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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하늘 거울

hherald 2021.06.21 16:39 조회 수 : 553

 독립운동가이며 민족 시인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희망했으며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습니다. 어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하늘에 비추어 봐도 부끄럽고, 땅에 비추어 봐도 부끄럽고 잎새에 이는 바람이 내 영혼을 뒤흔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음에 안도의 숨을 쉽니다. 마음이 무뎌져서 부끄러움이 줄어드는 날이 오겠지요. 부끄럼이 없다는 것은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든지 양심이 굳어져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의 둘 중 하나겠지요. 아무래도 부끄러움을 망각한 쪽이 더 강한 자성이 있겠지요.

 

공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종심소욕불유구’입니다. 즉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요즘은 마음 가는 대로 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된다는 것은 사회 통속적인 관념이 된 듯 합니다. 그런데 실상 사람의 마음은 믿을 수 없습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나 좋자고 마음 가는 대로 하게 된다면 그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이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공자는 70살인 ‘종심’이 되어서야 마음 가는 대로 할지라도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사회에도 유익이 된다 했습니다. 

 

공자는 40세를 ‘불혹’이라 했습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며 흔들림이 없고 유혹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실상 공자는 그렇게 살지 못했습니다. 그의 불혹의 나이 즈음에 그에게 불운의 별명이 붙었는데 그것은 ‘개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리 방황하는 삶을 살았기 붙여진 별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손색이 없습니다. 40살 정도면 세상에 유혹되지 않는 자기 정체성이 분명해야 합니다. 

 

현대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봐도 불혹의 나이에 정말 많이 방황했습니다. 극단적인 방황은 아니었지만, 학문이 정립되지 않았으며 읽었던 수많은 책은 이론이 되어 알알이 흩어져 혼란스러웠을 뿐입니다. 공자 역시 그러했습니다. 정치인들을 믿을 수도 없었으며 지성인들의 논리적 이성도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여 다니다 보니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던 것입니다. 공자의 이론에 따르면 50세를 ‘지천명’이라 합니다. 하늘의 뜻을 깨닫는 나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천명이 되면 욕심이 증가합니다. 이룬 것이 없다지만 이룬 것이 쥐꼬리만 할지라도 그것을 지켜내야 한다는 욕망이 샘솟듯 올라오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니 그러하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은 바다 같이 넓고 하늘 같이 높아야 할 터인데 나이가 들면 마음이 비좁아져서 섭섭 증이 증가합니다. 잎새에 이는 작은 바람에도 섭섭하고, 하늘을 올려다봐도 마음이 요동함이 없어지고 현실의 삶에 지쳐있게 됩니다. 

 

현대는 하늘을 잃어버린 세대입니다. 초미세먼지로 인하여 하늘을 볼 수 없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늘을 볼 수 없다 하여 하늘을 잃어버린 것은 아닙니다. 하늘을 되찾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다짐합니다. 보이는 하늘만이 하늘이 아닙니다. 윤동주 시인님이 노래했던 하늘은 보이는 하늘만을 노래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하늘은 바른길을 걸어가고 있는 인생을 비추는 대명사일 뿐입니다. 내 인생의 하늘은 진리의 말씀입니다. 윤동주 시인님에게는 자유를 빼앗긴 민족이었을 것입니다. 

 

보이는 하늘은 비유일 뿐입니다. 그 하늘을 보면서 진리의 하늘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하늘은 거울이 됩니다. 보이는 거울로 볼 수 없는 내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생각을 비춰볼 수 있으며 숨소리뿐 아니라 속마음의 깊은 곳까지 꿰뚫어 비출 수 있는 거울입니다. 하늘의 공해로 인하여 선명하지 않은 이유는 인간이 뿜어낸 욕망의 찌꺼기요 어둠의 그림자의 산물입니다. 민족의 하늘도 되찾아야 하고, 개인이 추구하는 하늘도 회복해야 합니다. 

 

인간은 하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늘 아래에 살아야 합니다. 하늘을 기준으로 하여 살아야 하고 하늘로부터 오는 은혜로 살아야 합니다. 하늘의 준엄함을 깨달으며 살아야 합니다. 하늘은 보이는 하늘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하늘은 다를 것입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하늘은 진리의 말씀이요 내 안에 좌정하신 하나님입니다. 진리는 내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며 언제나 내 인생을 감싸고 있는 준엄하면서 벗과 같은 하늘입니다. 

 

솔로몬은 성전을 완공하면서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땅 위에 계시기를, 우리가 어찌 바라겠습니까? 저 하늘, 저 하늘 위의 하늘이라도 주님을 모시기에 부족할 터인데, 제가 지은 이 성전이야 더 말하여 무엇 하겠습니까?” 아인슈타인은 오래전에 우주의 하늘의 크기를 약 200억 광년은 될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현대 문명은 인간이 볼 수 있는 하늘은 실제의 하늘보다 1억분의 1만을 볼 수 있다 했습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측정할 수 없는 그 드넓은 하늘일지라도 하나님을 모실 수 없다는 고백입니다. 하늘일지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인간의 마음을 성전 삼으시고 임재하신다 약속하셨습니다. 하늘은 결국엔 내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입니다. 내 안에 계신 주께 일상의 모든 상황을 비추어보는 거울이 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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