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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우다 보면 “저 녀석이 도대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심하게 떼를 쓴다거나, 혼자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거나, 이유 없이 운다거나, 밥을 안 먹겠다고 고집부리거나 할 때가 있죠. 이럴 때 부모는 답답하고 난감합니다. 아이의 이런 행동이 부모의 기준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서 아이를 달래어 보거나, 혼내거나, 협박하거나 심지어는 때리기도 하면서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통하는 방법이 있으면, 그쪽으로 해법을 찾아나갑니다. 문제는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모른 체 잘못된 해법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는 해법은 아이의 부정적 행동을 더 강화시키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 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름의 이해
오늘은 자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 핵심은 아이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부모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그 중에서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바로 성격에 대한 공부입니다. 자녀를 이해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를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자녀가 같은 상황에서 나하고 다르게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필자는 부모님들에게‘디스크(DISC) 성격이론’ 정도는 꼭 공부하시기를 권합니다. DISC이론은 심리학 이론이지만 이해하기 쉽고, 책과 인터넷 강의가 많이 있어서 쉽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기질과 성격을 공부하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 지를 아는 것입니다. 급한 사람과 느긋한 사람, 활동적인 사람과 정적인 사람,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과 관심이 거북한 사람, 몸 쓰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과 머리 쓰는 것을 선호 사람,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혼자 하고 싶은 사람 등 사람들은 저마다 매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경험하는 모든 상황에서 부모인 나하고는 다르게 이해하고 생각하고 반응합니다. 부모와 똑같이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거죠. 이것을 이해하면, 아이가 나하고 다르게 행동할 때 “얘가 왜 이러지?”하고 난감해 하기보다, “이 아이는 이렇게 반응하는구나!”하고 아이를 이해하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기질과 성격’은 어떻게 다를까요?
흔히 기질은 선천적인 것, 성격은 후천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기질은 타고난 것이고 성격은 개발 되어진 것입니다. 기질은 바꿀 수 없지만, 성격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집중해서 개발해야 할 대상으로 주목하는 것은 기질보다는 성격입니다. 
기질에 따라서 사람은 에너지의 흐름이 다르고, 분비되는 호르몬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에너지가 위로 치솟고, 어떤 사람은 가라앉습니다. 어떤 사람은 ‘도파민’ 같은 흥분호르몬이 많고, 어떤 사람은 ‘세로토닌’ 같은 편안한 호르몬 또는 ‘가바’와 같은 침착한 호르몬이 많습니다. 이렇게 에너지와 호르몬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기질에 따라체질도 달라집니다. 한의학의 사상체질에서 각 체질마다 성격을 다르게 설명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성격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성격은 ‘기질이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자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질이 원료이고 성격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을 공정이라고 보면 되겠죠. 여기에서‘세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모입니다. 아이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성격은 부모가 아이에게 만들어준 선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격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세 살까지 거의 대부분 완성됩니다. 언어를 이해하기 전 단계에서 무의식 자아가 만들어 질 때 형성되는 것이지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의 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감각적인 날 것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 때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는 가치관의 원형이 만들어집니다. 
아기가 배가 고파서 “앙”하고 소리를 내어 봅니다. 이 때 바로 젓을 먹게 된 아기는‘세상을 안전하고 편안하며 자신을 사랑 받는 소중한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앙~앙~”하다가 “응애~ 응애~”하고 울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아기는‘세상을 무섭고 냉정하며 자신을 버림받은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이렇게 영아기에 형성된 세상과 자기에 대한 인식 즉 가치관은 그 사람의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는 아이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것은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해결해 주는 것입니다.이 시기에 부모와의 유대관계는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짓는 매우 핵심적인 요인입니다. 영유아기(0~7세)에 아이는 자신의 기질을 원료로 부모라는 세상 공정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바로 성격입니다. 원료(기질)와공정(부모)에 따라서 다양한 제품(성격)이 만들어지겠지요.

 

 

성격개발을 위한 부모의 역할
길을 가다가 아이에게 TV에서 보았던 인형이 보입니다. 그것을 갖고 싶어서 엄마에게 조릅니다. 급한 기질의 아이는 원하는 것을 당장 해결해 주지 않으면, 화를 잘 내거나 과격한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관심을 받고 싶은 기질의 아이에게 부모가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애교를 부리거나,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시기하고 질투하는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성격이 어디로 튈 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기질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어떻게 하면 어떤 성격이 만들어진다.’하는 원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부정적인 성격은 자신의 욕구가 방치되거나 무시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부정적 성격은 다르게 말하면 ‘내가 세상에서 버림받았다’라고 느낄 때 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긍정적인 성격은 ‘내가 세상에서 수용되고 포용되고 있다’고 느끼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서 수용되고 포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관심을 가지고 케어(Care)해주어야 합니다. 영아기(0~3세)에는 아이의 작은 표현에도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불편한 것을 해결해 주는 것입니다. 유아기(3~7세)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부모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와 소통하고 협상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이해해주기만 해도 아이는 자신이 세상과 소통하고 있고 자신이 고립되지 않은 존중 받는 존재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갖고 싶은 것을 사주고 안 주고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자녀의 긍정적인 성격을 개발한다는 것은 좋은 품성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인성교육인 것이죠.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질에 따라 좋은 성격 즉 좋은 품성을 개발하는 것은 가능하며 집중해서 돌보아야 할 과정입니다. 그것은전적으로 부모에게 달려있습니다. 이것이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에게 주어진 첫 번째미션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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