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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인간은 왜 분노하는가?

hherald 2017.04.03 19:03 조회 수 : 280

 

살다 보면 화가 나는 일이 많습니다. 화를 안낼 수 있는 사람은 두 종류뿐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저귀를 찼을 때인 유아기와 관속에 들어갔을 때인 시체라 합니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입니다. 관속에서는 화를 낼 수 없는 시체이며 기저귀를 찼을 때는 나름대로 짜증을 부리고 화를 냅니다. 인간은 살아 숨 쉬는 동안은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성경에서도 화를 내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엡4:26-27)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성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이 죄가 아니라 화를 낸 이후의 행동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화를 낸 후 해가 지도록 그 화낸 것에 분을 품지 말라는 것입니다. 남녀 사이, 직장 동료, 특히 가족 간에 화날만한 일은 살면 살수록 횟수가 많아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이 서로 가까워진다는 것은 좋은 일도 있겠거니와 화낼 일이 많아지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것으로 다툼이 시작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툼외의 내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분이 사그라 들지 않고 자라서 미움으로, 죄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화를 낸다는 것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화로써 표출해 내기도 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자기표현입니다. 그런데 그 표현을 다듬지 않으면 표현해 내는 만큼 상처가 됩니다. 타인에게 상처가 될 뿐 아니라 가장 큰 상처는 자기 자신입니다. 화를 내는 동안 생각은 멈추게 되는 것이고, 마음은 더 비좁아져서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육적, 인격적, 영적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분명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자기 영혼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검은 안대를 착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 하면서 화를 낼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생명체 중에 화를 내는 것은 인간뿐 만은 아닙니다.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도 화를 냅니다. 그러나 화를 낸 것에 대한 책임은 인간만이 져야 합니다. 동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영국에는 많은 야생 여우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찾아와 잘 가꾼 정원을 망치기도 하고 해를 끼치며 밤새도록 동족 간의 세력 다툼을 하는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피해를 봤다 할지라도 여우 공동체를 향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다음날이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뻔뻔스럽게 행동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다릅니다. 한번 화낸 것으로 평생 죄책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화를 내고 분노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 후가 문제입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는 세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이는 종교적 이론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법칙입니다. 콜라가 몸에 좋지 않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부모 몰래 콜라를 먹었다면 죽일 만큼 야단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좋진 않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독약이 있다면 그것을 먹지 못하도록 죽일 만큼 매를 드는 것이 사랑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화를 낸 후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화를 통하여 반드시 마귀는 접근한다는 사실입니다. 분열, 다툼, 단절을 통한 자아의 비좁음, 영적인 혜안을 앗아갑니다. 그렇다고 화를 안 낼 순 없으니 화를 낸 후에 사후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라는 것입니다. 콜라를 먹었다면 빨리 양치질을 하고 치아 표면에 남아 있지 않게 하는 조치입니다. 마귀에게 틈을 준다는 것은 해가 지도록 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으로 화를 내고 분노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노는 과거와 또 다른 사건과 연결되어 폭발하게 됩니다. 마귀가 부추기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화를 낼지라도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가능할까요?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라면 가능합니다. 매순간순간 성령님을 의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왜 분노해야 하는가? 여러 진화 심리학적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 보호 본능이며 수만 년 동안 진화해온 산물이라 위로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죄 때문입니다. 화를 내는 자체는 죄라 할 수 없지만 화를 내고 분노한 후, 사후 처방을 내리지 못한 것이 죄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영성이 깊어질수록 분노함이나 화를 내는 일이 줄어듭니다.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거나 분노한다는 것에는 합리적인 분명한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 영성이 흐려졌다는 의미입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 (약1:19-20)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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