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신앙칼럼- 자기 절제의 시금석

hherald 2020.12.14 17:00 조회 수 : 3412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면 문뜩 고국의 음식이 생각 날 때가 있습니다. 이는 마치 어디가 가려운데 가려운 곳이 어딘지를 찾지 못할 때 오는 답답함과 같습니다. 뭔가 먹고 싶은데 딱히 무엇인지 모를 때, 그러면서 사진을 들추어 보다 예전에 먹었던 음식 사진으로 위안 삼게 됩니다. 쌍문동 지체의 집에 머물 때 배달 음식을 시켰습니다. 푸짐하여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렜던 음식입니다. 사람은 먹을 때 행복을 확인하게 됩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입을 위한 것이지만, 그 식욕은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전도서 6장 7절의 말씀입니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말들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먹을 목적으로 일은 하지 않습니다. 목적은 될 수 없지만, 목적으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문제는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고민은 늘어나는 몸무게입니다. 과체중으로 인하여 각종 성인병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텔레비전의 건강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나오는 장르마다 나와 상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맛있게 먹으면 열량이 제로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상은 증명되지 않는 말입니다. 맛있게 먹을지라도 살이 찌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상에 그런 방법이 있다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음식을 먹을 것입니다. 한국에 가서 3개월 만에 13㎏을 감량했습니다. 방법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음식을 입으로 먹지 말고 뇌로 먹어야 합니다. 한입 넣고 백번을 씹으면 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음식 먹는 맛도 즐길 수 없는 것이 약점입니다. 한 입 떠 넣고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두 눈을 감고 숫자를 세면서 먹으면 됩니다. 입안이 꽉 차도록 먹어야 제맛을 느끼는 음식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적당양을 넣고는 숟가락을 내려 놓고 백번을 씹는 것은 마치 구도자의 자세와 같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먹으면 먹는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은 특별한 음식에 있는 것이 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다이어트를 위해 채소만 먹는 이도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야채도 살이 찐다는 사실입니다. 동물 중에 등치가 큰 것들은 모두 초식 동물입니다. 야채일지라도 적당양을 먹어야지 소같이 먹는다면 분명 채소만으로도 비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적당량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위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결정해 주어야 합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허겁지겁 누가 쫓아 오듯 먹는 음식이 제법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신선과 같이 천천히 먹는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이 있지 않으면 어려운 법입니다. 

 

음식은 맛있게 먹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먹어야 합니다. 먹은 만큼 움직여야 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는다 할지라도 먹은 만큼 움직이지 않으면 영양분의 과잉 지방으로 몸이 불어나게 됩니다. 적당량을 먹을 수 있는 절제력, 그리고 먹은 만큼 움직이는 활동력이 서로 비례해야 불어나는 체중을 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절대 빈곤에 허덕일 때는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특별한 은총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배가 나온 사람은 일단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배 나온 것이 자랑스러울 때입니다. 현대는 반대입니다. 배가 나오면 자기 게으름으로 취급받는 시대입니다. 육체는 정원과도 같습니다. 가꾸지 않으면 어느새 잡초로 뒤덮이게 됩니다.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그 밭을 점령합니다. 키우려는 곡식은 병충해에 취약하고 연약하지만, 잡초는 스스로 모든 것을 이겨내는 강인한 생명체입니다. 

 

사람은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먹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지만 먹는 게 중요합니다. 감사한 맘으로 먹고 맛있게 먹으면서 절제할 수 있으며, 먹은 만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절제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00 신앙칼럼-그의 인생 행간을 읽는 기쁨 hherald 2024.09.16
3099 이안정 원장의 ‘영국 사회복지 이야기’ 간병 수당(Carer’s Allowance) hherald 2024.09.16
3098 특별기고-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8.15통일 독트린 file hherald 2024.09.16
3097 헬스벨 - 복통, 장염, 설사로 시작하는 환절기 hherald 2024.09.16
3096 김준환 변호사 칼럼- 전기차 지금 사도 될까? hherald 2024.09.16
3095 런던통신- 올드코스 분투 신지애, 36살 노장이 보여준 삶의 드라마 hherald 2024.09.16
3094 요가칼럼- 허벅지살 빠지는 초보자 하체 운동 루틴 file hherald 2024.09.16
3093 피트니스칼럼- 짐볼로 복근 불태우기 file hherald 2024.09.16
3092 요가칼럼- 뱃살 빠지는 초보자 운동 루틴, 매일 이거 100개만 하세요! file hherald 2024.09.09
3091 피트니스 컬럼-머신웨이트 vs 프리웨이트 file hherald 2024.09.09
3090 헬스벨 - 저혈당으로도 어떻게 당뇨병이 될 수 있는가? hherald 2024.09.09
3089 김준환 변호사 칼럼- BRP를 대체하는 eVisa hherald 2024.09.09
3088 이안정 원장의 '영국 사회복지 이야기'- 장애인 자립 수당(Personal Independence Payment, PIP) (6) hherald 2024.09.09
3087 신앙칼럼- 인격 너머의 세상 hherald 2024.09.09
3086 런던통신- 극우단체의 '반이민' 거짓 정보가 불러온 英 폭동 hherald 2024.09.09
3085 김준환 변호사 칼럼 - YOLO 와 YONO hherald 2024.08.26
3084 이안정 원장의 '영국 사회복지 이야기'- 장애인 자립 수당(Personal Independence Payment, PIP) (5) hherald 2024.08.26
3083 요가칼럼- 초보자도 할 수 있는 하루 3분 운동! file hherald 2024.08.26
3082 헬스벨 - 자연이 주는 안티 에이징 선물 : 당귀 hherald 2024.08.26
3081 피트니스 칼럼- 굵은 팔? 매끈한 팔뚝라인? 삼두운동을 해보자! file hherald 2024.08.2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