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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 생명의 저항능력

hherald 2024.04.08 17:06 조회 수 : 619

 

살아 있음은 변화된 자신을 드러내어 존재를 드러냅니다. 아무도 보지 않은 깊은 골짜기일지라도 생명은 꿈틀거려 자신의 세계를 증축합니다. 죽어가는 것은 어둠을 남기지만 생명은 빛을 만들어냅니다. 생명이 있기에 주변이 밝아지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하여 활기찬 싹을 틔워 주변에 희망을 선물합니다.

 

죽은 고목이 보기 싫어 사람들은 중간을 잘라 버렸습니다. 사람 눈에는 죽은 것으로 보였지만 실상 그 나무에는 생명의 가느다란 연결선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몸은 벗겨지고 빛을 잃었지만 가느다란 생명선에서 싹을 틔우고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생명은 위대합니다. 과학 문명이 천상을 달릴 만큼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생명체는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생명체를 변형시킬 수 있지만, 생명 그 자체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생명은 조물주의 소관입니다. 그 어떤 과학적 지혜로도 기어 다니는 게 하릴없어 보이는 벌레 한 마리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겨울이지만 가끔은 모기 한 마리가 경계음을 내며 귓전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파리는 소리를 내지 않지만, 모기는 경계음을 낸다는 것이 신비롭습니다. 창조주의 작품입니다. 타인의 피를 빨아야 하니 경계신호를 보내서 주의하라는 친절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모기 처지에서 보면 조용하게 찾아와서 피를 빨면 되는데 그의 태생이 경계음을 내도록 창조되었기에 고맙게도 모기를 퇴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생명은 다른 생명과 조화를 이루며 살도록 지음을 받았습니다.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나라가 연결되어 있고, 민족이 민족과 연결되어 있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결됨 속에서 어느 한 개체가 살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면 오히려 그 개체는 도태하게 됩니다. 식물의 세계도 개체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경쟁하듯 자신을 나타내려 하지만 키가 작은 들풀이 자라는 곳에 어울리지 않는 키다리 들풀은 자라지 않습니다.

 

조화로움을 이루는 것이 생명의 특징입니다. 생명은 생명과의 연결을 이루어 가지만 생명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몸부림해야 하는 것은 경쟁 속에서 조화로움을 이루기 위함 입니다. 생명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저항해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가 삶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오직 인격을 가지고 영성을 가진 인간만이 의도적으로 인내하며 저항하는 삶을 삽니다. 저항이 나쁜 의미로 쓰인다면 크게는 역적이고 배신과 반역이 될 수 있지만 삶에서의 저항은 흘러가는 삶을 살지 않으려는 거룩한 몸짓입니다.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저항 정신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졸음이 온다고 하여 조는 것이 아니라 졸음을 저항해야 합니다. 책을 읽는데 잘 읽히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읽히지 않는다고 하여 책을 덮는 것이 아니라 읽히지 않는 것에 대해 저항해야 합니다. 학생 뿐 아니라 직장인도 그러합니다. 출근하는 것이 기쁘고 행복한 것은 어려운 취직의 돌파구를 꿰뚫고 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생활은 빠르게 권태기가 찾아옵니다. 어떻게 보면 권태기는 자기 발전을 위해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오는 선물입니다. 그것을 저항하고 뚫고 나가면 자신은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옛 기록에 보면 사해 상부 언저리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사해에서 물고기를 건져내어 겨울 양식으로 삼았다 했습니다. 사해에 일반 바다의 다섯 배인 200%의 염분이 있기에 어떠한 생명체도 살 수 없어서 죽은 바다입니다. 그런데도 기록은 사해에서 사람 팔뚝만 한 물고기를 건져서 한겨울의 양식으로 삼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 물고기는 사해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 갈릴리에서 살던 물고기가 요단강 물을 따라 유유자적 즐기면서 떠내려온 고기입니다. 그렇게 물결 따라 시간 따라 즐기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사해에 도착한 것입니다. 이제 정신을 차려 거슬러 올라가려 할 때는 이미 폐부 깊숙이 사해의 물이 침투하여 결국 죽게 된 것을 원주민들이 건져 양식으로 삼은 것입니다.

 

살아 있음은 저항할 힘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침투하면 그 바이러스가 온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병원균을 감싸서 죽게 합니다. 바이러스와 싸워 저항하는 동안 약간은 열이 날 수 있지만, 이는 건강해지기 위한 면역의 시간입니다. 몸이 약하다면 외부에서 침입해온 바이러스를 저항할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감기만 걸려도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이들도 있게 됩니다.

 

살아 있음은 새로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게 되어 있습니다. 싹을 틔울 수 없다면 마음이 굳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들어도 깨달음이 없는 것은 마음이 둔해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둔하면 생명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서게 합니다. 감동이 사라지고 기쁨과 감사가 숨을 죽이게 됩니다. 진리는 저항하게 합니다. 악을 저항하고 거짓과 불순종에 저항할 힘이 있습니다.

 

생명의 저항능력은 생명으로 연결되며 그 생명은 더 발전되고 성숙한 삶을 만들어 갑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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