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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뒤돌아볼 수 있는 은혜

hherald 2022.03.07 16:37 조회 수 : 747

 

동물은 앞만 보고 달립니다. 먹이 사슬에서 쫓기는 초식 동물은 뒤따라오는 맹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순간의 차이로 먹히기 때문에 오직 앞만 보고 달려야 합니다. 사는 방법은 추격해 오는 맹수보다 한발만 빠르면 됩니다. 바둑판에서의 승리는 한 수만 앞서가면 됩니다. 한발 먼저 달릴 수 있다는 것과 한 수 차이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본능을 뛰어넘은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입니다. 물론 동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달리기 훈련을 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을 훈련하여 타고난 본능의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릴 수 있다는 것도 은혜입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릴 수 없습니다. 가끔은 뒤를 돌아봐야 합니다. 운전하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백미러를 통해 뒤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뒤를 보기 위해 전방을 주시하는 것에 나태할 순 없습니다. 앞을 보면서 동시에 뒤를 봐야 하는 절묘한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참 어렵습니다. 앞을 보면서 동시에 뒤를 봐야 합니다. 뒤를 보는 방식은 오른쪽이나 왼쪽의 백미러와 중앙에 있는 룸미러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자동차 앞으로 보면서 동시에 뒤를 돌아봐야 합니다.

 

성경엔 쟁기를 잡은 자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 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하시니라.”(눅9:62)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본다는 것이란 어떻게 보면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살면서 이미 결정된 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후회는 결국 내적 갈등으로 인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사는, 혹은 만나는 사람을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후회로 갈등을 겪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전공한 것에 대한 후회, 지금 다니고 있는 사회공동체에 대해 후회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니 힘은 더 들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지금 현재의 모든 것들을 후회된다면 잠시 멈추고 하나님 앞에 진실로 기도해야 합니다. 극복해야 할지, 아니면 방향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야 합니다.

 

삶에서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은 후회하거나 내적 갈등을 겪어야 한다는 의미와는 다른 차원입니다. 자기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외출하기 전에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듯 인생의 전반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것과 같습니다. 후회하기 위해서 과거를 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뒤를 함께 볼 수 있는 영적 지각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후에야 실패한 인생임을 판단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것이 심각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성공이라는 정상을 밟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좌절감은 현대인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질병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자살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억제하기로 결의하여서 심각한 우울증 증세라 표현하지만, 사망 원인은 자살일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에는 미래를 향한 도약이기도 하지만 심각한 자기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과거의 일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롭게 개혁된 자신을 다듬어 갈 힘이 됩니다. 나를 돌아보아 장래가 밝아지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것은 과거의 결과이고 또한 내일을 위한 디딤돌입니다. 하나의 디딤돌을 관찰하면 먼지 나고 냄새나며, 과연 그 디딤돌이 미래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오늘 내가 여기에 존재할 수 있음은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이며 은총입니다. 살아도 아버지의 은혜로 살고 죽어도 아버지의 은혜로 죽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범사를 책임져 주시는 아버지가 계시기에 다소 실수하고 실패할지라도 그것을 거울삼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은혜를 얻게 됩니다. 

 

뒤를 돌아보는 것,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겸손한 태도입니다. 은혜를 구한다는 것은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에 대한 겸손한 신앙 자세입니다. 자식이 철이 없을 때는 부모를 향해 반항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미운 사람이 집안에 사는 식구가 될 때가 있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다른 집사람들과는 대화가 잘 되는데 왜 한집에 사는 가족들과는 대화가 안 되는 것일까? 가족 탓할 것이 아니라 내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나를 바꾸고 나를 개혁할 수 있다면 가족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나를 개혁하는 일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앞두고 있습니다. 열네 명의 후보 중에서 두 명이 사퇴했습니다.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저립니다. 그들의 모습이 오늘 우리 민족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모두를 한결같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일까요? 먼저 자신을 바꾸고 개혁할 수 있는 후보야말로 세상의 바꿀 수 있는 선각자가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의 말이 옥구슬이라 할지라도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뒤를 돌아 본다는 것은 나를 점검하는 은혜의 시간이며 전능자 앞에서의 겸손한 태도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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