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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는 사람은 누구나 “내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가르치는 일에는 열정이 뜨겁습니다. 아무리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도 아이들 교육비는 줄이지 않는 민족입니다. 이렇게 들끓는 교육열에 비추어서 우리 아이들은 정말 잘 배우고 있을까요?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할 것입니다. 통계적으로도 한국 학생들은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서 학업성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그 이유는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배움의 원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따라 배우기와 시켜서 배우기
배움은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합니다. 영어를 배우면 영어를 잘 하고, 피아노를 배우면 피아노 연주를 잘 해야겠죠. 이렇게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사람은 선천적으로 어떤 능력을 타고납니다. 그 능력 때문에 사람은쉽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따라 배우는 능력』입니다. 아기는 부모가 하는 것을 따라 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배웁니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것 등등 세세한 것들을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 보면서 세상을 배워 나갑니다. 이렇게 따라서 배우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아이들은 “이거 해볼 거야”, “저거 해볼 거야” 하면서 하나씩 어른들의 세상을 배워나가는 것에 열중합니다. 

 

 

이 『따라 배우는 원리』는 아기를 키워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것을 많은 부모님들이 양육과정에서 간과하고 있습니다. 유아기를 지나면서 아이들의 세상을 배우는 방법은‘따라 배우기’ 에서 ‘시켜서 배우기’로 빠르게 바뀝니다. 아이에게 자꾸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면서 시켜서 배우게 만드는 것이지요. “공부 해라”, “독서 해라”, “운동 해라”, “학교 가라”, “학원 가라” 등등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이 시켜서 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누구나 시켜서 하는 일은 싫어지기 마련입니다. 부모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하는 것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에게 배우는 일은점점 싫은 것이 되어버립니다.이렇게 『시켜서 배우는 방법』은 아이들의 교육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효과는 커녕 배움을 거부하는 역효과만 키운 꼴이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이 교육효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 배우는 원리
그래서 우리는 『따라 배우는 원리』에 다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굳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면서 배우는 인간의 선천적인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배우는 사람의 저항이 없으며, 성취감과 호기심을 자극해서 더 배우고 싶은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인간에게는 가까운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는 본능적 습성이 있습니다. 욕을 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욕을 배우고, 거짓말 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거짓말을 배웁니다. 사투리도 따라서 배운 언어학습의 결과입니다. 사투리를 평생 고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따라 배우는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싶다면, 그것을 잘 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면 됩니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으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친구 말을 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히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은, 아이들이 부모가 하는 행동을 따라서 하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보면 부모가 집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있던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응 거의 다 왔어. 조금만 기다려!” 라고 하고는 급하게 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갑니다. 이 아이는 나중에 친구들과 놀면서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응 지금 공부하고 있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행동
부모는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까?”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가 세상을 처음 인식하기 시작하는 유아기(3~5살)에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인생에서 당연한 것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이 때는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는 것, 잠들기 전에 잘 씻는 것, 책을 읽은 것, 기도하는 것 등등 하얀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듯 아무런 저항 없이 무엇이든 칠하면 그대로 색이 입혀집니다. 부모가 보여주는 행동은거의 그대로아이에게 카피(Copy)됩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고,함께 밥을 먹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모습은 그대로 아이의 미래 모습이 됩니다. 유아기를 지나 사춘기까지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갖추어 나갑니다. 그것은 무의식에 남아서 성인이 되어서 바꾸려고 해도 잘 바뀌지 않습니다. 부모로부터 모방된 부정적인 행동은 자신의 삶을 속박하는 굴레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는 TV를 보면서 “너는 들어가서 공부해라”라고 말할 때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부모가 몸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입으로 시킬 때 교육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부모가 시키니까 아이는 하는 척을 하면서, 딴 짓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공부하는 척 하면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친구와 잡답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아이가 공부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공부하면 됩니다. 아이가 휴대폰을 내려놓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내려놓으면 됩니다. 

 

 

 

먼저 보여주는 선생님
필자가 영국에서 아이들의 학교에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학교를 소개하기 위해 나이가 지긋한 선생님이 나오셨는데, 너무 상냥하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그 분만이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학교 선생님들이 모두 어쩜 이렇게 친절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행동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먼저 친절한 모습을 보여야 하거든요”
순간 필자는 “싸운 놈들 앞으로 나와! 엎드려 뻗쳐” 하고는 심하게 매질을 하는 고등학교 시절의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폭력을 나무라는 선생님이 폭력을 쓰는 역설적인 교육현장에서 우리 세대는 자랐던 거죠. 그래서 그 시절에는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싸우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선생님의 폭력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염된 것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내가 행해야 할 것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들은 모두 내가 실천함으로써 가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부정적인 말투나 습관이 있다면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나쁜 행동을 따라 배우지 않습니다. “내가 행동을 바꾼다고 아이가 따라 할까?”하고 의심하지 마세요. 따라 하기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배우려 하지 않아도 따라서 하게 되어 있습니다. 부모는 그저 먼저 행동하고, 아이를 그 행동에 초대해 주면 됩니다.이렇게 말이죠. 
“같이 앉아서 책 앍자”, “함께 운동하자”, “고마워요”, “사랑해”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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