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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위대한 유산

hherald 2022.08.08 16:25 조회 수 : 731

인생은 살아온 길이 만큼 만남의 역사의 흔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하곤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힘을 얻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이 있다면 사람 친구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인생을 배우는 것이고 그 배움을 통해 더 발전된 자신을 개척해 갈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보면 어떤 이들은 자기 인생은 영화와 같다는 말을 하거나 지난 일들을 써 내려가면 소설 몇 권은 거뜬히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실상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설을 써 내려갈 순 없습니다. 이야깃거리가 한정되어 있고, 감정적인 기억뿐이어서 드라마를 연출해 내는 것엔 한계가 있게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생역전을 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성공의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인생역전의 핵심은 신분 상승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비천한 상태에서 존경받거나 존귀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드라마를 보면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게 됩니다. 화면 몇 번만 바뀌면 급진적 신분 상승을 이루게 됩니다. 영화이고 드라마이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대로 배우들은 극을 연기해낼 뿐입니다. 천한 삶을 연기하기도 하고, 최고의 권력자나 초갑부 역할을 연기하기도 합니다. 단편의 영화도 그러하겠지만 시리즈의 드라마주인공을 맡게 되면 그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을까 의심을 해 보기도 합니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정상 다양한 인격과 사회적 신분을 연기해야 합니다. 노동자의 연기에 혼을 불어넣기 위해 실제로 노동을 하는 배우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의 두목역을 연기하기 위해서 조직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배우들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인생을 연기해야 합니다. 극에서 극적인 성공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연기일 뿐입니다. 그것이 주연을 맡은 이의 삶과는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성공의 정상에 깃발을 꽂고 세상을 향해 이름을 남겼다 할지라도 실제의 삶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연기자들의 끝이 좋지 않은 것을 뉴스를 통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실제의 삶과 연기해내는 극의 주인공이 다른데 사람들은 그 주인공을 부러워합니다. 그 사람이 마치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을 것이라 여기게 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을 꾸게 됩니다. 알고 봤더니 내가 백만장자의 상속자라는 것입니다.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의 집은 너무 가난해서 늘 허름한 옷을 기워입고 부잣집을 다니며 잡심부름을 하여 집안의 최저 생계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한 부잣집에서 정규적으로 일을 했습니다. 부잣집의 일이란 것이 그 집의 소녀와 사랑놀이하는 거였습니다. 매번 거절을 당하지만, 소년은 그 일을 했습니다. 밥벌이를 위해서, 부잣집을 보면서 소년은 막연한 꿈을 꿉니다. 만약에 자신이 부자가 된다면 이렇게는 살지 않을 것이라는 깨끗하고 거룩한 꿈, 그러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꿈을 꿉니다.
 
 
 
그는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늘 혼자서 그림을 그릴 뿐이었습니다. 가끔 부잣집의 소녀를 그려서 작은 돈벌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게 그림 공부할 수 있고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무명의 후원자가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신사 교육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게 했으며 그가 첫 작품 전시회를 열었을 때도 그림 전체가 고액에 판매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자신을 도와주던 변호사에게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돕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 했습니다. 변호사는 오래전 탈옥하여 숨어 지내던 사람을 기억하느냐 물었습니다. 소년은 그에게 먹을 것을 제공해 줬던 기억이 난다 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 당신의 후원자라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1860년대 발표된 이후 영화와 많은 패러디를 낳은 영국 작가인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의 <위대한 유산>의 내용입니다. 소년은 ‘핍’입니다. 그에게 거액의 재산을 상속한 사람은 탈옥수인 ‘아벨 매그위치’입니다. 핍은 성공하여서 어렸을 때 심부름하며 일했던 부잣집을 다시 찾아옵니다. 자신을 무시했던 소녀도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핍이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으로 낭비하는 인생이 아니라 그가 어렸을 때 막연하게 꿈꾸었던 멋진 부자가 되는 삶을 살기로 선택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 핍과 같은 위대한 유산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하고 어느 날 알지 못하던 아벨 매그위치란 숨은 재력가가 찾아오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것은 소설일 뿐입니다. 실제의 삶과는 동떨어진 현실입니다. 인생은 영화처럼 살 수 없습니다. 영화를 통해 감동 받고 도전받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합니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위대한 유산입니다. 한 계단씩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은총의 유산입니다. 그렇게 축적된 인생의 역사는 행복 그 자체가 됩니다. 어느 날 매그위치의 유산을 상속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더 값진 것입니다. 그렇게 쌓인 행복이어야 그 행복의 마음으로 타인을 축복할 수 있습니다. 타인을 깎아내고 끌어내리고 경쟁 상대로 삼는 것은 실상 자신 안에 행복이라는 자원이 고갈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인생은 영화 같을 순 없습니다. 주어진 일상이 고된 삶이라 할지라도 개척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 그것이 내게 주어진 최고이며 최상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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