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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바람아 멈추어 다오

hherald 2020.08.11 15:01 조회 수 : 755

 

인생은 바람입니다.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내 앞에 지나가고 있음은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람은 아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지구촌에 72억의 바람이 존재합니다. 그 이전에는 그 이상의 바람이 이 땅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상은 바람이 불어야 그 힘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거실의 화분은 정기적으로 바람을 쏘여 주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람은 물과 같은 위치에서 생명의 원천이 됩니다. 소래 포구에 수 십 개의 바람개비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철로 만든 바람개비여서 작은 바람엔 돌지 않습니다. 인생 무게를 배웁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스스로 돌 수 없는 것이 바람개비입니다. 바람이 멈추면 바람개비도 멈춥니다.

 
인생이 그러합니다. 바람은 시한부적 약속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시작부위는 짐작할 수 있다지만 끝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며 판단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인생의 끝이 그러합니다. 언젠가 바람이 멈추면 이 땅의 생도 끝이 납니다. 사람은 영원히 살 것처럼 세상에 살아갑니다. 위대하고 존귀한 생명일지라도 바람이 불어지 않으면 돌지 않는 바람개비와 같습니다. 인생바람개비가 멈출 때 비로소 바람을 불게 하시는 분이 계신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인생 바람개비는 나름대로 자기 구간을 달려온 존귀한 생명입니다. 인간이기에 존엄을 받아야 하고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존경받아야 합니다.

 

물론 지탄 받기도 합니다. 완벽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은 완벽하다 할지라도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손가락질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박수를 받으나 뒤로는 돌을 맞는 것이 인간의 속성입니다. 버릴 것이 없습니다. 돌을 맞는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그 부분이 있기에 인간입니다. 박수갈채를 받기 때문에 존귀한 인생이 아닙니다. 한 부분일 뿐입니다. 인간은 뱃속에서부터 전적인 타락자입니다. 뱃속의 태아가 무슨 죄를 지었을까요? 젖먹이 간난아이가 무슨 악한 마음을 먹었을까요? 그럴지라도 인간은 전적 타락한 존재입니다. 타락자가 타인에게 돌을 던질 순 없는 법입니다. 돌을 던지는 자들은 그것으로 자기 의로움을 나타내려는 욕망의 탈을 쓴 자가 분명합니다. 탈을 벗었다면 그 누구에게도 돌을 던지지 않게 됩니다. 돌을 맞아야 할 그 사람보다 돌을 던지는 내 자신이 더 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세주께서 죄 없는 사람이 돌을 들어 치라 했다는 사실 앞에 속내를 끄집어내어 목 놓아 울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놀라운 소식으로 세상에 도배했습니다. 서울 시장을 세 번이나 하신 ‘박원순’ 시장님께서 운명하셨다는 뉴스입니다. 충격입니다. 그를 향한 생의 바람이 멈추었습니다. 당연 인생 바람개비 역시 멈추었습니다. 말들이 많습니다. 거짓 뉴스와 상상력이 만들어낸 쓰레기 뉴스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 시대에 획을 그었던 인물이 분명합니다. 인권 변호사였으며 서울 시장이 되어 대선 후보 인물로 거론 되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의 인생 바람이 멈춘 이유에 대해선 함구해야 합니다. 분명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를 향해 돌을 던질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 역시 그를 향해서는 가치중립입니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닙니다. 다만 인생 자체를 존중할 뿐입니다.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에게는 크나큰 상처입니다. 개인적 사견이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목 놓아 운 적이 있습니다. 그분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한 나라의 수장이 자살로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글펐기 때문입니다. 고 ‘박원순’ 시장님 역시 그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분의 정치 성향이나 노선을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슬픈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시를 책임져야 하는 지도자셨는데 그의 생을 멈추게 했던 고통과 번뇌를 작게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 지도자들의 말년은 행복하지 못할까? 스스로에게 자문을 하기도 합니다. 존경받는 지도자와 함께 차를 마시며 길모퉁이에서 만났을 때 머리 조아려 인사할 수 있는 자유스런 풍토는 만들어질 수 없는 걸까? 국가를 책임져야 했던 최고의 수장들은 은퇴 후 전과자가 되어야 할까?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들은 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걸까?

 

인생바람개비는 생명 바람이 불어와야 생의 바퀴를 돌릴 수 있습니다. 생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조물주의 것입니다. 오늘 밤 내 생명의 바람을 멈추게 하시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게 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목숨의 바람개비를 스스로 멈추게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를 책임지고 특별시를 책임져야 할 존경받아야 할 분이 분명한데 무엇이 인생바람을 멈추게 한 것인지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인간은 보편적 세계관에 의해 지배받습니다. 보편적 세계관이란 정치, 종교, 사회적인 규율이나 율례를 떠나는 것입니다. 인간이기에 인간으로 존중받으며 살 권리입니다. 사람의 수명은 사람이 주관할 수 없음이 보편적 세계관이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최정상에서 서셨다면 사회적 책임의 무게는 일반인들보다 더 무거웠을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권리를 스스로 존중할 수 없었음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슬픈 아침을 맞게 됩니다.

바람, 그 바람은 생명의 바람입니다. 인생 바람개비는 그 바람이 불어 올 때 돌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그 바람을 멈추게 할 수 권리는 없습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조물주가 멈추게 할 때 까지 눈물로, 피로써 돌려야 합니다. 그 누구도 ‘바람아 멈추어 다오’ 노래 할 수 없어야 합니다.

 

생명의 바람은 지금도 불고 있다 - 노재흥 작가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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