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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감당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그 감당해야 할 몫이 반사회적으로 결정된 악한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성직이 됩니다. 구약시대에는 성전을 맡은 레위 지파만을 성직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개혁되었습니다. 베드로를 통해 강력하게 말씀하셨던 것은 레위 지파만이 제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는 만인이 제사장이 될 수 있다 하셨습니다. 만인 제사장을 크게 확장하여 해석하게 되면 성전이나 교회 안에서만의 직함이 성직이라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일 같아 보이지만 그 일이 그에게 맡겨진 성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수레에 빈 박수를 한가득 싫고 힘들게 끌고 가는 어르신에게도 그의 흘리는 땀은 성직을 감당하는 정직한 삶의 태도입니다. 성직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성직을 규정하는 틀이 이미 이천 년 전에 깨어진 상태입니다. 깨어졌다기보다 개혁된 것입니다. 사람마다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적극적으로 죄를 짓는 반사회적 범죄 행위를 제외한다면 이 땅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그 모든 것을 성직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을 성직으로 본다면 삶의 태도는 달라집니다. 무게감을 느끼게 됩니다. 삶의 무게 때문에 자신이 끌고 가야 할 인생 수레를 버리고 싶을 때도 없지 않아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인생 성직은 싫어도 해야 하고, 좋아도 해야 합니다. 인생 성직은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명으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명은 내가 맡은 인생 수레입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하잖은 것일지라도 국가의 중차대한 사업처럼 반드시 완수해야 할 하늘의 사명입니다. 어떤 이는 큰 틀에서 중요한 일을 감당하는 이도 있습니다. 반면 또 어떤 이는 지극히 작은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큰 것을 행했다 할지라도 그것이 큰일이 아니며, 작은 것을 행했다 할지라도 그것이 작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인생 성직엔 크고 작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먼저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표현으로 한다면 큰일을 맡은 자가 작은 자가 되고, 작은 일을 맡은 자가 큰일을 맡은 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내가 맡은 사명을 다시금 생각하는 회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 인생은 지금까지 정치에 개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만은 깊숙하게 정치개입을 했습니다. 물론 내 인생이 할 수 있는 정치개입이란 아무도 모르게 마음을 쏟았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범주에서의 정치개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개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범주입니다. 아니 해야 하는 범주일 것입니다. 그러나 목양을 감당해야 할 직분을 가진 자는 지나친 정치개입은 영성의 샘을 막는 죄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정치 개입한 것에 대해 성령 하나님께서 강하게 책망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거 다음 날 힘없는 아침을 시작하게 됩니다. 내 마음에 원했던 후보가 당선되지 않아서가 아닐 것입니다. 실상 마음에 드는 후보는 단 한 사람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마음에 결정된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써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렇게 선거 개입한 자신을 향한 성령 하나님의 책망이 크기에 힘없는 아침을 시작하게 됩니다. 힘없는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은 회개하는 아침을 맞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마음으로는 항거합니다. 사람은 각자 마음에 드는 취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즐겨 볼 수 있습니다. 산책을 즐겨 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나 음악, 영화를 즐겨 볼 수 있습니다. 이것 외에 또 다른 취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처럼 정치에 깊게 개입한 것이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태도이기에 그 누구도 책망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을 맡은 성직자라면 정치개입은 영성의 깊은 우물을 묻어 버리는 행위가 됩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유명 목사님들이 공식적으로 선거 개입을 외쳤습니다. 이는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교회 세력으로 개입했다면 선거 결과를 떠나서 반드시 책망받아야 할 일입니다. 교회가 깊숙이 개입해서 선거에 이겼다 할지라도 교회는 진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클라우드에 올려지게 됩니다. 클라우드에 올려진 사진은 같은 날 기억할 수 있도록 재생시켜줍니다. 몇 년 전에 전주에서 찍은 사진을 추억으로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번화가 도로에서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가시는 어르신의 모습이 중첩됩니다. 그 어르신에게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정치개입이란 투표일에 가서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면 만족한 것입니다. 그것이 국가를 위해 가장 큰 일을 행한 정직한 성직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목양이라는 수레를 끌고 그것이 사명으로 살아야 하는 내 인생의 정치개입은 거기까지여야 합니다. 마음엔 아쉬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기도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거나 말씀을 깊이 있게 상고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먹지 말아야 할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로서의 범죄 행위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잘 뽑았다 하여 대한민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오늘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선진국들이 거의 300년 동안 이룩한 민주주의와 경제 대국을 대한민국은 30년이 채 안 돼서 그들을 따라잡았습니다. 민주주의와 경제적으로 급성장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 원인은 애국가의 가사처럼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보호하시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된 사람은 그에게 맡겨진 성직을 겸손하게 잘 감당하길 기도해야 합니다. 수레를 끄는 사람은 실망하지 않고 인생 성직을 감당하면 됩니다. 목양하는 내게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성직을 목숨 다해 감당하면 됩니다. 그것이 각자에게 맡겨진 성직으로 겸손히 주를 섬기는 태도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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