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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진로를 정할 때 ‘무엇(What)을 할 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로에서 ‘무엇(What)’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When)’입니다. 현실적으로 시작할 때를 놓치면 들어갈 수 없는 직업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예체능 관련한 직업들은 거의 일찍 시작해야 프로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렇다고 무엇을 할 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무작정 빨리 시작하라는 말인가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무엇이든 지금 시작하는 것을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으면 축구를 시작하고, 가수가 되고 싶으면 노래를 시작하고, 과학자가 되고 싶으면 과학실험을 시작하세요. 당신이 지금 집중할 것은 ‘미래에 무엇을 하는가?’보다 ‘현재 어떤 준비를 하는가?’입니다. 지금 당신이 “나는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이다”라고 확신하더라도, 살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그 직업이 미래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향후 10년 이내에 현존하는 직업의 1/3이 사라질 수 있는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어차피 확실하지 않은 미래의 ‘무엇’에 신경쓰는 것보다, 확실한 지금의 ‘준비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진로준비를 빨리하라는 말일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군불효과
첫째, ‘군불효과’ 때문입니다. 모든 진로에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준비과정이 있습니다. 전통 음식점에서 많은 종류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주방에서 어떤 준비를 할까요? 먼저 군불을 피우기위해 장작을 패고, 불을 지피고, 큰 가마솥에 물을 끓이는 일을 먼저 준비합니다. 이렇게 군불이 잘 준비가 되면, 그 군불 위에 재료를 넣어서 다양한 요리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음식이 준비되는 과정을 보면, 실제로 요리를 하는 시간보다 군불을 피우는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진로준비를 하다보면, 그 직업에서 맞는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시간보다 어떤 직업이든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배우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료와 상사, 부하직원을 대하는 법, 리더십과 팔로워십, 회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내는 기술, 동기부여하는 방법,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방법, 예산수립과 집행방법 등 직업인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일반적인 소양과 노하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진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 이를 통해 맛보게 되는 성취감과 좌절감,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경험 등이 그 사람을 어떤 분야에서이든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가 갖추어진 사람이라면, 설혹 자신이 준비해온 직업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빠른 시간내에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TV 인기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는 원래 프로바둑기사 준비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기사의 길을 포기하고 무역회사에 입사를 하면서, 대기업 입사를 준비했던 다른 동료들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턴사원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프로바둑기사를 준비하면서 쌓았던 승부근성과 판단력, 위기를 벗어나는 능력이 발휘되면서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사원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군불효과’가 발휘된 사례입니다. 


목표의식 갖기
둘째, 한참 성장하는 나이에는 ‘어떤 목표를 갖고, 그것을 이루는 것’보다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목표는 어떤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한시적으로 정해놓은 도착지점을 의미합니다. 이 목표지점은 정해진 시간안에 도착할 수도, 더 늦게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목표지점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목표지점으로 방향을 바꿀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어느 지점에 언제까지 갈 것이다”라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목표의식이 있다는 것은 차를 운전할 때, 목적지를 정하고 운전대를 잡는 것입니다. 목적지가 있으면 운전자가 한눈을 팔지 않습니다. 운전하는 도중에 눈길을 끄는 장소가 있더라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안에 가야할 곳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목표의식이 없다는 것은 목적지 없이 운전하거나, 아예 운전대를 놓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 차는 어디로 갈 지도 알 수 없고, 사고의 위험도 매우 높습니다. 운전자를 유혹하는 장소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사춘기에 게임에 빠지는 이유, 술이나 담배를 시작하는 이유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목표의식의 부족에 있습니다. 목표의식이 분명한 친구들은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고, 앞을 바라보고 갑니다.


끌게효과
셋째, 한가지 재능을 먼저 개발하면 나중에 다른 능력도 쉽게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가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음악훈련을 해온 친구와 뚜렷한 재능개발을 하지 않은 친구 중에 누가 더 빨리 외국어를 배울 수 있을까요? 음악훈련을 해 온 친구가 외국어도 더 빨리 배울 것입니다. 이유는 ‘끌게효과’ 때문입니다. 피아노 연습을 꾸준히 하면 언어능력과 수학능력이 더 발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신체운동이 뇌를 활성화시키고, 두뇌개발이 운동능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이론입니다. 우리가 어떤 재능을 개발하면 상호 의존적으로 연결된 다른 능력도 쉽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가지 능력을 끌어올리면, 그것을 끌게로 해서 다른 능력도 줄줄이 끌려올라가게 되는 원리가 바로 ‘끌게효과의 원리’입니다. 
흔히 “예체능을 하면 공부를 손을 놓게 된다.”는 말을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편견입니다. 예체능을 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손을 놓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예체능 관련된 공부에 집중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배우는 과목까지 다 잘하면 좋겠지만, 지금 집중하는 분야의 역량을 잘 개발하면 다른 능력들은 나중에라도 쉽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진로 선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어려서부터 진로를 정해 달려가는 사람은  꼭 그 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에서든지 일찍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그 분야에서 성공할 지 실패할 지는 지금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이 그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삶과 성공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취했다고 말을 할 때는 어떤 일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보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진로준비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작하세요. 꼭 이것만 해야겠다는 생각은 스스로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현재 선택한 진로에 집중하면서 지금 배운 것을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하면서 지금 당신의 삶을 즐기기 바랍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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