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요즘은 어느 가정을 보아도 자녀들이 많지 않습니다. 한 명 또는 두 명이 일반적이고 셋 이상 자녀를 기르는 가정은 거의 보기 드물죠. 아이를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은 첫째일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첫째일지도 모르겠군요. 

오늘은 첫째들에게 발견되는 공통적인 문제를 찾아서 원인을 분석해보고 부모가 어떻게 첫째를 양육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째의 특징
우선 가까운 사람 중에 첫째를 몇 사람 머리 속에 떠올려보세요. 그 다음 평소에 그들이 어떤 성향을 보이는 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어떤 공통점이 발견됩니까?
첫째들의 성향은 크게 두 가지 성향으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입니다. 이 성향은 다른 사람들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합니다. 작은 불편에도 화를 잘 내고 자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의무감에 사로잡힌 성향입니다. 이 성향의 사람은 지켜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돌아보고 자신을 위하는 일에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필자가 조금 과하게 표현을 했지만 첫째들의 성향은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리는 편입니다. 자기 중심적이거나 타인 중심적이거나.
거꾸로 첫째들에서 찾기 어려운 성향은 ‘자유로운 영혼’의 스타일입니다. 자기 것은 스스로 해결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크게 의존하거나 그들에게 희생하지 않는 자기 삶을 즐기는 스타일 말이죠. 이런 ‘자유로운 영혼’은 보통 둘째나 셋째에게서 많이 발견됩니다. 


 

자기중심 vs. 의무감
자기중심적인 아이는 내가 원하는 것은 쉽게 가질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은 나를 위해 존재하므로 내가 대접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만족시켜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부모가 나에게 알려준 세상의 모습입니다. 
의무감에 사로잡힌 아이는 거꾸로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서비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을 만족시켜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 거스른 행동은 항상 응징을 받습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면서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괜찮아 보입니까? 자기중심보다는 의무감 쪽이 조금 나아 보일 지 모릅니다. 그러나 둘 다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한 쪽은 자기만 있고, 한 쪽은 자기가 없습니다. 삶의 균형이 무너져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한 자아로는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이 공존하면서 협력하는 균형 잡힌 자아를 찾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자기중심이거나 의무감에 빠진 아이 모두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그에 따른 지나친 종속 또는 엄격함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이것은 아이가 부모에게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과 반응이 과하게 표출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중요한 덕목인 ‘기다려 주기’와 ‘지켜봐 주기’가 안 되는 것이지요.

 

첫째 성향의 근원지
이런 자기중심적이거나 의무감에 사로잡힌 첫째의 성향이 만들어지는 근원지는 어디일까요? 당연히 부모입니다. 부모의 아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이런 극단적인 성향의 아이를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 아이는 누구보다도 멋지게, 훌륭하게, 행복하게 만들 거야!”라는 생각이 바로 그 딜레마의 시작입니다. 이런 출발은 부모의 성향에 따라서 다르게 아이에게 표출됩니다.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종속적이고, 또 어떤 부모는 지나치게 엄격합니다. 
종속적인 부모는 아이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줍니다. 아이가 저질러 놓은 일을 쫓아다니면서 뒤치다꺼리를 합니다.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는 것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한마디로 아이에게 쩔쩔매는 부모가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자기중심적인 자아가 형성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엄격한 부모는 아이에게 너무 과하게 요구합니다. 아이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잘못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반듯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훈련시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항상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을 의식하면서 살면 “나는 항상 ~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 잡히게 됩니다.

 

첫째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여러분은 아이의 자아와 성향이 부모의 태도에 따라서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입니다. 이런 첫째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 방안은 형제들 속에서 키우는 것입니다. 동생을 빨리 갖는 것도 좋고 이웃이나 친척들과 자주 모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첫째에게 지나친 관심과 기대를 자연스럽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형제는 하나보다는 둘이 낫고, 둘 보다는 셋이 낫습니다. 자녀가 셋만 되어도 아이들 속에는 작은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형에게 까불다가 맞기도 하고, 2:1로 편을 가르기도 하고, 다툼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배우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상과 관계를 배우면서 크도록 놔둬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습니다.

 

 

두 번째는 부모로서 성숙해 지는 것입니다. 0~3세까지는 아이를 세심하게 돌보면서 양육하는 시기입니다. 3살부터유년기 까지는 아이가 따라 배울 수 있도록 부모가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아이가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습득하도록 도와주고 지켜봐 주는 훈육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청소년기는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아이의 생각을 수용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독립된 삶을 준비하도록 교육하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자녀의 성장에 따라서 부모도 함께 성장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유아를 양육하는 모드로 남아있으면, 아이의 자아도 미성숙한 상태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어린아이 때의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거나 남의 눈치를 보는 자아가 성인이 되어도 그대로 고착되는 것입니다. 부모가 성장해야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부모가 자신의 편향된 양육태도를 조정해서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당신이 종속적인 부모라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살부터는 부모가 해주는 것보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하게 할까?”에 초점을 맞추어 보세요. 
당신이 엄격한 부모라면 아이에게 좀 더 허용적이 되려고 노력해 보세요.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은 할 수 있도록 물어보고 놔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삶의 중심이 남이 아니라 자기라는 것을 알고 자라게 해주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첫째가 키우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아이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부모의 성숙함의 차이입니다. 성숙한 부모는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기다려 줍니다. 첫째에게 그런 부모가 되어 주세요.

인구의 절반,첫째를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427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 14다투는 아이들을 사이 좋게 키우기 hherald 2017.05.01
1426 온고지신- 남의 일이 아닌데 hherald 2017.05.01
1425 부동산 상식- Q. 현 세입자와 계약이 끝나 갑니다. 입주한 지 3년이 되었는 데, 곧 퇴거일이 다가옵니다. 주거시 생성되는 마모에 관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hherald 2017.05.01
1424 신앙칼럼- 성경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hherald 2017.05.01
1423 헬스벨- 반팅 vs 안셀 키스 hherald 2017.05.01
1422 영국축구출필곡반필면- 토트넘 홋스퍼 vs 아스널 hherald 2017.05.01
»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13첫째의 딜레마 hherald 2017.04.24
1420 온고지신- 휩쓸려 퍼덕대는 꼴이 hherald 2017.04.24
1419 부동산 상식- Q : 임대기간이 끝날때 디파짓을 전액 환불받지 못할 경우도 있다고 들어서 걱정입니다.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hherald 2017.04.24
1418 헬스벨- 설탕, 담배 끊듯 끊는다 hherald 2017.04.24
1417 이민칼럼- 영국이민비자 영어증명 어려운 경우 hherald 2017.04.24
1416 영국축구출필곡반필면-토트넘 금호타이어 행사 & 손흥민 인터뷰 hherald 2017.04.24
1415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 12 성격이 만들어지는 과정 hherald 2017.04.10
1414 부동산 상식- Q: 영국에서 집을 구하려고 하는데 광고 내용중 주택 형태 따른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다른가요? hherald 2017.04.10
1413 온고지신- 아니면 말고 hherald 2017.04.10
1412 신앙칼럼- 하나님의 자증적 계시 hherald 2017.04.10
1411 헬스벨- 살찌고 힘든데, 적게 먹고 뛰라고?!? hherald 2017.04.10
1410 이민칼럼- 영국 비자신청 수수료 인상 hherald 2017.04.10
1409 가족코칭컬럼 “ “그렇게 부모가 된다!” #11배움의 원리 hherald 2017.04.03
1408 부동산 상식- 임대주 세금 : Buy-to-Let 세금공제 변경사항 hherald 2017.04.0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