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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런던-41
엘비스 코스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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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락 2 세대의 독창성
우리에게 거의 소개되지 않았지만 영국에서는 거물로 인정받는 뮤지션들이 많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시간적인 이유다.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팝이 소개되는 시점이 1970년대이기 때문이다. 70년대 이전의 락은 우리에게 띄엄띄엄 소개되었다. 전체를 통찰하기에 락은 우리에게 너무도 생소한 분야였다. 비틀스처럼 세계적 히트를 기록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급해서 듣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대의 유행이라 할 대중음악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거슬러 올라가서 듣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둘째 공간적인 이유다. 우리에게 팝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밀려들어 왔다. 미국의 빌보드차트 위주로 팝이 소개되었다. 60년대 ‘영국 가수들의 미국 침공(British Invasion)’이후 70년대는 수많은 영국 가수들이 빌보드차트를 점거했던 시기지만, 우리에게는 많은 영국가수들이 미국가수로 오해 받기도 하였다. 모든 영국 가수들이 미국시장에서 활동하였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로 영국 내에서 활동했던 영국가수들은 우리에게 소개되기 힘들었다. 그 결과 영국에서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고 탄탄한 입지를 지녔던 뮤지션들보다 영국에서는 덜 인정받았더라도 미국에서 활동한 경력을 지닌 뮤지션들이 우리에게는 보다 크게 인정 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롤링스톤스는 그 세계적 명성이나 영국내의 엄청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평범한 락밴드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며, 킨크스나 스몰페이시스는 영국에서의 거대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거의 소개되지도 않고 지나간 것이다. 이런 경우 뒤늦게 그들이 우리에게 소개될 때쯤이면 이미 그들의 영향을 받은 많은 뮤지션들이 탄생한 이후이며, 그들의 오리지널리티는 그들을 흉내 낸 뮤지션들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 당한 상태이기 쉽다. 따라서 그들은 우리에게 통용되기 힘든 정서적 단절을 지닌 과거의 음악으로 다가오기 십상이다.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팝은 젊은 음악이라는 것이다.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그 뿌리까지 소급하여 듣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팝의 올바른 통찰력을 획득하기 위하여서는 뿌리부터 시대의 흐름을 따라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팝 감상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케이팝으로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우리로서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지산 록페스티벌에 초대 되었던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1955~ )도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초라한 입지를 지닌 대표적 인물의 한 명이다. 당시 지산 록페스티벌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참가자는 단연 라디오헤드(Radiohead)와 스톤로지스(Stone Roses)였다. 90년대 우리에게 브릿팝이라는 장르로 폭넓게 인기를 얻었던 밴드들이다. 상대적으로 엘비스 코스텔로는 국내에서 그들보다 형편없는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70년대 펑크락(Punk)이 런던을 휩쓸던 시절 펑크의 기수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국내에서 펑크가 대단한 음악으로 주목 받아 본 적은 한 순간도 없다. 엘비스 코스텔로는 70년대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못했다. 그의 엄청난 초창기 앨범 몇 개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정도가 당시 국내에 알려진 그의 전부였다. 오히려 엘비스 코스텔로는 90년대 후반 영화 <노팅힐>의 수록곡인 <She>를 부른 발라드 가수 정도로 국내에서 뒤늦게 주목 받았을 뿐이다. 작년 지산 록페스티벌의 소식을 보며 필자는 엘비스 코스텔로에게 심하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를 푸대접하는 우리의 무지가 살짝 괴로웠다. 엘비스 코스텔로를 엘비스 코스텔로답게 보아주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매니어를 대표해서 말이다.
엘비스 코스텔로는 재즈 밴드의 리더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폭넓게 음악을 접한다. 비틀스 팬클럽의 회원이었으며, 킨크스, 후, 밴 모리슨 등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하였다. 록큰롤과 더불어 그의 성장기에 번성하는 모타운의 흑인 소울 사운드에 심취하기도 하였다. 물론 재즈의 영향도 많이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는 낮에는 컴퓨터 오퍼레이터로 일하며 밤에는 클럽에서 노래하는 청년이 되었다. 엄마의 처녀적 이름인 코스텔로와 록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름을 합성한 엘비스 코스텔로라는 예명을 가지고 77년 데뷔 엘범 <My Aim Is True>를 발표한다. 그리고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그의 음악은 당시 런던의 첨단 음악이던 펑크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뭔가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의 음악은 펑크의 요소를 지니고 있었지만 어느 펑크 뮤지션보다도 풍성한 상상력을 지닌 폭넓은 가사를 지니고 있었으며, 흑인 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처럼 보였지만 흑인들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백인의 감성을 그대로 표현하는듯한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선배 세대 영국 뮤지션들이 흑인 감성을 진지하게 흉내 내었던 것과 비교되는 독창성이었다. 또한 그는 당시 유행하던 펍락(Pub Rock)의 선구자역할을 해냈다. 미국의 록큰롤 선구자인 버디홀리(Buddy Holly)를 연상시키는 검은 뿔테안경을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하면서 비쥬얼적인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해내기도 하였다. 데뷔앨범 이후 <Attractions>라는 백밴드를 조직하여 <This Year’s Model(78)>, <Armed Forces(79)> 두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며 대성공을 거둔다. 데뷔앨범을 포함한 이 세 앨범을 영국 평론가들은 모두 걸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역사상 어느 뮤지션보다도 막강한 초창기 세 앨범을 만들어낸 인물로 기록될 만 하다.    
80년대가 되면서 그는 이미 젊은 대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펑크와 뉴 웨이브(New Wave)의 기수로 그는 영국 팝 역사의 아주 중요한 위치를 단숨에 점거한 커다란 뮤지션이 되어버렸다. 그는 영국 락의 2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비틀스, 롤링스톤스나 헤비메탈이나 프록으로 대변되던 1세대의 감성을 보다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바꿔버린 펑크 세대이면서도, 다양한 음악적 소양의 표현력을 보여준 인물이다. 영국 락 2세대의 독창성은 그를 빼놓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글쓴이 최동훈은 카피라이터, 디자이너로 활동하였으며 광고 회사를 운영하였다. 어느날 런던에 매료된 그는 문화가 현대인을 올바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신념을 붙들고 런던을 소개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londonv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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