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와 극적인 무승부를 끌어내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F조에서 선두를 지키고 무패행진을 이어나갔다. 10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던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F조 6차전에서 양 팀은 막판 골 잔치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현재 4승 2무(승점 14)로 F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위 슬로바키아(4승 2패 승점 12)와 승점 차가 2점으로 줄었다. 스코틀랜드는 2승 2무 2패(승점 8)로 4위에 머물렀다.

후반 25분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아스널)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슈팅,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경기 막판 후반 42분과 후반 45분 스코틀랜드 레이 그리피스(셀틱)의 연속 프리킥 골로 스코틀랜드가 역전승을 거두는 듯 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추가 시간에 잉글랜드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이 골을 넣어 무승부로 끝났다.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웨인 루니를 대신해 주장으로 팀을 이끈 케인이 팀을 살렸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라이벌 경기인 만큼 팬들 사이 신경전이 경기 전부터 치열했다. 잉글랜드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스코틀랜드를 유럽 예선 최약체 산마리노, 몰타 등과 비교하며 “러시아에는 우리만 다녀올게. 너희는 이곳을 지켜”라는 노래로 홈 팬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공을 잡을때 마다 야유를 하거나 선수 라인업을 발표할 때 이름이 불리는 선수마다 “누구지?(Who?)”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경기 막판 그리피스의 연속 골로 승리를 코앞에 두자 스코틀랜드 홈 팬들은 열광했지만 결국 케인의 골이 들어가고 무승부로 막이 내리자 양 팀 팬들 모두 아쉬움이 가득했다. 

경기 후 잉글랜드 수비수 게리 케이힐(첼시)은 “마지막 6분은 설명할 수 없다. 상대 팀의 두 차례 프리킥 골 모두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승점 3점을 얻으러 여기 왔지만 전체적으로 창의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잉글랜드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우리가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지만 레이 그리피스의 환상적인 프리킥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승점 1점도 소중히 여기고 다음 경기에 승리하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날 최우수 선수(맨오브더매치)로 뽑힌 레이 그리피스는 “항상 훈련장에서 프리킥을 연습하는데 연속으로 잘 들어간 적이 많지 않아 나도 놀랐다. 개인적으론 특별한 순간이었고 나중에 오늘의 승점 1점이 우리에게 소중한 점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