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헬스벨- 반팅 vs 안셀 키스

hherald 2017.05.01 18:43 조회 수 : 259

 

미스터 반팅

19세기 중반 런던 상류층 대상 장의사로 성공한 윌리엄 반팅이라고 부유한 사업가가 있었습니다.  165cm키에 100kg 몸무게, 60대의 반팅은 ‘신발끈도 제대로 묶을 수 없고, 어디 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도 없고, 가만 있어도 몸이 힘들고 여기 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이 괴로움은 뚱뚱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은퇴하면서 본격적으로 살을 빼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운동량을 늘려서 단위 시간 당 칼로리 소모가 높은 운동인 조정(rowing)을 택하여 열심히 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운동할수록 근육이 붙으며 폭발하는 식욕으로 인해 다이어트에 차질이 왔고 결과적으로 시작할 때보다 더 비대해졌습니다. 전략을 바꿔 칼로리를 대폭 줄여서 식사를 해보았지만 곧 체력이 고갈되었고 체중 저하로 연결되지 않아 실망하였습니다. 운동 종목을 승마로 바꾸어 열심히 말을 타고 심지어 육체 노동도 해보았지만 체중 감소로는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런던의 저명한 의사들을 찾아 각종 설사약이며 이뇨제도 처방 받았지만 살을 빼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외과의사 하비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닥터 하비는 마침 파리에서 당뇨병 발생 기전에 대한 강연을 듣고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그는 반팅씨를 위해 혈액 내 당분을 높이지 않는 식이, 당뇨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저 탄수화물, 고 지방 (LCHF: low carb, high fat) 식단을 처방하였습니다.  반팅 씨는 각종 육류와 야채를 풍부하게 섭취하고 지방도 잘 먹으면서 대신 밀가루 음식과 전분과 설탕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서 드디어 20kg 이상 성공 감량하였습니다.

 

 특히 빵, 맥주, 과자, 감자를 엄격히 피했다고 하는데 지금 봐도 탁월한 선택입니다. 반팅씨는 살을 빼고 ‘이제 잘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귀도 잘 들리고, 눈도 밝아졌다!’라며 탄복하였습니다. 그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대중을 위해 직접 ‘비만에 관한 소책자 (Letter on Corpulence)’라는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이 책은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걸쳐 당시 기록적인 63,000권이 팔려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 다이어트 책이 되었습니다. 저 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의 체중 감량 기전에 대해 란셋지나 영국 의학 저널에서는 전문가들의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독일을 통일한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도 110kg 의 거구였는데 반팅 다이어트로 1년만에 30kg 정도를 감량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초상화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반팅 씨의 다이어트와 비만 해소 방법은 19세기 중반 이후 100여년간 의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안셀 키스 박사

반면 20세기 중반에 들어와서 안셀 키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한 과학자 때문에 인류는 비만 해소, 성인병과의 전쟁에서 한참 역주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5년 첫번째 심장마비를 겪은 이래 대통령 재임 중 수 차례 심장 마비로 병원에 입원하고 업무 공백도 가졌습니다. 전례 없이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정기 브리핑을 하였으며 아이젠하워는 인류 역사 상 가장 세세히 관찰 기록된 심장병 환자가 되었습니다. 미국 중년들의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학습과 경각심은 최고조에 달했으며 의학계의 최대 이슈는 심장병 해결이었습니다. 당시 키스 박사는 미네소타 대학에 근무하던 과학자로서 여러 나라를 방문, 조사하여 식이와 심혈관계 질환에 관한 연구 보고서인 ‘7개국 연구 보고서 Seven Countries Study’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식이성 지방과 심장병과의 연관 가설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도 가설입니다. 이 연구에서 그는 지방을 많이 먹는 나라일수록 심장병이 많이 걸린다 라고 주장하며 지방 섭취량과 심장병 발생 간의 비례 그래프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앞으로 수 십년간 식이성 지방을 배제하게 된 초석이 되었으며 콜레스테롤을 심장병 원인으로 지목,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것을 심장병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하게 된 근거가 되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즉시 버터와 고기 등 지방을 극히 제한하고 곡류와 과일 위주의 식이에 들어갔고 계란은 한 달에 한 개꼴로 섭취,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 음식은 제한되었습니다. 안셀 키스 박사는 타임지 커버에 실리고 학자들은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었으며 그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학계에서 배척되었습니다.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통계 조작이 횡행한다는 사실인데 키스는 자신의 주장을 성립하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그래프에서 벗어나는 데이터는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첫 심장마비 당시 콜레스테롤 수치 165mg/dl, 몸무게 78kg 에서 시작하였는데 수년에 걸쳐 지방을 안먹을 수록 몸무게는 계속 불어나고 이를 의아해 하는 의료진들은 필사적으로 지방을 더 제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혈중 콜레스테롤은 계속 증가하여 259mg/dl까지 치솟았다가 수차례의 심장마비를 더 겪은 후 사망하였습니다. 아직도 의료계며 미디어가 안셀 키스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이 유감으로 이제 그 망령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Best Practice criteri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425 부동산 상식- Q. 현 세입자와 계약이 끝나 갑니다. 입주한 지 3년이 되었는 데, 곧 퇴거일이 다가옵니다. 주거시 생성되는 마모에 관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hherald 2017.05.01
1424 신앙칼럼- 성경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hherald 2017.05.01
» 헬스벨- 반팅 vs 안셀 키스 hherald 2017.05.01
1422 영국축구출필곡반필면- 토트넘 홋스퍼 vs 아스널 hherald 2017.05.01
1421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13첫째의 딜레마 hherald 2017.04.24
1420 온고지신- 휩쓸려 퍼덕대는 꼴이 hherald 2017.04.24
1419 부동산 상식- Q : 임대기간이 끝날때 디파짓을 전액 환불받지 못할 경우도 있다고 들어서 걱정입니다.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hherald 2017.04.24
1418 헬스벨- 설탕, 담배 끊듯 끊는다 hherald 2017.04.24
1417 이민칼럼- 영국이민비자 영어증명 어려운 경우 hherald 2017.04.24
1416 영국축구출필곡반필면-토트넘 금호타이어 행사 & 손흥민 인터뷰 hherald 2017.04.24
1415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 12 성격이 만들어지는 과정 hherald 2017.04.10
1414 부동산 상식- Q: 영국에서 집을 구하려고 하는데 광고 내용중 주택 형태 따른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다른가요? hherald 2017.04.10
1413 온고지신- 아니면 말고 hherald 2017.04.10
1412 신앙칼럼- 하나님의 자증적 계시 hherald 2017.04.10
1411 헬스벨- 살찌고 힘든데, 적게 먹고 뛰라고?!? hherald 2017.04.10
1410 이민칼럼- 영국 비자신청 수수료 인상 hherald 2017.04.10
1409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 #11배움의 원리 hherald 2017.04.03
1408 부동산 상식- 임대주 세금 : Buy-to-Let 세금공제 변경사항 hherald 2017.04.03
1407 온고지신- 누구를 원망하랴 hherald 2017.04.03
1406 신앙칼럼- 인간은 왜 분노하는가? hherald 2017.04.0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