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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동쪽에는 스리랑카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동네가 있다.  그들은 스리랑카 전통에 따라 명절을 같이 보내고, 전통 결혼식을 한다. 스리랑카에서 변호사를 했던 사람들이 런던으로 옮겨와서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영국 변호사가 된다. 약 300 여명인 그들은 스리랑카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퀸 메리 대학이 있는 런던 동쪽 마일앤드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일을 한다.
 
신라의 역사를 보면, 경주 허씨는 인도 아유타야에서 건너온 허황후가 그 조상이라고 한다. 인도 북쪽의 아유타야국에서 육로로 한반도에 왔을 거라는 설도 있고, 배를 타고 왔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인도의 남쪽 끝부분에서  자리잡은 스리랑카에서 영국으로 이민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어렸을적 고향의 사람들과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간혹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신라시대의 인물들이 스리랑카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접어들곤 했다.
 
인구 2천만명이 조금 넘는 스리랑카에서 대통령이 국민들에 의해서 쫒겨나고, 총리의 관저가 불타고, 성난 국민들이 대통령국과 총리관저를 점령했다. 2019년 내전이 끝나면서 스리랑카 정부는 내수용 상품 생산에 주력했다. 일단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했다. 결과, 보유한 달러가 부족해서 기름과 식료품등을 수입하는데 어려움을 겼었다. 비료를 수입할 수 없게되자 퇴비생산으로 친환경 식료품을 만들자고 캠페인을 했다. 사실은 비료를 수입해 올 돈이 없었다. 올 5월부터는 생필품이 부족하여, 아기들에게 먹일 분유조차 바닥이 났다.
 
결국, 많은 국민들은 생계를 이끌어 나가던 툭툭 이라는 자동차의 기름이 바닥나고, 밥을 지을 기름과 가스 공급이 중단되자,  나무를 꺽어 밥을 지었다.  라자팍스 대통령과 총리는 기름과 생필품이 충분하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결국 국가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 기름도 바닥났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향하여 구걸하는 메세지를 보내고, 스리랑카 항공 등 돈 되는 기업을 팔아서 기름값을 갚을테니 제발 기름좀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냉정했다.
 
스리랑카는, 대통령의 친인적들이 국가의 요직을 맡아서 지난 20여년동안을 통치하였다. 2019년 대통령이 된 라자팍사는 2005년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지냈던  친형을 총리로 앉히고, 동생과 맏형 그리고 조카를 장관에 임명하고 마음대로 나라를 통치하였다. 2005년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지냈던 친형 역시 대통령 시절에 지금의 라자팍사 대통령을 국방장관에 임명하여 타밀족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을 저질렀다.   그랬던 라자팍사 가문의 종말이 2022년 국민들의 대통령궁과 총리관저 난입으로 무너져 내렸다.
 
스리랑카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을 되돌아 본다. 우리도 외환위기를 겪었다. IMF 사태라 명명되었던 시절의 어려움은 대단했다. 외환 보유고가 바닥이 나고, 국가채무 불이행의 위기에서 모든 국민들은 힘을 모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그 위기를 극복했다. 
 
그 위기를 통해서 국제자본의 잔인함을 배웠다. 힘들게 만들어 놓았던 흑자 기업들이 헐값에 팔려나가고, 생활고를 견디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돈을 가졌던 사람들은 경매시장에 나온 건물들을 헐값으로 사모아 큰 돈을 벌었다. 목사라는 사람이 빌려준 돈을 받으려고, 채무자를 생명보험 들게하고, 교통사고를 일으켜 죽으라고 그 채무자가 운전하는 차를 따라가며 죽음을 확인하려고 했던 사건도 있었다. 모두가 돈에 미쳐 있었다. 돈이 된다면 타인의 생명조차 생명보험을 탈 수 있는 돈으로 보였다. 
 
국가는 달러가 부족하다는데, 돈 많은 사람들은 그 달러를 사서 장록 속에 감추었다. 1달러에 천원하던 달러가 3천원으로 올랐을 때 팔아서 큰 돈을 벌었다는 자랑을 부끄러움 없이 하고 다녔다.  국민들은 외환 위기를 극복하자고 금모으기를 했고, 돌반지조차 꺼내들고 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금은 외환위기를 극복하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뒤로하고, 대기업과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했다고 한다.
 
지금 한국에서는 달러를 누구나 무기명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단다. 당연히 달러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돈 가진 사람들은 달러를 사 모으라고 정부가 광고를 하고 있다. 이러다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가 다 풀리면, 그래서 외환결제를 할 수 없는 정도의 외환 보유고가 떨어진다면, 다시 제2의 외환위기가 온다면, 그 상황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 아무리 국민들이 노력을 해도 정부의 무능함으로 국민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스리랑카를 보면, 무능한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집안사람들이 장관직을 장악하고, 무능하게 국정을 운영하면, 결국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양식이 떨어지고, 밥을 지을 기름과 가스가 없고, 아기들에게 먹일 분유조차 바닥이 났지만, 국민들이 점령한 대통령 궁의 수영장에는 맑고 푸른 물이 가득차 있었다. “우리가 굶는 동안 너희들은 이렇게 잘 살았구나” 라는 어느 스리랑카 시위대의 외침을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선택은 국민이 했다.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 대통령이 자신의 주위 사람들을 요직에 앉혔다. 그들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을 통치라 생각하고, 그 통치권을 행사한다. 서민들의 세금은 올리고, 국민연금도 올리고, 전기세도 올리고, 기름값도 올린다. 그러나 돈이 될만한 국영기업은 부자들에게 나눠주는 민영화를 한단다.  누가 이러한 결정을 하는가? 바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그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들과 측근들이 결정을 한다. 
 
그래서 투표를 잘해야 한다. 부패한 라자팍스 대통령과 그 집안 권력자들을 몰아 낸 스리랑카 국민들은 다음 지도자로 누구를 선택할까?  “선택은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본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김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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