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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지난 주에 High Court of Justice 에서 난민관련하여 긴급명령신청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영국 정부는 2022년 1월1일부터 난민 신청하는 사람들을 아프리카 르완다에 보내기로 했다. 영국정부가 난민들을 관리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을 아프리카 르완다 정부에 줄테니 영국 난민들을 좀 관리해 달라고 했다. 르완다의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일이고, 영국의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을 떠 넘기는 일이다. 
 
난민의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생긴다. 르완다에서 무엇을 하며 지낼 것인가? 혹시 떠나 온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또는 다른 이유로 암살단을 르완다에 보내면 어찌한단 말인가?  아무래도 영국보다는 르완다의 치안이 느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난민들은 난감하다. 
 
활동가 단체에서, 난민법을 만든 영국 의회의 의도와, 르완다로 보내려는 현 영국 정부의 법해석이 서로 다르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 행정소송의 재판은 적어도 몇 개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2022년 1월1일부터 영국으로 들어온 난민들을 르완다로 보내려 한다. 이러한 르완다 행을 행정소송이 마무리 될 때까지 중단시켜 달라는, 활동가들의 긴급명령 신청을 법원은 기각해 버렸다.  
 
6월 13일 월요일에 항소법원은 이 긴급명령신청 기각에 대한 항소 재판을 한다. 만일 항소법원에서 다시 기각을 해 버린다면, 이번 수요일에 1차 31명의 영국 난민신청자들이 르완다로 떠나야 한다. 
 
만일 항소법원이 이 긴급명령 신청을 받아 들인다면 난민들은 당분간 영국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난민을 르완다로 보내는 것은 난민법을 만든 영국 의회의 법정신에 어긋나므로 르완다행을 중단해달라는 행정소송의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난민들 1만5천여명이 난민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난민들이 영국으로 오고 있다. 
영국은 법률을 만들었다.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 안전한 나라, 즉 유럽의 모든 나라와 미국 그리고 케나다 가운데 첫발을 디딘 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그 나라들과 합의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들이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와서 난민 신청을 하면 영국의 난민이 된다. 그러나 폴란드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와서 난민 신청을 하면, 그 사람은 폴란드의  난민이 되므로, 폴란드에 가서 난민신청 하라고 되돌려 보내진다. 
 
당연히 난민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영국에 도착한 다음, 공항을 나와서는 모든 서류를 버리고 홈오피스를 찾아가서 난민신청을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디를 거쳐서 영국으로 오게 되었는지  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서 바로 영국으로 왔다고 우기면 된다.영국 정부는 난민이 분명 유럽의 다른 나라를 거쳐서 영국으로 왔다는 심증이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난민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만큼 난민지원 비용은 증가한다. 
 
영국은 난민들의 이러한 부정직한 진술을 해결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었다. 모든 난민들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어 유럽과 미국 그리고 캐나다와 서로 공유하기로 하였다.  이제 난민신처이 들어오면 영국 정부는 유전자 정보공유 규정을 근거로 유럽각국에 난민 신청자의 유전자 정보를 보낸다. 유럽 각국은 그 난민이 자신의 나라를 거쳐간 사람인지를 확인하여 영국정부에 알려준다.  이렇게 유럽의 모든 나라와 미국 그리고 캐나다는 난민의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여, 그 난민이 어느나라에 제일먼저 도착했는지를 찾는다.  만일 그 난민이 처음 도착한 나라가 이탈리아라면 이탈리아로 돌려보낸다. 만일 그 난민이 미국에 가서, 케나다를 거쳐 영국에 도착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낸다. 그 돌려보낸 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해야한다. 
 
영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유럽의 다른나라를 거쳐서 왔다는 것만 찾으면 된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어려움이 있다.  유전자 정보를 신청하면 유럽 각국에서 신속히 자료를 찾아서 알려주면 되겠지만, 어디 세상 일이 그렇게 규정대로 되는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난민을 관리해야 하는 영국 정부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번에는 영국 정부가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난민을 르완다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영국에서 난민들의 생활을 위해 지원해야 하는 돈을 르완다에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르완다는 외화벌이를 하게 되었다. 환영이다. 영국에서처럼 안전하게 난민들을 보호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떨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영국에서의 생활을 기대했던 난민들은 르완다로 보낸다는 사실에 실망할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으로 몰려오는 난민들의 수가 줄지 않을까? 어쩌면 영국은 난민들을 르완다로 보낸다는 정책으로 난민들이 영국을 선호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새 삶을 위해서,  난민들은 갖가지 방법을 찾아서 영국으로 오려 하고, 영국은 갖가지 법률과 규칙을 동원하여 난민들이 영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노력한다.  도전이 있으면 응전이 있다는 어느 역사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한인들도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갖가지 방법을 찾아왔다.  또한 법의 헛점을 악용해서 타인의 삶에 해를 끼치며 나의 이익을 취하는 삶을 살아온 경우도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피해를 당한 측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나  가만히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상대가 법의 헛점을 악용하여 자신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도전이 언제까지나 그대로 받아 들여지지만은 않는다. 분명 응전이 있을 것이다.  
 
영국 사회를 살아가는 규칙을 배우자. 그리고 그 규칙을 준수하며 살자. 언제까지 우리만의 아집으로, 영국사회에 피해를 끼치며,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 수 있겠는가? 
 
 
김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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