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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자아실현 욕구

hherald 2021.08.09 18:01 조회 수 : 750

 

산다는 것은 자기완성을 이루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인생일지라도 완성된 인생의 청사진을 그려낼 수 없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 인생에 대한 청사진입니다. 타인의 인생에는 훈수 두기가 수월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나무 그늘에 앉아 장기를 둡니다. 장기는 두 사람이 두지만, 주변의 여러 사람이 훈수를 둡니다. 신기하게 장기 훈수는 잘 보입니다. 훈수의 특징은 수가 잘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장기를 두게 되면 수가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인생이란 것이 그러합니다. 타인의 삶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일을 왜 그렇게 했는지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자기 인생은 최선을 다한 선택의 결과입니다. 타인의 눈에는 미흡하게 보일지라도 자기 인생은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결과입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영속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장래가 밝아지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H Maslow, 1908-1970)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했습니다. 생리적 욕구, 안정과 안전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경과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자아실현 욕구란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기본적 욕구입니다. 

 

더 나은 자신을 원하는 욕구는 누구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게 되는 것이고, 자신의 모남을 갈고 닦고 피나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짐승들은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그런 능력을 갖추질 못합니다. 백년전의 짐승이나 오늘의 짐승이 사는 방식은 같습니다. 그들은 개선하지 않습니다. 삶을 바꿀 생각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백년전의 삶과 현대인들의 삶은 다릅니다. 주거지도 다르고 음식도 더 다양해 졌으며, 환경을 다스리고 지배하고 정복한 결과 편리한 문명 세계를 이루게 됩니다. 

 

나를 완성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완성해야 할 나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어떻게 보면 무한대의 성장할 것 같지만 그러하지 못합니다. 나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감나무는 감나무만큼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배나무 역시 배나무만큼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배나무가 감나무처럼 자랄 수 없는 법입니다. 호박넝쿨은 한여름만 자랄지라도 지붕을 덮을 만큼 성장합니다. 자고 나면 떡잎 하나씩을 틔워냅니다. 그렇게 잘 자라는 호박넝쿨일지라도 자랄 수 있는 만큼만 자랍니다. 무한대의 성장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 최불암 님이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을 봤습니다. 전라남도 고성을 방문하여서 자신의 학창시절의 스승이었던 인문학자인 고 김열규 선생님의 마지막 지내신 서가를 방문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불암 님이 소개한 노 교수의 싯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어김없이 들어서고 나고
 나서고 드는 물을 쳐다보며
 나는 어디로 났다가
 이제 여기 자란만 굽도리에
 들어 있는 것이냐고
 자신에게 묻는다
 난 것은 내 뜻이 아니었으니까 그렇다 쳐도
 들기는 스스로 작심한 것이니
 기왕이면 제 물때에 맞추어서
 제때에 돌아든 것이기를 바라고 싶다.”
<김열규 / 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

 

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는 말에 눈시울을 글썽이게 합니다. 사람은 자기만이 걸어야 할 길이 있습니다. 그 걸어야 할 길은 결국 더 나은 인생을 살려는 욕구이며 동시에 거룩한 사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늘 부족함 뿐입니다. 내 인생이 걷는 길은 더 나은 인생을 위한 몸부림이지만 홀로 그 길을 걸을 순 없습니다. 앞서 걸어간 선진들의 발자취를 보고 배워야 합니다. 믿음의 선진들의 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눈물의 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약성경 히브리서 11장을 믿음 장이라 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더 나은 본향을 사모’했습니다. 

 

그들이 사모했던 본향은 이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것이라 했습니다. 이 땅의 삶은 거기서 거기일 뿐입니다. 더 나은 사람일지라도 고통의 연속이며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을 뿐입니다. 행복한 사람을 봐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합니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몸부림입니다. 비록 현실의 삶은 힘들지라도 삶 너머에 있는 본향의 삶의 행복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래서 현실을 극복할 힘을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은 누구나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욕구의 다른 표현은 거룩한 사명입니다. 더 나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의 사명입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겸손하게 인생을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공부한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의 모델인 하늘의 모형을 보고 배우는 것입니다. 기준이 있어야 내 삶이 곁길로 벗어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이 기준 된다면 걷고 있는 길이 비틀어질지라도 분간할 수 없게 됩니다. 더 나은 인생을 추구하는 것은 천상의 삶을 뜻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삶을 성실하고 겸손하게 믿음으로 살아내는 것이며 타인을 모방하지 않고 나는 나로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주어진 오늘을 믿음으로 살아내는 것은 나를 완성하는 거룩한 자아실현의 사명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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