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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상류사회를 꿈꾸며

hherald 2022.09.06 08:26 조회 수 : 1021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이란 지극히 정상적인 욕망입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올해보다는 내년이, 내 시대보다는 다음 세대의 후손들이 더 잘 살고 보람된 삶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선한 욕망입니다. 더 잘 살고 보람된 인생이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회 구조 속에서의 신분 상승이 있어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계급이 존재할 수 없어야 합니다. 지구상에서 신분제도가 실행되는 나라는 인도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양반과 쌍놈이라는 신분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어떤 신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격이 있어서 그것으로 존중받고 천대받는 것은 있지만 신분제도로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인도는 천년이나 카스트 제도에 의해 지배받아 왔습니다. 공식적으로 법적으로는 카스트 제도는 폐지되었다 할지라도 실제로 신분제도는 지금도 살아있는 법입니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사, 수드라가 신분제도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서 아우트 카스트, 즉 카스트에 속하지 않는 불가촉천민들을 만들었습니다. 인도에는 이런 계층의 사람들이 약 2억 명에 해당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카스트 제도로 사람을 평가내리지 않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불가촉천민들의 인권과 카스트에서 해방되기를 힘썼습니다. 이들에게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 신들의 자녀란 이름으로 ‘하리잔’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도 카스트 제도에 의해 지배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눈부신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초일류 문명사회를 꿈꿉니다. 2018년에 개봉된 상류사회는 인간 내면에 갇힌 욕망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받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 그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의 행동에 대해 부인인 오수연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당신이 때를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때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기회를 기다렸다 그 기회를 붙잡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주장합니다. 성공은 기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 믿는 사람과 여전히 고전적으로 기회가 주어질 때 그 기회를 붙잡는 용기와 서로 부딪히게 됩니다. 
 
말에는 체온이 있습니다. 어떤 말을 하는가에 따라 그의 생각의 밑둥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됩니다. 한때 전직 대통령은 국가와 결혼했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었던 국민의 반응은 기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표현은 어떻게 보면 전제주의 사상에서 온 말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또 다른 대통령은 국민만 보고 간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곤 합니다. 정말 국민을 사랑할까? 국민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다는 말일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펼친다면 무엇인가 열매로 나타나기 전에 눈빛, 태도와 말투부터 달라집니다. 건들거리는 말투는 그의 습관이 아니라 국민을 사랑하여 국민만을 바라보고 나간다는 진심을 느낄 수 없게 합니다.
 
정치는 말로써 시작되고 완성된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말로써만 할 수 없는 것이 정치입니다. 정치인의 말에는 정치 철학이 담겨 있기에 말이 중요합니다. 그 철학의 핵심은 국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의 말을 들을 때 국민은 그 철학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1628년 영국의 찰스 1세는 왕권신수설을 주장했습니다. 왕은 하늘에서 낸 것이기에 왕이 하는 일은 하늘의 뜻을 살피는 것이고, 국민은 왕을 하늘의 신처럼 받들어야 한다는 통치수단입니다. 왕권신수설은 전제주의 통치의 서막을 열게 했습니다. 전제주의 역시 국가의 모든 권력이 하늘에서 정한 한 개인의 의사에 따라 정치를 하는 제도입니다. 전제주의는 절대주의, 독재주의라는 정치체제의 근간이 됩니다. 전제주의 잔재는 민주주의를 하는 국가에도 남아 있습니다.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가 되면 절대 권력자가 되려는 욕망이 있습니다. 그 표현이 국가와 결혼한 것이고, 국민만 보고 나아간다는 아름답게 포장될 뿐입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중독성은 권력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로 증명됩니다. 평범한 사람이었던 그가 정치의 한 자락을 휘어잡는 것은 확실한 상류사회로의 도약일 수 있습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한 아리아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국민을 평등하게 잘 살게 한다거나 존경하는 제도가 아닌 본인들의 보호받기 위해 만든 불합리한 제도일 뿐입니다. 내가 속한 개인이나 집단이 상류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타인을 하층민으로 취급한다면 그 집단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상류 집단에 군림할 순 있으나 실제로 최 하층민보다 못한 인격을 가진 집단임이 분명합니다. 
 
상류사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맡은바 직임이 다를 뿐입니다. 천한 사람도 없고 귀한 사람도 없습니다. 인격의 깊이와 넓이에 따라서 존경받을 뿐입니다. 존경받는 사람은 더 낮아진 삶을 살게 됩니다. 존경받는 것을 이용하여 군림한다면 그 낮아짐은 정치적 쇼에 불과한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말합니다. 로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로마가 AD500년대까지는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였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초기 로마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 헌납, 국가를 향한 희생적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은 상류사회를 꿈꿔야 합니다. 상류사회의 진입은 신분의 상승이 아니라 인격의 상승입니다. 인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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