벤투스의 경기를 보러 유벤투스 홈인 투린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베를린까지 걸어오는 미션을 성공해 구단에서 마련해준 티켓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약 804.67km를 행진하는 도중 자기 SNS에 현재 상태를 업데이트해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행진 중 도저히 걸을 수 없는 험한 길 12km는 차를 탔고 간간이 자전거도 이용했다. 도착 예정일보다 하루 늦은 5일 베를린에 도착했고 구단에서는 약속했던 결승전 티켓을 전달했다. 베를린에 도착한 마르치는 인터뷰에서 "유벤투스가 공식 SNS를 통해 모집한 ‘유벤투스가 결승에 간다면 나는 .... 를 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처음에는 장난으로 ‘나는 베를린까지 걸어가겠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결승에 진출하자 구단에서 실제로 미션을 주겠다는 연락이 왔고 도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유벤투스 팬들은 끝까지 잘 싸운 유벤투스의 투지에 감동했고 선수들이 모두 현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응원가를 불렀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팬들과 함께 즐기며 골대 네팅을 가위로 잘라 기념으로 선수들이 조금씩 챙겨갔다. 바르셀로나 선수 대기실에서 흘러나오는 환호와 노래가 기자회견장에까지 들릴 정도로 그들의 우승 축제는 밤늦도록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