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헬스벨 - 영국 정부의 거대한 도박

hherald 2020.03.16 17:22 조회 수 : 2646

전혀 다른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영화보다도 현실이 극적입니다. 3월 15일 이태리에서 하루에 3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얼마 전까지 중국 우한의 상황을 불구경하듯이 보고 있었는데 이제 중국 바깥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로 난리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3월 16일 현재 쉥겐 조약을 맺은 유럽 12개국이 서로 간의 국경을 닫고 봉쇄,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이태리 북부의 롬바르디 지방은 상공업이 발달하고 전통적으로 부유한 곳으로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이 존재하는 곳으로 영국 NHS보다 2배 이상의 병상을 확보하고 있는데 병원이 터져나가고 현재 전시 상황처럼 환자들을 분류, 치료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의료인들은 밀려오는 환자에 압도되고 누구를 살릴지 급박히 결정해야 하는 윤리적 문제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인 인공호흡기를 회생할 가능성이 적은 사람들 즉 노인들에게는 배정하지 못하며 부양할 어린 자식이 있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되고 있습니다. 유럽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악성 변종이 들어왔는지 여태까지 뉴스에서는 기존 질환이 있는 연로자들이 위험하다고 그랬는데 이태리의 긴박한 상황을 보면 수많은 40대도 속속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N95 마스크는 얼굴에 딱 맞게 피팅해서 껴야 하는데 답답해서 10분도 참기 힘듭니다. 방호복은 입으면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고 화장실 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현장의 의료진들이 이미 20% 이상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탈진하도록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망자 통계에 의료인들도 속속 포함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대역병은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영국 NHS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매우 염려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이상의 재정 감축이 부메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12일 보리스 존슨이 발표한 영국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입장과 결단은 매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세계 보건 기구(WHO)가 권장하는 진단 테스팅, 동선 확보, 격리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영국에서는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형성되도록 인구 60% 이상이 감염되어야 하며 그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리스 존슨은 비장하게 말하였습니다.  이 발표를 들으면서 필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정을 추슬러야 할지 한동안 애매하였습니다. 어차피 NHS는 밀려드는 환자와 부족한 병실, 제한된 자원으로 몇 주 안에 압도될 것이 확연하니 전 경제를 마비시키는 휴업령과 자가 격리 대신에 전 인구의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받아들이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갑자기 NHS로 몰려 의료기능이 마비되는 현상을 피하는데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이 시행하는 휴업령이 몇 주 뒤 해제되었을 때 다시 한번 바이러스 감염의 2차 피크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사례에서 보면 1차 유행 때보다 2차 유행 때 훨씬 더 많은 인구가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영국의 이 기발하고 독자적인 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위험군인 노인들은 4개월간 집에 칩거하고, 병원에 몰려올 환자 수만큼 많은 환자가 성공적으로 치료되어 재깍재깍 퇴원을 해야 하는 등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에 도박사처럼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3월 16일 12시, 영국 정부의 ‘집단 면역’ 전략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에 200여 명의 과학자들과 의사들이 사인하였습니다.

현재 영국은 일반인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 테스팅은 포기하였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되었을지 추측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돌리고 있습니다. 일선의 의료인들이 엄청난 위험에 노출되면서 희생해야 하는 실정인데 의료진에 대해서도 쓰러지지 않는 한 감염 여부 테스팅을 하지 않을 것을 공표하였습니다. 충분한 수의 인공호흡기를 구비하고 있지 않으며 충분한 병상 수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자가 격리를 어기는 자는 벌금형이나 체포할 수 있도록 경찰력이 강화되었습니다.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DrRyu15 )

 

참고 1. 가족 내 감염의 문제

중국에서 많은 점을 배우고 있는데 외부 접촉을 피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가족 내 감염입니다. 이는 집이 안전하다는 상식에서 반 직관적인 사실로서 중국의 경우 감염의 70% 이상이 가족 내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합니다. 부모, 조부모들이 죽고 아이들이 고아로 남은 경우가 많았기에 가족 중 확진자가 나오면 분리해서 학교 강당이나 호텔 등으로 격리 조치를 한 것입니다.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족끼리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참고 2. 진통제 사용 문제

프랑스의 일선의 현장에서 밝혀진 사실로서 아프다고 이부프로펜이나 코르티존을 사용했을 경우 경과가 안 좋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원래 발열은 감염에 대항하는 정상적인 반응으로서 저러한 소염제를 사용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면역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Best Practice criteri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82 헬스벨 - 안먹고 운동할 것인가, 잘먹고 운동할 것인가? new hherald 2024.03.18
2981 런던통신- 영국 안 초미니공국 ‘시랜드’를 아십니까? new hherald 2024.03.18
2980 부동산 상식- 2024년, 임대료 및 수요 과열 진정세… 집주인의 임대료 인하 비율 증가 new hherald 2024.03.18
2979 신앙칼럼- 얍복강에서의 아침을 new hherald 2024.03.18
2978 요가칼럼- 숨은 키 +1cm 찾아주는 스트레칭 루틴 newfile hherald 2024.03.18
2977 부동산 상식- 판매 속도가 더딘 2024년 주택 시장, 해결 방안은? hherald 2024.03.11
2976 헬스벨- 장이 안 좋다 = 모든 질병의 수문이 열렸다 hherald 2024.03.11
2975 김준환 변호사 칼럼- 런던 시청 hherald 2024.03.11
2974 신앙칼럼- 헤세드 인생 -규칙 안에서의 자유- hherald 2024.03.11
2973 요가칼럼- 오늘은 100Reps 올인원 전신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날! file hherald 2024.03.11
2972 김준환 변호사 칼럼- 세인트 폴 대성당 hherald 2024.03.04
2971 신앙칼럼- 자기 성숙을 위한 몸부림 hherald 2024.03.04
2970 요가칼럼- 골반이 비뚤면 자세도 망가지고 다이어트에도 성공 할 수 없어요 file hherald 2024.03.04
2969 부동산 상식- 봄철 가든 말벌 예방 hherald 2024.03.04
2968 헬스벨 - 갑상선 약을 먹는데 왜 컨디션은 계속 저하되는가 hherald 2024.03.04
2967 헬스벨- 스페이스 닥터의 기억 상실 hherald 2024.02.26
2966 김준환 변호사 칼럼- 기소중지와 해외도피 hherald 2024.02.26
2965 신앙칼럼- 가장이란 이름 그 존재의 부재 hherald 2024.02.26
2964 부동산 상식- Damp & Condensation hherald 2024.02.26
2963 요가칼럼- 하체 레전드' 근력 강화를 위한 안벅지 운동 file hherald 2024.02.2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