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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

hherald 2017.07.10 19:34 조회 수 : 237

 

삶은 고단할 때 기쁨이 있고, 넘어야 할 산이 있을 때 의미가 있으며, 기도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 늘어갈 때 오히려 깨어있게 됩니다. 한가할 때 보다 분주할 때 공부가 더 잘 되며, 여유가 있을 때 보다 빈곤할 때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신학 공부할 때 여유치 않아서 야간을 이용해서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제 인생에 보따리 두 개가 전부였을 때입니다. 한 가방은 책, 또 한 가방은 옷가지였습니다. 낮에는 노동을 하였고, 저녁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안양에 있는 갈멜산 기도원 뒷산에 올라 밤이 맞도록 기도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가장 책을 많이 읽었고, 기도도 많이 했고, 노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허기진 동료 전도사에게 밥을 산다거나 버스표를 사주는 등 작은 일이지만 내게는 큰 몫을 떼어 주는 일을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마음의 넉넉함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나이 뿐 아니라 성직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이 굳어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비좁은 내 영역 안으로 누군가 헤집고 들어오는 것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경계하게 됩니다. 지켜낼 것도 없으면서 본능적으로 지키고 싶은 욕망이 있게 됩니다. 울타리를 만들지 않으려 해도 스스로 울타리가 쳐져있고 경계를 만들게 됩니다. 나는 나로써 살아야 하지만 더불어 살아 갈 때 나로써 살아감의 의미를 더하게 됩니다. 어디에 머물든지, 환경을 초월하여 이웃과 벗이 되고 거룩한 가족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혈통을 뛰어 넘어 벗이 되고, 가족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 많이 낮아져야 하고, 더 많이 기도해야 하고, 더 많이 내 삶의 지경의 울타리를 없애고 내 삶의 공간 안으로 이웃이 들어 올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 문명은 이기주의적 삶을 지향하고 그것이 옳다는 인식을 하게 됩니다. 신앙인들조차도 나 한사람 예수 믿어 복 받고 잘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쯤은 허다합니다. 그렇게 산다 하여 나무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진정한 주님의 제자라면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내 스스로가 늘 다짐하는 기도 제목입니다. 내 인생이 머물고 있는 공간 안에 마음을 다해 기도하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려 생각하며 기도할 때면 눈물이 나고 기대가 됩니다. 그들의 앞날에 나타날 하나님의 영광을 반추해 낼 것을 생각하면 존경스럽고, 사랑스럽고 혈통의 차원을 넘어선 주님의 살과 피를 나눈 형제요 가족 그 이상이 됩니다. 

통풍으로 인하여 며칠을 걷지도 못하고 방안에만 꽁꽁 갇혀 있었습니다. 통증이 좀 완화되어 겨우 겨우 걸어 병원엘 다녀오는 길에 한 건물의 사랑스런 아이들과 맞닥뜨렸습니다.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작은 골방으로 몰려왔습니다. 옆집 사모님께서는 뿌셔뿌셔를 가져오셔서 오랜만에 학창시절에 먹었던 옛 맛을 만끽하며 아이들과 함께 순식간에 뿌셔뿌셔 두 개를 해치웠습니다. 자신들의 집은 더 넓고 안락하고 편할 텐데 비좁은 골방에 잠시라도 우르르 몰려온다는 것은 마음과 마음, 생각과 생각, 영혼과 영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몰려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께 손을 잡고 허깅도 하고 때론 장난도 치고, 먹을 것도 먹는 것은 단순함을 통하여 위대함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아이들의 맑은 눈방울에서 그들의 미래를 읽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비춰낼 그들의 미래적 삶이 그림처럼 펼쳐지기도 합니다. 함께 하는 동안 직접적인 기독교와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는 과정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홀로 백리를 가는 것 보다 함께 더불어 십리를 가는 편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라 여겨집니다. 비록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웃의 벗들에게 줄 것은 없지만 그들을 위한 기도의 몫을 감당해 내리라 결심합니다. 그리고 손 한번 잡아 주는 것,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일, 내 작은 골방을 내어주어 그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가지고 공간 안에서 말없이 거룩함을 나눌 수 있음이 행복이며 기쁨이 됩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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