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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지난번에 런던에서 소녀상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글을 마쳤다. 소녀상이 갖는
의미는 이 지면을 통하여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유럽에서 제일 큰 한인타운을
가지고 있는 영국, 그리고 런던, 뉴몰든.
 
언제부터인가 한인들이 모이면 이야기 하곤했다. 이 영국 사회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가 방관자로서 영국 사회를 볼 것이 아니라 같이 참여하는 주체로서 영국사회를
바라보자. 그렇게 2012년의 파운틴 펍에서의 논의가 하나 둘 이루어져 가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일이 이루어 지기야 하겠는가? 그 날 이후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언젠가 한인들이 둘러앉아 뉴몰든에 대해서 논의한 적이 있다. 뉴몰든을 명실상부한
유럽최고의 한인타운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바램을 이야기 해 보았다. 대한민국의
유명한 기업들이 많은데 그중, 삼성의 전자제품 숍, 현대와 기아 자동차 매장, 그리고 LG 가전
제품 숍이 뉴몰든에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삼성과 현대, 기아,
LG 등과 같은 기업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한인들을 그런 기업들로
자랑스럽고 싶었다. 아직은 그러한 움직임이 없다.
 
우리 한인들은 또 다른 논의를 해 보았다. 대형의 삼성 TV와 LG TV 수십대를 우리 한인들이
구매해서, 뉴몰든 하이스트리트 양측 도로변에 설치하고, 한국의 정보를 보여주자. 음식 만드는
것을 보여주고,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의 모든 자랑거리를 다 보여주자. 이 거리에서
한쪽 길옆에 늘어선 삼성 TV를 보며, 그 맞은편 길 옆에 늘어선 LG TV를 보면서 한국인의
거리구나, 이 거리에 오면 한국을 알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그리고 카운슬의 허락을
받아서 밤늦게, 새벽까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런던의 중국인거리 소호처럼, 뉴몰든
하이스트리트를 만들자 의논했다. 그러면 영국인들이 뉴몰든에 오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우리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그런 논의를 하던 차에 코로나가 방해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코로나의 위험이 아직은 상존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제 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을
익히고 있다. 그래서 그 중단되었던 논의를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 그래서 좌우를 돌아보니 그
많았던 우리 한인들이 사라져 버렸다. 아직은 조심하고 있거나, 지난 코로나를 거치면서 안전한
한국으로 돌아가셨거나,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겠지. 아무튼 다시 한인들이 이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한국 기업들의 TV를 통해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려는 생각도
언젠가는 현실화 되겠지만, 우선 이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 소녀상을 설치하면 어떨까?
 
그래서 물어보았다. 영국에 와서 공부하는 예술학도들에게 물어보았다.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어떤 생각이냐고. 만나본 대부분의 예술학도들은 찬성이었다. 그러한 의미있는
일이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한다. 영국에 유학온 예술학도들이 모여서 만드는 소녀상,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러면 누가 이러한 계획을 앞서서 준비하겠는가? 소녀상 제작을 위한 비용을 모으고,
소녀상을 제작할 예술학도들에게 의뢰를 하고, 설치를 위해서 킹스톤 카운슬에 설치허가를
신청하고, 그리고 설치를 하고. 설치를 한 다음 관리를 하고.
 
우리 이러한 문제를 영국에 살고있는 모든 한인들이 힘을 모으면 어떨까? 영국에 잠시 왔다
가는 유학생들도 같이 참여하면 어떨까? 이런 저런 이유로 어려움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그저
마음으로 후원해 주면 어떨까? 그래서 우리 영국에서도 제1 소녀상이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
설치되고, 그 소녀상 앞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제1 소녀상이
설치되면, 에딘버러에 제2 소녀상을, 옥스포드에 제3 소녀상을,… 그렇게 설치해 나가면서
대한민국을 알리면 어떨까? 우리의 식민지 역사와, 독립군의 활약과, 625 전쟁과, 그 전쟁의
폐허속에서 다시 일어난 우리 민족을 세상에 알리면 어떨까?
 
아니, 이런것들을 알리지 못한다 해도, 그저 지난 36년간의 식민지 세월동안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고통을 우리 스스로 후손들에게 알려만 줘도 좋지 않을까? 잊혀져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우리 자손들에게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들이 이 땅에서 살면서, 우리 말을
잊어버리듯 우리 나라를 잊어버리고 살지는 않을까? 그래서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의 가게를
찾아 김 밥 한 줄 먹고, 갈비탕 한그릇 먹고, 라면 몇봉지, 소주 몇병을 사러와서 소녀상 옆에
잠시 앉았다 가게하면 안될까?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우리의 역사를 읽고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면 안될까?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영국으로 왔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 아들 딸
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주어질까?
 
한글학교가 우리 글을 가르치고, 우리의 역사를 가르치기 위하여 노력하듯이, 우리도 조금씩의
시간과 노력을 모아서 조그마한 일이라도 해 보면 어떨까? 그래서 소녀상을 이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 설치해 보면 어떨까? 이를 위하여 뜻을 모아보자.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싫지
않다면 모여보자. 자, 그러면 어떻게 모일 것인가?
 
  
김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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